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395 vote 0 2018.06.27 (14:55:58)


    구조론의 알파와 오메가 


    완전성이 있다. 그것은 동적균형이다. A의 변화가 B의 변화를 끌어낼 때 둘의 관계 C는 변하지 않는다. 아니다. 그 C도 변한다. 그러나 여기서 C의 변화는 A와 B의 변화와는 다른 것이다. 이때 C는 에너지를 태우고 한 방향으로 전개한다. 이 도리를 깨우치면 완벽하다. 구조론은 이거 하나로 시작하고 끝낸다. 아홉 살에 처음 포착했고 열 살 때 알았고 17살 때 이를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 구조론은 이것을 확장하고 일반화한 것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일어나면 저것이 일어나고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이는 석가의 연기법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이는 서구 논리학의 인과율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것과 저것이 자리를 바꿀 수도 있는가? 원인이 A이면 결과가 B일 때 결과가 B이면 원인은 A인가? 여기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구조론은 깊이 들어간다. 질이 변하면 량도 변한다. 원인이 변하면 결과도 변한다. 그 관계 C는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은 양질전환과 질량보존을 암시한다. 그러나 단위사건 안에서 양질전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건은 에너지를 태우고 가기 때문이다. A와 B 사이에는 에너지 준위의 차가 있다. A는 에너지가 높은 상태이고 B는 에너지가 바닥상태이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면? 양질전환된다.


    그러나 자연상태에서 에너지 공급이 없이 저절로 양질전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석유를 플라스틱으로 변환시키고 그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시 석유로 변환시키면 무한히 쓸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가 소모된다. 철광석에서 철을 생산하고 고철을 다시 재활용하고 무한히 반복사용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에너지의 추가투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에너지가 무한히 추가투입 된다면? 사건은 계를 이루고 한 방향으로 계속 커져간다.


    나뭇잎은 떨어져 거름이 되고 거름은 분해되어 다시 나무가 된다. 단, 조건이 있다. 햇볕에너지가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나무가 거름이 될 수는 있어도 거름이 다시 나무가 되지는 못한다. 원인에서 결과로 가도 결과에서 원인으로 되짚어가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될 때 양질전환되어 전체는 계를 이루고 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즉 A와 B가 합쳐져서 더 큰 사건의 원인 A가 되는 거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cintamani

2018.06.27 (15:05:48)

동렬님! 질문 드립니다


'그런데 에너지가 무한히 추가투입 된다면? 사건은 계를 이루고 한 방향으로 계속 커져간다. '

=>  이 우주에 에너지가 무한할 수 있는지요? 궁금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8.06.27 (15:08:20)

에너지는 유한합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 죽습니다.

[레벨:4]고향은

2018.06.30 (19:29:10)

신과 우리와 문명은 한 셋트이다
동적균형을 가지고 에너지를 태우는 쪽으로
세월이 흐르면 양이..진보가 더 이루어진
질로 바뀌기도 하며..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문명의 번영이 쌓여간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914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9306
2773 러셀의 찻주전자 4 김동렬 2014-01-10 10844
2772 완전한 모형을 품기 1 김동렬 2014-01-09 8830
2771 존재의 원형 image 김동렬 2014-01-08 8375
2770 운명을 디자인하기 1 김동렬 2014-01-08 10728
2769 소통으로 출발하라 1 김동렬 2014-01-06 8443
2768 마르크스와 케인즈 극복하기 9 김동렬 2014-01-05 9606
2767 모형으로 이해하라 김동렬 2014-01-02 8842
2766 파리대왕과 로빈슨 크루소 김동렬 2013-12-31 10367
2765 자유의지란 무엇인가? image 9 김동렬 2013-12-31 11106
2764 인간의 자유의지와 선택 1 김동렬 2013-12-31 8952
2763 영화 미스트의 부족민들 image 2 김동렬 2013-12-29 9859
2762 어린 신부 잔혹사(추가버전) 6 김동렬 2013-12-25 9904
2761 구조론의 대의 image 3 김동렬 2013-12-23 8545
2760 선이 굵어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3-12-21 9546
2759 왜 깨달음인가? image 3 김동렬 2013-12-19 9413
2758 응답하라 세 가지 1 김동렬 2013-12-19 9156
2757 지성인의 자격 1 김동렬 2013-12-18 10095
2756 응답하라 대한민국 1 김동렬 2013-12-17 9345
2755 마지막 한 걸음 김동렬 2013-12-16 8767
2754 인생의 정답 김동렬 2013-12-15 1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