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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읍내리
read 5570 vote 0 2009.04.10 (08:53:32)

읍내리님께  글의 덧글을 아침에 다시 수정하고 보니 길어져 게시판에 올립니다..


즐겁습니다..
사실 몇일 전에는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몇일 만에 학습이 되는군요..

긴 호흡으로 천천히 그려 왔습니다.
몇해 전에 제 그림을 액자 맞기는데 액자집 사장님께서 그림이 동남아 그림 같다길래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지금 그런 즐거운 느낌입니다..

사실 주류를 친다??
세력을 형성해서 어떻게 풀어간다는 전략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제 자신에게 쳐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기운을 내고는 있습니다.

당연히 주류를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변방에 대한 인식도 뚜렸합니다.

^^
사실 제 발톱을 드러내면 주류나 기성체제에 대한 거부감만큼은 자신있습니다.
부딛쳐 풀어 헤쳐버리고 픈 마음 간절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제 내용이 중요하기에 긴호흡으로 점찍기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서서히 손목 어깨로 넘어와 온마음으로 그려질 날을 준비합니다.
빗살무늬로는 그냥 죽지 않겠다고 먼저 게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순간순간 저를 지우는 느낌도 방법으로나마 그려가며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 습관이 쌓여 저를 지우는 방법밖에는 없더라구요..
순간 닥쳐오는 분노에는 어쩔수 없다해도....
한 10여년 점찍어 왔습니다...
이제는 몸도 힘들어하네요..어쩔수 없이 시야를 키우고 변화시킬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좋아요.
더 이상 이대로 힘들 상황을 잘 만들어 온 같아요.


얼마전 홍대앞 젊은 친구들이 미술웹싸이트에 광고낸글이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갤러리를 만들어 꾸려나갈 젊은 작가 열명을 구합니다.
일인당 200만원에 월20만원씩 부담한다고 생각하고 작가스스로 갤러리를 만들어 꾸려가자며.....
흥분되고 즐거웠습니다. 치사하게 전 나이 제한에 걸리더라구요^^
올 것이 오고 있구나..신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겠구나 즐거웠답니다.
역시 젊은 친구들이라는 생각입니다.
마음은 이미 그들과 동지랍니다. 지적하신데로 젊은 사람들이 훨씬 앞서 갑니다
시야가 좁지만 주변부터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음성에서 갤러리를 꾸려가며 전시하는 일도 작고 미미하지만
하나의 작은 사건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화가이기에 제게 제일 큰 사건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기에
그림을 그려 갈 수있는 그 사실 자체에 매달리는 형편입니다.


어찌보면 같은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혼자 풀어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음성에서 전시하며
인터넷 열린세상을 힘 입어 현실을 해결하며
혼자 풀어가보려는 답답한 이야기속에는
주류와 기성에 대한 나름대로 치열한 투쟁이 있지만
세력화되지 못한 부실함과 근본적으로 작품의 성향과 내용이 부족한 한계를 안고 가고 있다는 지적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즐겁습니다.
비록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고
방법적으로도 옳든 그르든 시도하고 부딫치고 있으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파편처럼 움직이는 이런 모색은 얼마든지
세상을 움직일 힘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세력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살아 온 과정이 혼자의 시간이 많아서
건강한 세력에 진지하게 고민을 못 해봤습니다.
부러워만 하고 있었지요..
전 음악을 끼고 삽니다...하루에 대부분을 음악을 틀어 놓고 사는데
특히 재즈에서 치열한 삶을 산 사람들은 김동렬님 말씀대로 건강하게 몰려다니며
미친듯이 상승작용을 하며 더 더욱 새로움을 만들어 낸 과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룹이나 집단에 억매이지 않고 개인이 살아있는 그들의 덩어리를 부러워했답니다.
솔로앨범에서는 별 느낌을 못 주다가도 어떤 이들과 만나면 활화산처럼 타올라 부딫치는
아름다운 열정을 매일 음악을 통해서 만나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력???
아직도 피곤하고 불편하게만 느껴집니다.
뜻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조촐하게 나눌 마음이겠지만..
세력???? 중심....??? 밀린다거나..이런 느낌은 낯설기만합니다.
이미 변방에서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은 더 밀릴 곳도 없으며
기획과 의도로 바꿀수 있는 작품세계라면 이리 고민도 안 할 것 같습니다.
예술가의 한계겠지만...자기 갈 길을 뚜렷하게 가는 것도 진지한 투쟁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B급문화와 민화적 상상력의 움직임과 호응이 2차대전이후라 말씀하시지만
전 이미 까마득한 먼 옛날부터라 생각합니다.
아니 생물계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밟으면 밟는데로 밟혀만 주고 살았을까요??
근대적 각성??? 이딴거 모르고
근대적 시민의식없어도 나 괴롭히면 참다참다 그냥 안 있습니다.
게다가 문화가 유통되어 전승되고 인정되고 서술되야만 문화일까요
당시 당시 즐겼을 그 수많은 반항끼들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납니다..


