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다르다는 맞고 틀리다는 틀리다?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이 잘 쓰는 훈장질에 이런게 있다. A와 B는 다른 거지 틀린게 아니라고. 그 말이 맞을 때도 있다. 그러나 자장면이 맞고 짜장면이 틀리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다르다고 해야할 때도 있고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틀리다고 해야할 때도 있다.


    ◎ 한국인은 국수를 먹고 일본인은 우동을 먹는 것이 다르다.
    ◎ 국수를 먹은 다음 한국인은 이쑤시개를 쓰고 일본은 요지를 쓰는게 틀리다.


    ◎ 다르다는 분류구분을 나타낸다. 

    ◎ 틀리다는 둘의 불일치를 나타낸다.


    틀리다라고 할 때도 있다. 틀리다의 어원은 틀다이고 다르다의 어원은 떼다이다. 다르다는 간격이 띄어져 있으니 갈래가 다르다. 틀리다는 간격이 붙어 있으니 갈래가 갔다. 다른 갈래이면 다른 것이고 같은 갈래이면 틀린 것이다. 그러므로 같다는 전제를 깔고 갈 때는 틀리다가 맞다.


    물론 필자의 견해는 어원을 깊이 연구한 바 학계의 자의성설을 부정하고 필자의 언어진화론에 기초하여 하는 말이므로 국립국어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다. 다르다가 더 포괄적인 표현이고 틀리다는 강조하여 하는 말이므로 틀리다로 해야할 때가 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방향이 다르다.


    물론 필자의 언어진화론에 기초하여 언어는 곧 방향이라는 대전제를 받아들여야 이야기가 된다. 모든 어휘에는 방향표시가 숨어 있다. 영어를 어려워 하는 이유는 단어에 숨은 방향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르다의 어원은 떼다이고 떼다의 반대는 같다이고 같다의 어원은 꿰다이다.


    꿰미에 꿰어져 있는 것을 떼면 다르다. 틀리다의 어원은 틀다이고 틀다의 반대는 맞다이고 맞다는 둘이 맞물려 있는 것이다. 즉 하나에서 둘로 멀어져 가는 것이 다르다이며 둘에서 하나로 가까워져 가는 것이 틀리다이다. 부모에서 자식이 분가하여 나오는 것은 다르다에 해당된다.


    부모와 자식은 다른 것이다. 그러나 부부가 한 집에 사는 것은 맞다에 해당된다. 원래 다른데 맞추어놓은 것이 부부이다. 그런데 맞지 않으면 틀리는 것이다. 부부는 맞추어 살아야 하는데 맞지 않으면 틀어지니 틀리다가 맞다. 부부가 다르다면 원래 다른 것이나 틀리다면 문제다.


    틀리면 맞춰야 하는데 맞추지 않으니 부부사이가 틀어진 것이다. 즉 다르다가 →←에서 ←→로 바뀌는 것이라면 틀리다는 ←→에서 →←로 가는 것인데 →←가 일치되지 않고 엇나간 것이다. 다르면 갈라서는게 맞지만 틀리면 다시 맞추면 된다. 그러므로 틀리다가 오히려 희망이 있다.


    ◎ 다르다의 구분 :  ← →

    ◎ 틀리다 불일치 :   ↖


    많은 경우 틀리다는 다르다에 포함되나 곧 다르다로 표현해도 의미가 통하나 해당하는 불일치 부분을 강조하려고 하는 것이다. 불일치를 강조할 때는 틀리다로 말해도 될 때가 많다. 결론적으로 틀리다를 나쁘다 곧 X표로 받아들이는게 잘못이다. 그게 아마 시험지 답안 채점 때문이리라.


    틀리다가 옳고 그름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관념은 입시제도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난 너와 달라'가 아니라 '난 너와 틀려'로 해야 할 때가 많다. '난 너와 일치하지 않아.' 이 말은 '난 너와 틀려'로 해야 맞다. 현대사회는 불일치가 자랑이다. '우리는 새누리당과 틀려.' 이는 우리의 긍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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