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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9637 vote 0 2009.11.28 (01:15:55)

요즘 내가 읽고있는 책은 <나쁜감독, 김기덕 바이오그라피 1996-2009> 라는 책이다. 제목만 봐도 바로 알 수 있겠지만, 세계적인 영화감독 김기덕의 삶에 관한 이야기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마르타 쿠를랏(Marta Merajver-Kurlat)이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는 세계적인 감독인 김기덕의 영화와 삶을 이해하고 평가할 사람은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가 한국보다도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뉴욕에 출판사에서 기획하여 1년간 저자의 질문지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다시 김기덕 감독이 답하고, 또다시 영어로 번역하여 뉴욕과 서울에서 거의 동시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드리드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즘이면 출간이 되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어와 영어와 스페인어로 출간됨을 의미한다.)

김기덕 006.jpg 

 

마르타 쿠를랏이 김기덕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고, 또 그것에 한국의 배경과 영화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하다거나 혹은 김기덕 감독이 말하는 본질을 약간 벗어난게 아닌가 하는 느낌과 지나치게 학문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이해를 흐트리기도 하지만(물론 이건 역자의 문제일 수도 있다.) 김기덕이라는 사람과 그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분석이 잘 드러난 느낌이다.

마르타 쿠를랏의 해석과 생각을 나열할 수는 없지만, 나또한 이 책을 보면서 적지않은 자극을 받은 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는 사실이라 책중에서 언급된 마르타 쿠를랏과 김기덕 감독의 인터뷰 중 일부를 발췌하여 남기고자 한다.

 

 

Q :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계기로 처음영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A : 33살에 프랑스에서 그림을 그릴 때 세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조디 포스터가 나온 <양들의 침묵>, 레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 마그리트 뒤라스(원작) <연인>. 이 세편의 영화는 저에게 어떤 꿈을 갖게 했습니다. 이전에는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16세부터 늘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자동차 폐차장, 단추공장, 전자공장, 건축공사장 등에서 일하며 늘 피곤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공장생활로 얻은 기계에 대한 지식과 원리는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15편의 저예산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공장에서의 노동에서 배운 것입니다. 어쨌든 위의 세편의 영화는 저에게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Q : 한국에 계실 때 영화를 보지 않은 특별한 이유나 사연이 있습니까? 감독님의 영화에 지대하 ㄴ영향을 주었던 세편의 영화를 왜 파리에 도착하고 나서야 보게 됐는지요?

A : 저는 오랫동안 공장에 다니면서 문화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 영화는 정말 판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대학을 나와야 볼 수 있는 문화이고 저처럼 공장에 다니는 사람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라고 늘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Q : 왜 파리를 선택하셨는지요? 예를 들면, 런던이나 로마 같은 유럽의 도시들도 60년대부터 이미 새로운 형태의 예술과 인간의 고충에 관한 진보적 접근을 시도하고 논쟁하던 곳이었는데요.

A : 제가 그림을 좋아했고 한국에는 그림!’ 하면 파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일단 프랑스에만 있었던 게 아니고 유럽 대부분의 미술관을 다 다녔고 많은 그림과 조각 사진을 보았고 그 모든 게 저의 영화 작업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미술관의 작품보다는 거리의 동상이나 과거의 흔적들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헝가리의 이름없는 마을에 있던 동상들이 더욱 그랬습니다.

 

Q : 감독님의 파리선택은 그 이전에 가지고 있던 확신감에 근거한 장소였습니까?

A : 꼭 파리가 아니라 유럽이라는 사회와 문화가 저에게 어떤 자신감과 확신을 주었습니다. 저를 학국이라는 사회의 계급 속에 한 종류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독립된 충분한 인간이라는 믿음을 주었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나 자신에게 내재한 의식과 조형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 파리에 체류하는 동안 언어는 불어로 소통을 하셨습니까?

A : 아주 조금 명사와 동사를 외워 생활했습니다. 언어를 모른다는 게 다행일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 사회와 역사를 너무 깊이 알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미 그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영어나 유럽 언어를 모른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는 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Q : 파리를 기점으로 감독님의 인생이나 영화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로 구분시켜 주는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으리라 짐작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궁금하고 신기합니다.

A : 그것은 프랑스 생활입니다. 그림을 그리며 프랑스에서 생활하면서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고 그때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제 상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프랑스의 사람들인데 부랑자나 누구나 모두 자기의식을 갖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저도 자신감을 가졌고 그렇게 영화를 보면서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고 한국에 돌아가 영화 일을 시작했습니다.