예전에 반골기질의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았던 치열한 삶을 항상 상상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면 역사로 정리된것들 외에 삶이 훨씬 다양하고 많았을 느낌입니다.
지금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들처럼..
오히려 중심과 주류의 이야기가 단순하지요 그들은 비슷한 흐름으로 변신을 거듭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동네동네마다 개인개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는 훨씬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 자체가 세력이라 생각합니다.
꾸준히 근근히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온 그 기운이 진정한 세력이라 생각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세력이란 뜻입니다.
바닥들은 두려울 것도 없고 더 이상 갈데도 없지요
바닥들의 영악한 생존능력 그 무서운 힘에는 문화든 IT든 최첨단이든 반란이던 반동이던
모일때 모이고 흩어질때 흩어질겁니다.
세력이란 말이 거대한 힘을 가두는 느낌이고 세력이란 말이 오히려 개인화되는 느낌입니다.

거대한 고목이 가려버린 햇빛을 조금이라도 받아내기 위한 모색..
정 안되면 햇볕을 안 받고라도 살아가보려는 여린 생명들의 간절한 몸부림들은
세력이란 인위적인 말로 이야기되기에는 더 절실하고 간절한 무엇이 있습니다.
간절해서 움직인 하나하나는 그 사실을 몰라도 이미 간절한 여럿은 같은 길을 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나중에보니 세력이라 불릴 만큼 하나하나가 어느정도 들판을 차지 했고
안정되게 양분을 받으며 살아가는 개체가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나약하게 보이는 각개는 집단행동을 할때는 할 줄 압니다.
그것은 중심에 대한 반란, 반격이런거 필요없고 단지 그냥 살려고 합니다.

그럼 그 무리들..그들을 어쩔까....?????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생존방식을 가진듯 합니다.
누가 누구를 알며 인맥이 어쩌고 혼맥이 어쩌고 족보가 어쩌고.....이제는 아무 감정이 없습니다.
나약한 그들의 생존방식일 뿐 ..
그들이야말로 세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활용하며 번식하는 듯 합니다.
그들의 세력...그에 반하는 세력....

결국 세력이라 불리우는 생존방식과
중심에 관심없는 많은 섬세한 생명들은 이미 각자가 또 다른 우주의 중심들입니다.
전 단지 생존에 관심이 있을뿐입니다. 또 많은 이들이 그럴겁니다.

전 식물을 자연예찬이나 미의찬미 이런거 그린거 아닙니다.
그런데 가만 들판을 들여다 보니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더군요..
보이는 들판만이 아니라 허공과 땅속까지 그들의 치열함은 상상이상이겠더라구요...
그런데 살건 살고 죽을 건 죽는 그 현장에서 오히려 평화롭습니다.
그냥 그자들도 살고 나도 살 궁리를 합니다.
그들을 미워하고 증오해봐야 제 한계만 뚜렷이 나타날뿐입니다.
들판에서 느낀건 내가 살자 입니다....
살자..그것도 아주 잘 살자.....
지극히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발상이 아니라 건강한 의미의 나와 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의 치열하고 내밀한 이야기는 결코 개인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내 생존을 위한 생각은
남들도 그렇게 이미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앞서갈 생각도 뒤따를 생각도 없읍니다.
각자가 진지하고 치열하게 움직일때 그 길이 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세력이라 불리우기 이전에 바닥들은 언제나 생존으로 연대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순간 손을 잡느냐 마느냐는 단지 이벤트라 생각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09.04.10 (10:24:39)

박지원 유리창 가다는 그림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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