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는 힘의 진행이 꺾이는 부분이다. 곧 갈림길이다. 조직에서는 어떤 판단이나 결정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우리말로는 ‘결’이 구조와 가깝다. 구조는 곧 결이며 따라서 구조론은 결이론이라 할 수 있다.

 

  결은 에너지가 가는 길이다. 자연에는 에너지가 가는 루트가 있다. 에너지는 입력과 출력 사이에 YES와 NO를 판정하는 갈림길을 두며 거기서 진로를 결정한다. 이는 회로와 같고 반도체와도 같다.

 

  조직에서는 의사결정이다. 거기서 아마와 프로가 갈라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갈라지고, 고졸과 대졸이 갈라지고, 백수와 직장인이 갈라지고, 미혼자와 기혼자가 갈라진다. 단계가 있고 층위가 있다. 

 

  갈림길 앞에서는 반드시 혼자가 되어야 한다. 시험장에서는 친구가 컨닝을 도와줄 수 없고, 결혼식장에는 바빠도 신랑이나 신부를 대행시킬 수 없다. 아무리 중대한 협상이라도 한 명이 결정해야 한다.

 

  자연에서는 결이고 조직에서는 의사결정이고 전기에서는 회로고 컴퓨터에서는 반도체고 옛말로는 리(理), 도(道), 법(法), 질서(cosmos)가 있다. 리(理)는 옥(玉)+리(里)로 장인이 옥을 가공하는 결이다. 

 

  나무의 나이테와 같다. 나이테를 한자어로 목리(木理)라고 하는 까닭이다. 장인이 가구를 만들 때 결따라 대패질하듯이 옥을 깎는 장인이 결따라 옥을 갈아내는 것이다. 도(道)는 말 그대로 길이다.

 

  길은 의사결정의 길이요 자연법칙의 길이다. 결이 길이다. 에너지는 항상 빠른 길을 가는데 중간에 밀도차가 있으면 거기서 굴절이 일어난다. 빛이 파장따라 갈리듯 거기서 각자의 클래스가 나누어진다. 

 

  법(法)은 수(水)+거(去)다. 물은 낮은데로 간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질서는 코스모스와 카오스다. 코스모스는 중복과 혼잡이 배제되어 구조화된 상태요 카오스는 중복과 혼잡에 의한 혼돈상태이다.

 

  중복은 같은 것이 불필요하게 두 번 들어간 것이고 혼잡은 이질적인 것이 불필요하게 끼어든 것이며 여기서 밀도차가 일어난다. 계에서 중복과 혼잡을 제거하면 구조가 드러난다. 가는 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