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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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냥모
read 5481 vote 0 2014.09.09 (03:26:10)

1. 관점


절망과 희망은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시선을 낮게두면 절망이고, 시선을 높게 두면 희망이다. 현재에 촛점을 두면 절망, 미래에 촛점을 두면 희망이고, 혼자면 절망, 팀이면 희망이다. 


예컨대, 인간이 100세를 산다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많은 것들이 지나고 보면 너무 쉽게 변해있다. 공산주의가 붕괴했고, 독일이 통일했고, 한국이 중국과 수교했다. 앞으로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고, 남북한이 통일되어 도로와 철도가 대륙으로 이어지고, 삼성이 사라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 않은가?

현재의 지식이나 돈이나 관념은 언제라도, 순식간에, 해체되어버릴 수 있다. 그러니 귀납이 아닌 연역이어야 한다. 



2. 동적균형


동적균형(Dynamic Balance)를 설명하기 위해서 내가 자주 비유하는 것이 '스노우 보드' 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우는 과정이다. 

처음 스노우 보드를 타는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평지에서 사람의 걸을 때의 관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지라면 몸이 기울면 넘어지지만, 눈 덮인 산에서는 이동중에 몸이 기울어졌을 때 오히려 균형이 맞는다.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몸이 기울이져도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들어야 넘어지지 않는 다는 것(입자)이고, 다른 하나는 설산에서의 균형점을 머리로 이해하더라도 실제로 몸을 기울이려고 하면 "넘어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몸이 자꾸만 뒤로빠지게 되고, 오히려 그래서 넘어지게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동적균형을 깨달으면(힘) 곧바로 스노우 보드를 탈 수 있게 된다. 발 밑에서 전해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되고, 시시각각 변하는 그 에너지에 맞게 몸의 균형을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 (운동) 

인라인 스케이트도 마찬가지고, 글쓰기도 마찬가지고, 경제도 마찬가지고, 정치도 마찬가지다. 



3. 관점의 근육


다시말하지만, 절망과 희망의 차이는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다. 종의 관점인가? 주인의 관점인가? 혹은 현재의 관점인가? 미래의 관점인가? 혹은 개인의 관점인가? 팀의 관점인가? 인 것이다. 

그러나 흔히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 와 같은 얘기는 관점의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 긍정적으로 사고를 한다는 것을 뜬구름 잡는 얘기고, 의도적으로 주인의 관점, 미래의 관점, 팀의 관점을 훈련해야 가능한 것이다. 

말하자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 '생각'에는 '생각근육'이 있고, '게임'에는 '게임근육'이 있고, '창의'에는 '창의근육'이 있다.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절체절명의 순간에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근육도 안키워놓고, 다급할 때 '긍정적 사고'를 찾으면 곤란하다. 패닉에 빠져버린다. 


뭔가 결실을 얻는다면, 힘 안들이고 쉽게 얻는 게 아니라, 그 전에 근육을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근육을 키우는 과정은 시행착오, 응수타진, 이순신의 대포가 세 번 째 명중하는 것과 같다. 폭약의 량과 대포의 각도를 섬세하게 세팅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통해서 확률을 높여가는 것. 고수라고 언제나 쉽게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은 아니다. 단지 확률이 높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고, 확률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정답은 있다. 그러나 정답을 향해 끝까지 항해하는 사람이 없다. 말로만 정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닌, 근육을 키우고, 확률을 높여서 자기 안에 '정답을 얻는 패턴'를 만들어야 진정 고수. 

한 번 만들어진 패턴을 계속 복제하므로 돈오돈수.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09 (10:22:48)

좋은 글입니다.

그러나 근육만들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지금 기록이 2시간 3분대인데

베를린에서 우승한 손기정때만 해도 2시간 30분대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떤 마라톤 천재가 있었다면?

그래도 절대 두 시간 20분대로는 못들어 옵니다.


