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탄핵 문제에 관해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 이재명이더군요. 저는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가 있으니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포스팅이나 댓글 가리지 않고 탄핵은 사라지고 이재명 얘기만 나오길래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그동안 이재명의 지지여부에 대해서 한 번도 글쓴 적이 없다는 부분을 밝힙니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재명에 대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윤석열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지지한 바가 있습니다. 박원순, 안희정, 김경수 등 유력 후보들이 다 아웃 되었고, 진보진영의 X맨 이낙연의 퇴출로 범진보측 인재풀이 확 줄어들면서 이재명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었지요.
과거 이재명은 워낙 어려운 형편에 가난하게 살아서 학교를 다니기 어려울 정도라 소년공으로 공장에서 일하다 부상을 당해 장애를 입었습니다. 그러다 모진 고생 끝에 각성하여 변호사가 되고 시민운동을 하고 성남시장으로서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도지사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기고, 유력 대통령 후보의 한 사람이되었습니다. 야생성이 강하고, 주변의 인물들의 질도 그리 좋지가 않았습니다. 소위 말해서 어중이 떠중이 등 별의별 사람들이 그의 근처에 모인거죠. 기득권도 아닌 사람이 그 자리까지 올 때 어떤 난관을 넘었을지 저는 가늠이 되질 않습니다. 시장과 도지사 시절, 지역의 문제를 이재명 팀차원에서 해결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없다면 이상한 일입니다. 정치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며 현실의 부조리를 바꾸는 고도의 기술이자 팀플레이입니다. 이런 그에게도 여러가지 흠이 분명히 있고, 잘못한 부분도 여럿 보입니다. 현행법 위반으로 재판을 통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는 그리 문제될 만한 일은 아니나, sns활동에서 미심쩍은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란수괴인 윤석열의 직무를 속히 정지시키는 것입니다. 국민을 버리고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짝퉁 국민의 힘당의 정치적 꼼수를 신속히 차단하여 윤석열 자진 하야 or 탄핵으로 가야 하는데, 다들 이재명이 문제고, 이재명이 대법원 판결을 무산시키려고 이렇게 빨리 빨리하는 거라고 하니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미 윤석열이 주장한 비상계엄은 비상계엄이 아니라, 비상계엄을 가장한 친위 쿠테타였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국민의 힘은 자신들 살 궁리를 찾기 위해 계속 이재명을 물고 늘어집니다.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이럴 때는 정공법이 맞습니다. 정치적 수사나 단계적인 방법 같은 것은 먹히지 않습니다.
만약 윤석열의 내란책동이 성공했다면, 여기서 이렇게 저희가 얘기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 시간에 달려간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노동조합원들, 시민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대한민국을 지켜낸 것입니다.
요즘 폐친들이 하는 것을 보면, 말로는 나라 경제 걱정, 국가 신인도 걱정하는데, 외국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민주주의가 공고하여 아시아의 모범이 된 대한민국이 저렇게 허술했나 하는 것이 첫 번째고, 그 다음으로 친위 쿠테타가 실패했음에도 쿠테타 주모자인 윤석열이 직무정지도 안되고, 탄핵도 국회에서 부결되는 상황이니 대한민국을 더 못 믿지못할 국가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조국 사태의 자녀 입시 문제 논쟁도 그랬고, 대선에서 김건희에 대한 문제가 여성문제로 비춰지는 것도 그랬습니다. 차리리 그때의 의견 불일치는 이해라도 됩니다. 입시문제, 여성문제, 군대문제 등은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서로 의견이 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지나고 보니 그때 검찰개혁을 놓친 것이 지금의 비상계엄으로 이어졌고, 김건희 문제는 단순히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운영이 비선세력과의 불법적인 연결고리로 국정농단의 근원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무려 21세기하고도 사반세기를 지나는 시점에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불법적으로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을 체포하여 대한민국 헌정 운영을 무력화고 독재권력을 강화하려고 했던 이들을 가만둬야 되겠습니까?
이재명이 싫어도 탄핵이 답입니다. 이재명 말하는 순간 논의가 산으로 갑니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은 여러분이 이번 토요일에 윤석열 탄핵집회에 나가는 것입니다. 국회앞 도로와 여의도 공원을 가득채웠을 때 윤석열은 탄핵됩니다. 그 다음에 이재명도 욕하고, 조국도 비판하시는 것은 자유입니다.
헌정이 유린된 대한민국의 정치 위기는 진짜 국민의 힘으로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하도 탄핵이 시급한데 하도 이재명 걸고 넘어져서 쓴 글입니다.
이재명은 이번에 공을 세워 과를 덮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