 

Q : 처음 영화 일을 시작하겠다고 결정하셨을 때, 배우가 아니라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느낌이 곧바로 왔습니까?

A : 아닙니다. 프랑스에서 93년 돌아와 시나리오 학원에 등록하고 시나리오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를 같이 공부했는데 모두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고 전공도 문학이 많았습니다. 나는 대학을 나오지 않아 시나리오 문법에 대해서 동료들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그 당시 다시 노동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기에 시나리오를 일처럼 매일 썼습니다. 아니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 노동을 해야 하기에 빨리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내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가 되어 작가가 되어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약 10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쓰다 공모전에 당선이 되었고 1년 후 제가 쓴 시나리오로 감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영화 공부를 따로 하거나 연출부를 거치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찍은 필름은 다 버렸습니다. 그리고 약 4개월간 찍어 완성한 영화가 <악어>이고 방법은 어설프지만 영화는 의미가 있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여성비평가들에게는 강간영화라고 규정되었고 아직까지 제 영화를 여성비하 영화로 생각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Q : 감독님의 영화가 국내보다 해외관객과 비평가들에게 더욱 잘 어필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외국인들이 감독님을 선호하는 데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 저는 제가 보고 느낀 것을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남이 쓴 소설이나 책을 읽지 않습니다. 그렇게 인생을 살면서 내가 느낀 모순에 대해 늘 질문을 했습니다. ? 그러한 질문이 제 영화이고 그것을 해외 비평가들이 관심을 가졌다면 그들도 나와 같은 질문을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영화는 대답을 내놓는 영화가 아닙니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저는 영화로 철학자나 권력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하며 이해하고 노력하고 그러면서 결국 초월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만드는 시간 동안 너무나 고통스럽고 슬프며 행복합니다. 제 영화를 통해 그것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 또한 저와 같은 기분으로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은 이미 정해진 도덕과 윤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경지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빨간불과 파란불로 우리를 통제하지만 표현은 무수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감독님처럼 많은 위대한 예술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체계적인 훈련이나 교육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일을 해서 위대한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감독님이 체계적인 영화교육을 받았다면, 감독으로서의 지난 힘든 과정들이 좀 더 쉬웠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일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지금까지의 과정보다는 더 수월했을까요?

A : 이미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제가 표현하는 방식에 저는 만족합니다. 저는 영화를 체계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에 인간과 삶과 다양한 기계의 기능을 배웠습니다. 저는 기계의 원리 안에 인간의 원리가 들어있고, 자연의 오묘함에 인간의 감성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가장 큰 스승은 자연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지루하게 유럽 영화사를 외웠다면 다른 감독들과 다름 없거나 감독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아는 한도 안에서 그냥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게 참 행복합니다.

 

Q :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인간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듯합니다. 근래 작품에서 이런 변화가 생긴 이유가 궁금합니다.

A : 저는 처음부터 제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순에 관한 영화로 만들고 있고 그 모순을 넘어서는 경지로 가고 싶습니다. 그 경지가 누구를 죽여야 한다면 죽였고 용서해야 한다면 용서를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비굴하고 나약하지만 그것이 경지로 가는 것이라면 그렇게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저는 잘 모릅니다. 다만 늘 마음에 두는 것은 다수의 의견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말자는 것입니다. 최근작들이 예전 영화와 다르다고 하지만, 저는 숨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보면 더 잔인하고 아픈 영화들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자기 승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영화들 속의 판타지가 더 깊어진 이유도 현실의 고통이 더 깊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행복하지 않고 계속 더 슬프고 외로운 상태입니다.

 

Q : 감독님의 작품 한편 한편은 명백하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술가로서 아직 전달하지 못한 내용, 앞으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A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미 모두 공범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모두를 나누지만 전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는 서로 마주보는 거울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 안에서 인간들은 많은 것을 고쳐 살고 싶어하지만 아주 유치한 걸로 여전히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다수가 행복한 것보다, 한 나라가 행복한 것보다, 어떤 집단이 행복한 것보다 개인이 자유롭고 행복한 것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그 행복은 물질적 만족이 아니라 깨달음으로 반복하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또 다른 깨달음으로 경지에 이르는 것입니다.

