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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이상우
read 5027 vote 0 2023.12.06 (14:08:48)

아이들 멘탈이 왜 이리 약할까?
기질 부분도 있겠지만, 부모가 약하게 키워서 그렇다. 그렇다면 부모가 아이들에게 부드럽게 얘기해서 그럴까? 천만에. 부모는 아이들에게 폭언도 쉽게 한다. 다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약하니, 밥줄과 휴대폰 허가권이 부모에게 있으니 대들지 못할 뿐. 그러다 학교에 오니 다들 어리광이다.
'상처받았어요'
'선생님 무서워요'
상처는 누가 주나, 상처는 왜 받았을까? 교사가 무섭다는 의미는 무엇을 담고 있을까? 상처를 받았으니 상처준 사람이 책임져야하고 교사가 무서우니 교사가 고쳐야 할까?
이런 단편적인 생각만 가져서는 아이가 달라질 수 없다. 더군다나 지금 아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정서발달 실종상태를 겪었다. 다양한 상황에서 무수한 감정을 경험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의 부정적 감정에 대해 어르고 달래기만 해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길러지지 않는다. 부정적 감정도 충분히 느끼면서 견디기도 하고, 상대와 다투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균형있는 사람으로 성장해나간다.
문제는 코로나 위기상황을 거치면서 대인관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아이들이 가정에서도 정서교육, 사회성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니 다툼이 없을 수가 없다. 아니 조금만 불편해서 서로 멀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예전에 비해서 여학생이나 남학생이나 4~5명이서 무리지어 다니는 경우가 매우 적다. 2~3명 정도 모이고, 혼자 있는 애들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쉬는 시간 놀이할 때 남여 학생들이 서로 같이 잘 어울리고, 코로나 상황에서 대인관계가 적은 만큼 부정적인 경험도 적다는 점, 어떤 경우 교사의 가르침을 스펀지가 물을 빨이들이듯 잘 소화하고 따른다는 점이다. 물론 이 또한 계속 반복과 연습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
학생들에게 윽박지르듯이 자주 혼내는 것도 문제고, 특히 특정학생을 반복해서 공개적으로 혼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사의 전문적 판단으로 공개적으로 한 두 번 혼냈다고 인권침해니 아동학대니 하는 것이야말로 교사의 교육적 권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얘야, 너는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어. 니 맘대로 해'라고 공부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다. 그 결과 아이는 학교에서 긴장이 풀려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친구 관계에서도 제멋대로 하거나, 자신을 피해자 프레임에 가두고 누군가 나를 불편하게 않는지에만 신경쓰는 피해의식에 빠진다.
학급에서 교사가 학생과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고, 아이들끼리 개인대 개인으로 개인 대 집단으로, 집단 대 집단으로 상호작용할 기회를 줘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학급대 학급, 학년 대 학년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서로 접촉할 기회를 줘야 애들의 다양한 경험속에서 다양한 느낌과 생각을 하게 되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 교육은 어떤가? 연극과 체육이 활성화 되어야 하는데 많이 빈약하다. 미술교육의 수준은 처참하다. 체육교육은 부실하다. 갈수록 안전사고, 학교폭력 민원에 체육교육과 체험학습이 위축되는 측면이 참 안타깝다. 최근들어 갈수록 '얘가 제 정신이 아니구나' 하는 애들이 늘어나고 전교에 한 두명이 아니라 한 학년에 몇 명씩 꼽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예전의 문제행동 학생과 양상이 좀 다른 것은 '이상행동'의 범주의 행동과 유사하다는 점, 돌발행동이 잦아서 아이를 이해하기 굉장히 힘들다는 점이다.
내 눈에는 다 보이는데, 어떻게 하자고 말도 못하겠다. 가정이든 학교든 다들 그렇게 못하는 이유가 해야 할 당위보다 더 많으니 말이다. 할 말은 많지만,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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