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어제에 두 편에 이어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글이다. 


1. 이 세계를 관통하는 원리

하나의 관점을 가진 개체(구조체)가 있고 개체는 자신이 가진 관점으로 다른 개체(구조체)와 관계를 맺는다. 

이미 관계를 맺은 개체도 외부의 또 다른 관점을 가진 개체와 관계를 맺는 방법으로 기존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다. 

이는 반응하지 않고 고착된 두 개의 상이한 화합물에 촉매제, 유화제 등을 이용해서 새로운 화학반응을 이루어 내는 방식과 같다. 반대로 이미 화학적 결합을 이룬 물질에 제3의 물질을 이용해서 기존 결합을 깨뜨리고 다른 화학결합을 유도해 내는 일도 가능하다. 

매트릭스는 중첩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하위에서 성립한 매트릭스는 상위의 매트릭스 구조를 거스르지 않는 일관된 특성을 지닌다.  

이는 자연계에서 양자력, 전자기력, 중력이 한 공간에서 중첩되게 관찰되는 것과 같다. 

 

2. 신기술 세력이 기존 관계를 무너뜨린다. 

임진왜란 후에 총포가 들어오고 특용작물이 들어오고 농사법이 개량되어 조선사회의 생산력이 크게 증대된다. 이 때 사회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귀족사회에서 시민사회로의 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두 차례 전쟁으로 기존 양반들도 많이 죽고 없는대다 인구가 줄어 자기 땅을 소유한 자작농이 늘어났다. 여기서 세력을 이루어야 했다. 

유럽에서도 페스트와 십자군 전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귀족, 농노의 수가 줄어 공간에 틈이 생기자 상거래를 중심으로 도시의 시민이라는 세력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런데 조선 자작농들은 특용작물과 신농사법으로 재미를 좀 보더니 상거래 세력을 발달시키는게 아니라 몰락한 양반 족보를 사서 양반행세를 한다. 이럴수가! 명백한 퇴행이다. 공간이 생겻는데 그 공간을 이전과 같은 관점으로 다시 채워넣은 것이다. 

*다음에 인간의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퇴행 행태에 대해 따로 글을 쓰겠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기회가 왔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 올 거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지식의 평균수준이 높은 나라다. 비교적 신기술에도 민감하다. 그런데 이 기술인력들이 저마다 꽃을 피워 다양한 도전을 하지 못한다. 재벌과의 주종관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삼성이라는 재벌이 휴대폰을 하나 만들 때 거기에는 수백개에 해당하는 중소기업들이 주종관계를 이루어 달라붙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 중에 세계를 향해 발을 뻗어놓고 누구와도 평등하게 거래관계를 하는 그런 기업이 없다. 전부 다 재벌 기업에게 인맥으로 의존해서 먹고 살아간다. 중소기업 스스로 노예를 자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개발할 머리는 있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단가 맞추기를 하고있다. 판정기준이 신기술이 아니라 단가가 되니 중국업체에게도 밀린다. 

휴대폰 부품 개발업체라면 당당하게 노키아와도 협상하고 모토롤라와도 견적볼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업체와도 거래해야하고 인도업체와도 거래해야 한다. 그렇게 다양성을 타진하면서 거기서 동력을 얻어서 국내 관계도 개선해야한다. 기술력의 완결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저 하루하루 밥숫갈이나 뜨며 살자고 하고 있는 짓거리가 국가 전체를 퇴행시키고 있다. 

신기술인력들이 노예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벌과 거래를 하지말라는게 아니다. 때로는 겉으로 웃으면서 고개를 숙일 수는 있다. 그러나 마음속에 칼을 묻어야 한다. 

인터넷을 선점해야 되는데 조중동 재벌에게 포탈 선점을 당했더니 앗 하는 사이에 방송법, 저작권법으로 네티즌을 압박해 들어온다. 조중동은 본심대로 주종관계를 맺자고 한다. 네티즌 원주민들이 저작권법 때문에 줄줄이 굴비엮어 팔려갈 참이다. 

기회는 다시 온다. 재생에너지,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신소재, 바이오공학, 인터넷의 재질서화 기술 등 분야는 많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선점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하겠다. 

그러기에 앞서 모두들 구조론의 기본 원리를 마음속에 새겨두라.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07.25 (17:21:36)

때로는 현대나 삼성같은 브랜드로 국외로 나아갈 필요가 있지만, 기술 자체만으로도, 브랜딩할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노래방기술을 가지고, 기계를 만들던 친구녀석이 늘 생각나는 지점인데, 충분히, 그 기술력으로, 동남아시장에 나설수 있었는데, 수익구조가 생겨도, 늘 라면에 밤샘에, 피곤하게 담배피고, 술먹어야하고...그럽디다. 코딩도 잘하고, 탁월한 아이디어를 implement할 기술력을 가진 친구인데...

제 의견은, 대기업과의 갑을 관계로 묶인 부분도 있지만, 문화의 천박이 개인의 삶을 변모시키지 못하지 않나 합니다.

제경우는, RF node를 가지고, 네트워크시켜서, 기상시물레이션의 input data의 질을 높여주는 작업을 하고 싶은데, 이게 될려면, 참여자의 숫자 (RF node 의 갯수와 맞물려 있죠)가 관건입니다. 아주 단순한 기술이지만, 참여자에게 '자부심'을 줄수 있고, 결과물이, 기상시물레이션과 맞물릴경우, 기상예측의 계량적 향상을 불러올수 있는 현실적 이익이 존재하죠.

대충 만들어서 대기업에 상납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중견 외국계 기업과 딜을 할수도 있고, 인도 연구자들과 prototype을 가지고 초기 연구를 해볼수도 있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5]기준님하

2009.07.25 (20:14:49)


하시는 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십시오. 흥미가 있습니다. 
새로 포스트를 써도 되고 이메일을 주셔도 됩니다. 
kizllen@hotmail.com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09.07.25 (23:40:23)

게시판에 자세한 내용은 올리도록하죠.

전문적으로 말하면, 저는 수문학 (hydrology)를 공부하는 박사과정학생입니다.
학위과정중에, RF node를 사용해서, 눈 (snow)측정을 하는 transmitter/receiver 시스템을
다뤄본 경험이 있죠.
실은, 맨땅에 헤딩하며, 손해보고 National Instrument에서 장비사고,
욕먹고, 전기과(electrical engineering)에서 신호처리 (signal processing)하는 건너 건너
아는 사람들한테 질문하고, 그렇게 위의 RF 장비와 더불어, 수문이나 기상장비를 접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기상예측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수치해석 모델과 함께,
수문 기상 장비가 발달이 안되면, 모델의 예측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자명한 사실입니다.

실제적인 모델이 되었던 회사는 Vaisala 라는 핀란드계 수문기상 장비회사.
중국의 기상청과도 계약을 따내는 회사인데,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회사를 하는것도 아닙니다.

브랜딩과,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이 있더군요.
더 깊은 이야기는 게시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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