 

 김기덕 005.jpg

 

"제 생각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검은색과 흰색은 실제로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검은색을 설명하려면 반드시 흰색을 지적해야 하고 반대로 검은 부분을 지적하는 식으로 흰부분을 설명해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09.11.28 (01:27:57)

위 글을 오늘 제 블로그에 올린글을 그대로 퍼 온 것입니다. 나름 가까운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이라 책의 일부를 발췌하여 블로그에 올렸지만 혹여 저작권을 훼손할까하여 '이웃공개'로 올렸습니다. 구조론 연구원들과도 공유하고 싶어 올렸지만 또한 저작권의 문제가 된다면 곧바로 삭제시킬 생각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인터뷰를 읽다보니, 어쩐지 구조론과 연결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09.11.28 (09:52:49)

그 울림이 두근거리오.
그 향이 아주 진하고 멀리 퍼지오.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 어찌 슬프고 외롭지 않겠소만
그래도 그대가 있어
뿌듯하고 자랑스럽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11.28 (10:12:52)

깨달음의 본질과 가능성이 잘 나타나 있구료.
아직 우리나라에 칼라라는 것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김기덕 외에 없다시피 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11.28 (15:21:29)

"흰색과 검은색은 같은 색이다!"

예사롭지가 않구랴.
깨달음이란 결코 많이 배워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가 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09.11.28 (23:32:01)


김기덕 003.jpg

"흰 색과 검은 색은 같은 색이다!" 라는 문구를 보았을 때,

머릿속에 이 그림이 떠올랐소.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11.30 (18:46:22)

그늘은 반드시 빛을 동반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09.12.01 (00:13:18)

우리가 보는 가시광선(반사 된)은 빛과 그림자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오.(가산혼합)
그리고 우리가 색이라고 부르는 것은 흰 색과 검정 색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오.(감산혼합)
빛으로 시작하여 그림자로 끝나는 듯 하지만, 또한 그림자로 하여금 빛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소.
색 처럼 인생도 삶과 죽음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의 집합이오.
그 근원은 색 자체가 아니라 빛과 그림자고, 흰 색과 검정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11.30 (10:38:25)

인터넷에 제대로 탑재되면, 일 나겠소.
김기덕은 영화판이 탑재하기엔 너무 나쁜 감독인거요.
색은 힌색과 검은색은 분명 다르오. 그러나 빛이라면 같소. 빛을 다루는 이라면 당연히 같다 느끼는 것이 맞소.
자루 없는 큰 도끼가 자루를 찾고 있소. 큰 자루를 작은 도끼에 끼우려 고생말고, 큰 도끼에 끼워 보기오.
'세상은 이미 모두 공범관계', 큰 일 낼 생각이오.
[레벨:15]LPET

2009.11.30 (11:03:28)

완성된 영화를 작가의 전용사이트와 수많은 P2P 사이트에서 전세계 동시, 직접 판매하는 방법이 대세가 될거같소.
몇 년전에 스티븐 킹이 소설 직접판매로 중박을 터뜨렸는데,
그때 이북이 있었더라면 아마 초대박이었을거요.
소설 영화 만화를 직접판매(포털에 종속되는게 아닌)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11.30 (11:17:08)

맞소, 시장은 밥줄망인데, 인터넷이 밥줄망, 더 효율적인 밥줄망으로의 역할은 무한 증대되어야 하오. 그러나,
김기덕과 관련하여는 인터넷이 무엇인가를 집어야 하오. 지성구조의 도구로써 인터넷이 발견되어야 하오.
지성을 '면허증 지식인'이 독점하는 시대를 넘어야 하오. 지성인들의 '무한 소통 공동체'가 발견되어야 하오.
'제어'  역할에 인류지성을 탑재할 수 있어야, 진짜 인터넷이 발견된다 보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12.02 (00:36:28)

"그러나 공장생활로 얻은 기계에 대한 지식과 원리는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본도 그렇겠거니와, 미국의 경우도, 철저한 기계주의를 지향합니다.
물론 야쿠자와 관련된 유착과 석유자본과 결탁한 폐쇄성은 있지만...

한국에서 다분히 기계주의가 깨지는 것은,
우리가 '정'에 유독 강해서가 아니라,
근대의 세례를 아직 받지 못했기때문입니다.
전 이 세례를 위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봅니다.
'밖'으로의 욕망이 안에서 꿈틀댈때 나오는...

사회의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규격되는 법논리
과학을 지탱하는 삼단논법.
거기서 더 나아가, 신으로부터 유도되는 신성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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