천재 할배가 와도 안 되는건 안 되는 겁니다. 

그때는 물을 안 마시면서 달렸기 때문에 무조건 안 되는 겁니다.


요즘은 첨단과학의 도움을 받죠.

신체에 지방 몇프로 당분 몇프로 근육 몇프로 다 조절해서 들어가니까


그러니까 좋은 스승의 도움을 받거나 

고수에게 레슨을 받거나 좋은 팀에 들어가면 


쉽게 기록을 올릴 수 있습니다.

혼자 시골에서 하면 천재가 백년 해도 안 됩니다.


넥센만 해도 이지풍 코치가 24시간 체제로 붙어주니까 벌크업이 되는 거죠.

좋은 과외선생이 24시간체제로 붙어주면 성적향상은 쉽죠. 


옛날에 어떤 백인이 흑인 하인에게 운전을 가르쳤는데

하루 30분씩 석달을 가르쳐도 안 되는 겁니다.


흑인은 열등해서 운전을 못한다 이런 결론을 내리죠.

과연 그럴까요? 그런 이야기는 조선인에 대해서도 많습니다.


조선인은 열등해서 아무리 가르쳐도 답이 안 나온다.

2차대전때 미국은 중국에서 조종사를 양성하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중국인은 열등해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다.

과연 그럴까요? 천만에. 중국인이 자기집 하인을 보냈으니까 안 되죠. 


하인은 애초에 조종사가 될 생각이 없었던 거구요.

안 되는건 어떤 근본문제가 걸려있는게 보통입니다.


안 될 때는 절대로 안 되고 될 때는 한 순간에 됩니다.

백인이 부족민에게 3년 가르쳐도 알파벳을 못 떼지만 부족민이 가르치면 금방 됩니다. 

[레벨:15]르페

2014.09.09 (11:36:09)

주인의 1인칭 주체적 관점에 이르러야 비로소 동기가 올라옵니다.
동기가 올라오면 저절로 움직이게 되고,
계속 움직이다보면 근육이 생겨나고,
근육이 생겨서 잘 넘어지지 않는 상태가 동적균형이죠.

 

동적균형이 안된다면 근육이 없다는 뜻이고,
근육이 없는 이유는 반복해서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고,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동기가 올라오지 않아서이고,
동기가 올라오지 않는 이유는 1인칭 주체적 관점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09 (13:00:04)

1.jpg


장종훈의 손바닥


2.jpg


박병호의 손바닥.. 노가다 한 달 정도 한 손.


3.jpg


강정호의 손바닥.. 애기손이자나. 노가다 일주일 하면 일케됨.



박병호, 강정호 손바닥에 물집이 좀 잡혀있지만 장종훈에 비하면 이건 아니죠.

굳은 살이 생기지도 않았어요. 물집이 잡히는 게 바로 연습부족의 증거입니다.

그러니까 장종훈처럼 하루종일 배트를 휘두르는건 미련한 짓이라는 말이죠.

근육을 만드는게 아니로 병을 만드는 겁니다.


프로틴을 먹어야 근육이 생기는 거죠. 배트 휘두른다고 근육이 생기느냐고요. 

정답은 밸런스입니다. 체중을 늘리거나 줄여서 적합한 밸런스를 만들면 됩니다.

근육을 만든다면서 병을 만드는 바보짓이 넘 많다는 거죠.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09 (17:13:09)

야구중계 중에 아나운서왈

야구선수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외국인 선수와 대화하기 때문.

영어가 안 되는 이유는 외국인 앞에서 말실수를 하는데 대한 두려움 때문.

덕아웃에서는 한국인이 다수고 외국인이 소수이므로 야구선수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거.

한국인이 소수고 외국인이 다수면 오히려 심리적 장벽이 생길수도. 

류현진은 쉬워도 이치로는 어려울듯. 

장벽을 넘는게 중요하다는 말. 

항상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습니다.

