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01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448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4710
6685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2103
6684 발생이 먼저다 김동렬 2023-01-30 2104
6683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2104
6682 과학의 시련 김동렬 2023-01-29 2106
6681 조절장치 김동렬 2024-01-29 2106
6680 본질지향에서 도구지향으로 김동렬 2022-04-23 2107
6679 진화론의 완성도 김동렬 2022-12-08 2108
6678 차별과 증오의 야만인 정치 김동렬 2023-07-23 2109
6677 존재론과 인식론 김동렬 2023-12-13 2109
6676 염경엽 야구의 해악 김동렬 2023-11-14 2110
6675 영웅 죽이기 스티브 잡스편 김동렬 2023-12-17 2110
6674 길 힘 법 김동렬 2023-09-10 2111
6673 도구주의 관점 김동렬 2022-06-22 2112
6672 딜레마 1 김동렬 2023-01-20 2112
6671 자발적 변화 김동렬 2023-01-25 2113
6670 주체의 사상 김동렬 2024-01-30 2113
6669 구원의 의미 김동렬 2023-11-06 2114
6668 생각을 하자 image 1 김동렬 2022-11-26 2117
6667 올드보이 원작의 의미 김동렬 2024-02-16 2117
6666 왼손잡이 문제 김동렬 2022-05-22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