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성공이나 출세보다 승리를 원한다. 알 카포네를 체포한 경찰은 정의실현보다 승리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게 되면 알 카포네와 겨루어 이기고 싶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의실현을 위해 내 한 몸을 바쳤다고 말한다. 그 말을 믿지 마라. 인간은 그저 남들의 지켜보는 시선 안에서 말하기 좋게 말할 뿐이다. 인간은 이기고 싶어한다. 지면 멈추게 되지만 이기면 다음 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계속 진행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인간의 목적이다. 보수는 멈추고 진보는 전진한다. 그 차이다. 우리는 도덕적인 진보가 아니라 이기는 진보를 추구해야 한다. 이겨서 주도권을 잡는 진보라야 한다. 도덕이 말하고 박수받기에 좋다. 그러나 남들 앞에서 박수받으려고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주도권을 잡아야 다음 게임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기는게 진짜다. 이겨야 다음 게임에서 패를 나눠주는 딜러가 될 수 있다. 고스톱을 쳐도 선을 잡아야 자신의 설계대로 판을 끌고 갈 수 있다. 그런데 이기려면 보수를 일정부분 달고가야 한다. 도덕이나 정의에 도달하면 인간은 거기서 멈춘다. 반면 이기면 재도전을 허락하고 다음 스테이지로 계속 간다. 인간이 추구하는 완전성은 부단한 흐름의 연결에 있다. 진정한 이상주의는 거기에 있다. 거기서 호르몬이 나오므로 인간은 계속 가는 것이다. 완전하면 통하고 통하면 계속 간다. 정상에서 다른 정상을 연결하면 통한다. 이상적인 미, 이상적인 성공, 이상적인 국가에 도달하여 인간은 진보를 멈추는게 아니고 다음 판으로 계속 이어는 것이다. 좌우의 공간적 대칭은 중간에서 교착되지만 호응의 시간적 대칭은 계통을 연결하면서 계속 간다. 계속 가야 서로 긴밀하게 되고 긴밀할 때 호르몬이 나와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대통령 꿈을 꾼다고 한다. 그런데 총리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는 내가 들어본 적 없다. 아버지 꿈도 안 꾸는데 대통령 꿈은 꼭 꾼다. 왜 꿈속에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이 등장하는 것일까? 정신병자들은 걸핏하면 빨갱이 타령을 한다. 왜? 무의식이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뜻밖에 자신이 긴장해 있거나 혹은 뜻밖에 자신이 흥분해 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무의식이다. 뜻밖에 자신이 말을 더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안 그럴 것 같은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얼굴이 빨갛게 되어 있다. 왜 그렇지.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무의식은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가시적인 목표는 남에게 보이려는 것이다. 무의식이 진짜다. 성공, 출세, 정의, 도덕, 행복 따위는 남들에게 말하기 좋고 내세우기 좋다. 상투적인 것이며 일종의 클리셰다. 무의식이 요구하는 것이 진짜다. 어떤 상황에서 긴장하고 손에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렸는가? 그것이 진짜다. 성공, 출세, 정의, 도덕, 행복은 그냥 단어일 뿐 인간을 흥분하게 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끌어내지는 않는다. 인간은 사건 속의 존재이며 사건은 다음 단계로 계속 연결하여 가는 것이며 게임에 승리할 때 사건은 연결된다. 공부하고 취직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기낳고 계속 연결해 가는 것이다. 그러한 매 국면에서 이겨야 한다. 지면 멈추게 된다. 진학을 멈추고 취업을 멈추고 사랑을 멈추고 결혼을 멈춘다. 인간은 게임하는 동물이다. 게임은 선택을 요구한다. 선택에 성공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한다. 성공이니 출세니 명성이니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것은 군중 앞에서 폼 잡기에 무난한 포즈일 뿐이다. 인간의 진짜는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며 그러려면 공간에서 선택할 것이 아니라 시간에서 대응해야 한다. 남이 설계한 판에 베팅을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선을 쥐고 딜러가 되어 패를 돌려야 한다. 정의든 출세든 성공이든 취직이든 결혼이든 공간에서 선택하는 것은 가짜고 시간의 계통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다. 족보를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다. 진보는 가능하고 보수는 불가능하다. 과학의 발견이나 발명은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이어져야 진보다. 보수의 안전은 끊어진다. 보수의 안정은 흐름을 끊는다. 진보의 변혁은 흐름을 끌어낸다. 처음 인간은 자신에게 족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자식을 낳아서 흐름을 이어봐야 자신도 누군가의 낳음에 의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성공, 도덕, 정의, 행복이라는 목표는 원래 없다. 공간의 목표가 아닌 시간의 계통을 연결하는 것이 진짜다. |
"인간은 사건 속의 존재이며 사건은 다음 단계로 계속 연결하여 가는 것이며 게임에 승리할 때 사건은 연결된다."
시간의 계통을 이어가려면 역사공부부터 제대로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