그 장벽을 넘으면 순식간에 강해집니다. 

급소가 있고 소실점이 있다는 말.

근육을 키우고 그 근육의 밸런스로 장벽을 넘는 것. 

두려움없이 뻔뻔해지는게 영어근육이겠죠. 

그냥 뻔뻔하면 안 되고 설레임이 있어야 하는게 밸런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9.09 (18:20:58)

영어가 안되는 이유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대화를 하지 않으면 일이 안되는 갇힌 계의 설정이 중요.
속이 터져라 갑갑해지면 자연히 말문이 터짐.
반면 내가 아니라도 말할 상대가 있으면 안함. 끝까지 몰아붙이는, 선택지가 둘만 남는 상황까지 가게 만드는게 중요. 나랑 말하던가 불편하던가. 상대와 내가 일대일로 서게 해야함.

제가 돌아 댕기면서 영어로만 대화했는데, 다 다른 나라 사람입니다. 인간의사소통의 끝판왕을 경험한 결과, 갑갑해야 말합니다.

야구선수들이야 서로 말 안하면 공을 엉뚱한데로 던지니 말을 할 수밖에 없죠.

영어는 몸짓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소통 수단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건 아니고요.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4.09.10 (02:38:35)

영어를 인도 포닥한테 배웠는데,

그시절에, 인도 포닥한테 포트란 프로그래밍배운다는 '설레임'이 있었고, 12시간은 같이 붙여다녀도 피곤치 않고, 밥도, 그넘 집가서 카레 만들어 머꼬, 인도 신들이야기 다들어주고, 그러다 보니 영어가 됩디다. 몰론 힌디 잉글리쉬가 되어서...

미국인들이 저보고, 인도에서 왔냐면서 웃기는 소리를 좀 들었지만 ㅎㅎ

설레임, 이거 굉장히 미학적으로 중요한 말.
프로필 이미지 [레벨:9]무득

2014.09.10 (11:03:38)

글 내용 보다 냥모님은 구조론 시험에 통과 했다는 거!!!

 

합격을 추카드립니다.  짝짝짝!!!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14.09.11 (14:11:47)

잘 할려고 하니까 어렵습니다.

영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숱한 설레임의 끝에서

마침내 꿈속에서까정 설레임이 이어질 때쯤

알통 하나가 생기는 것이지요.

 

탁구가 그렇고,

당구가 그렇고,

영어가 그렇고,

테니스가 그렇고,

구조론도 그러하것지요.

 

좋은 코치가 있으니

시키는대로 잘 따르면

언젠가는 다들 미끈한 근육을 갖게 되겠지요.

[레벨:2]김지영

2014.09.12 (00:51:29)

소설가 박민규의 데뷔작인 " 삼미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하네요.
이 작가는 천재죠. 우리 나라 작가 중에 이 작가만큼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춘 작가가 있을까 싶어요.
세상을 보는 소설가의 관점이라고 하면 박민규쯤은 되어야 읽기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아깝지 않은 것 같아요.
아, 한 분 또 있다! 좀 다르지만, 김영하!! 이 사람은 무당같음.

몇 달 전에 ebook으로 동렬님의 돈오를 읽었는 데,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글과 함께 수록된 사진이
내용을 극적으로 돋보이게 하더군요. ......돈오란 만남에서 시작되어 관계로 승화가 되는...., 관계 속에 있는
나의 역할이라는 거니까...ㅋㅋㅋ 아무튼 마음이 가벼워 지는 책이에요. 동렬님 내용은 한큐에 명확히 해결이 되는
지점이 있죠. 돈오라는 책은 유머 있으면서 마음이 참 따뜻한 내용의 책이었어요.
쭉 비유적 화법으로 한 참을 나가다가 대뜸 대놓고 말씀하시는 부분(아무래도 못 알아먹을까봐?)에서 탁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요.

음..? 언뜻 내용이.....삼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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