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인데 이 만화의 작가는 이중의 역설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중요한건 독자의 뒤통수를 치려고 작심하고,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다는 겁니다. 이 만화의 모든 에피소드에 이중의 역설이 들어가 있습니다. 상황을 제시하고, 한 번 뒤집어 독자가 다음 단계를 예상하게 하고, 다시 독자의 예상을 깨는 거죠. 그냥 정설로 가면 독자가 예상하지 않습니다. 독자의 예상을 유발하려면 한 번 뒤집어 패턴을 보여줘야 합니다. 독자가 패턴을 눈치챘다 싶을 때 오지게 뒤통수를 치는 거죠. 이중의 역설을 자연스럽게 쓸 수 있을 정도의 테크닉을 획득하지 않으면 아직 아는 사람으로 행세하면 안 됩니다. 이건 작심하고 판을 설계합니다. 시사평론을 하든, 혹은 소설을 쓰든 이 정도는 테크닉이 되어줘야 작가 행세를 하든, 아는 사람 행세를 하든 자격이 있습니다. 대 사회적인 발언권이 있다는 거죠. 그러나 보통은 어떻습니까? 요즘 떠드는 허지웅? 그 양반은 독자가 원하는 말을 대변인합니다. 이중의 역설이 없어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당신들이 원하는거 이거 아냐?' 법륜짓을 하는 거죠. 그냥 자기 생각을 말하는 초딩되지 맙시다. 그 생각은 당신생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가 당신을 압박하여 얻어낸 사회생각이라구. 당신은 아이디어를 떠올린게 아니고 사회의 스트레스를 읽고 반응한 거라고. 당신의 마음은 이미 조종되어 있다구. 그렇다면? 스스로 판을 짜고 게임을 룰을 설계해야 하며, 그러려면 반드시 이중의 역설을 써야 자기주도권이 생깁니다. 그냥 역설은 상대방이 설계한 게임에 베팅하는 초짜짓입니다. 바보되지 말자는 거지요. 이태임이 어쨌든 예원이 어쨌든 평론가연하고 한 마디 하면 그게 실제로는 대중들의 심리에 낚이는 겁니다. 그렇게 안철수가 낚여서 바보되고 홍준표가 낚여서 바보되고 정동영이 또 여론조사 믿고 미끼 물고. 자기가 던진 밑밥이 아니면 낚시대 들고 설치지 말라는 말이며, 자기가 밑밥을 던지려면 반드시 이중의 역설로 판을 설계해야 하며, 홍준표, 안철수, 정동영은 그런 판의 설계가 없이 남의 낚시터에 뛰어든 거죠. 드러난 형상의 배후에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드러난 형상이 움직이므로 세상은 온통 역설인 것이며, 그 형상의 배후에 에너지가 움직이므로 세상은 이중의 역설입니다. 이중의 역설은 정설로 보이므로 깨닫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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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의 역설... 늘 맘에 담아두고 생각하는 주제인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