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일어선 자, 불로 망하네.’ 김석기의 살행은 나라를 둘로 쪼개는 편가르기 효과를 가져와서 이명박에게 막대한 정치적 이득을 안겨주었다. 지지율이 50프로를 밑돌 때는 이 방법 먹힌다. 여론이 둘로 나뉘면 일단 50프로 먹고들어가는 셈. 이명박이 지지율을 올리려면 김석기를 유임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김석기를 짤랐다. 왜? 이 사태가 오래가면 결국 이명박에 대한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장 박근혜 행보부터 심상치 않고. 무엇인가? 용산의 본질은 지역주의다. 이런 사건이 강남에서 일어났다면? 천만에! 강남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다. 그곳은 경상도 출신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옳건 그르건, 자기집 앞마당에서 비극이 일어나기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명박의 열렬한 지지자라도 자기집 대문앞에서라면 말린다. 다른 곳이 아니고 호남인구 비중이 많고 낙후된 용산이기 때문에 일을 벌인 것이다. 당장은 ‘법치냐 인권이냐’로 여론이 갈리고 있지만 오래 가면 본질이 드러나는 법. 청계천 공사 때는 노점상들과 수 천번 설득하고 대화했다는 이명박이 왜 용산 세입자와는 대화하지 않았을까?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다. 전두환의 광주학살과 같다. 의도적인 공격이다. 그는 안전한 도박을 한 것이다. 생존권을 요구하는 철거민을 강력진압해서 진압에 무난히 성공하면? 당연히 지지율 올라가고. 사람이 죽고 큰 비극이 일어나면? 역시 지지율 올라가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꿩 먹고 알 먹는 장사다. 그런데도 왜 일을 벌이지 않겠는가? 그는 일을 벌였고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 지지율 올랐다. 그러나 오래가면 결국 본질이 드러나고 만다. 전두환의 광주만행도 그렇다. 일시적으로는 국민을 속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일이 흐르면 결국 전두환을 지지했던 자들 마저도 지지해준 댓가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당장은 아무 것도 모르는 국민들이 ‘국가의 위기다. 전두환을 지지하자.’ 이러지만 세월이 흐르면 ‘나라가 위기라해서 지지해 준 거지. 니가 이뻐서 지지해준 거냐? 도로 물러라.’ 이렇게 된다. 로마를 불태워먹은 네로황제도 기독교도들에게 책임을 돌려서 당장은 재미를 봤다. 유태인 희생양 앞에서 로마시민은 환호했고 그는 인기를 바탕으로 폐허 위에 황금궁전을 세웠다. 그러나 결국 자살로 마감했다. 불로 재미본 네로, 불로 시작한 이명박. 흥미롭지 않은가? ∑ |
한강 --> 오세훈
바다 --> 누가 이용해 먹을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