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언제까지 학생이 아닌 성인에 의한 폭력, 그리고 학교 밖 사건까지 학교에서 다뤄야 할까?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내 폭력집단인 소위 '일진'들의 폭력과 심각한 따돌림으로 인한 학생들의 회복불가능한 피해를 막고자 만든 법이다. 그런데 현재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는 장난이나 사소한 갈등도 모두 학교폭력 사안절차로 다뤄서 학부모 사이의 갈등과 분쟁이 커지고, 행정력의 낭비는 물론 학교의 교육력을 약화시켰다. 우도할계란 말이 있다. 소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 우리사회에서 이렇게 과도하게 적용되는 법률은 아동학대처벌법과 학교폭력예방법이다.
학교폭력 신고시 신고당한 학생이 최대 7일까지 즉시분리되는 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조치다. 국회의원이 법안 통과 당시 관련학생의 갈등을 완화하고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피해학생을 분리한다고 공식적으로 말해놓고서, 정작 시행령을 만들 때는 '이건 개악' 이라면서 말을 바꾸고 교육부를 압박하니 교육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국회의원의 비상식적인 압박에 굴복하여 2021년 가해학생을 3일간 분리했고, 이제는 교육부가 한술 더 떠서 2006년 청주 중학생 고데기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 더글로리와 2017년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불복으로 여론이 안좋자 최대 7일까지 즉시분리를 시켰다.
학폭 관련 뉴스가 나오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필수인데, 언론은 그저 선정적인 보도만 한다.
예전에 수원에서 초등 6학년 학생이 sns상에서 중학생들에게 도발하여 만나서 현피뜨자고 해서 노래방에서 폭력이 이뤄졌다. 이게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나? 학폭위에서 다뤄야 하나? 촉법소년 이상이니 경찰서 조사는 이뤄질 것이고, 학교에서는 필요한 경우 교육적 조치하는게 맞다. 물론 저 정도 비행수준의 학생들이라면 교육적인 선도가 쉽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은 학교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가? 부모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흉포화라는 말은 적절한가? 학생들의 학교폭력 민감성이 높아져서 신고율이 높을 뿐이다. 흉포화? 예전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더 폭력적이라는 것은 학교폭력 유형별 통계조사에서도 증명된 부분이다. 교사도 학생을 체벌하지 않고, 학교에서 십년 이상 학교폭력예방교육을 꾸준히 하여 학교에서 심각한 물리적 폭력은 드문 일이 되었다. 부모들의 체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사회적으로 약자에 대한 인권을 존중하고 관련 법률을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폭력이 흉포화되었다고? 말죽거리 잔혹사나 영화 친구를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심각한 학교폭력이 지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실은 제대로 확인하고 발언을 해라. 그냥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믿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학교폭력예방법의 효과로 학교폭력의 빈도와 강도는 줄어들었으나 학생들의 사회성은 더 약화되었다. 학교폭력이 아님에도 학교폭력의 프레임으로 다루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갈수록 학폭위에서 조치없음이 늘어나고 있다.
교사에게는 수사권이 없다. 건조하게 조사를 한다. 조사만 해야 하나? 상담도 한다. 피해학생, 가해학생, 피해 학부모, 가해 학부모 상담하다보면 학교폭력 신고 접수 1건당 최소 10시간~30시간 이상 소요가 된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으로는 더 이상의 학교폭력예방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미 충분히 학교를 쥐어짰다. 마른 행주를 짠다고 물이 나오진 않는다. 하지 말 것을 하지 말라고 하지 말고, 해야 할 것을 더 해야 폭력은 사라지고 성장과 행복이 펼쳐진다. 체육, 음악, 미술, 연극(예술)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움직임욕구를 실현하고, 다양한 정서를 충분히 표현할 기회를 줘야 한다. 가장 좋은 학교폭력예방교육법은 선생님들이 의무가 아닌 자율로 교실이나 복도, 학생 화장실을 가급적 자주, 불규칙적으로, 머무는 시간도 규칙없이 하는 것이다. 광주의 고등학생이 쉬는 시간에 목졸림을 당해서 기절할 정도로 괴롭힘 당했음에도 학교가 알 수 없던 것이 학교의 잘못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생명과 인권보호을 위해서 선생님들이 나서줘야 더이상의 비극을 막을 수 있고,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 동력이 생긴다.
학폭문제해결을 위한 연구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그동안 연구는 학교폭력예방교육에 대한 연구나에 치우쳤다. 그나마 최근에 각 나라의 학교폭력의 정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전세계에서 가장 폭넓게 학교폭력을 정의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임이 밝혀졌다. 가장 폭넓이 넓다는 의미는 그만큼 학교에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해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너무 많은 학교폭력 사안으로 학교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학교를 제대로 지원하지도 않으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모든 업무와 책임을 떠넘기는 교육부는 도대체, 교육을 무엇으로 아는 것인가? 학교를 어떻게 취급하는 것인가?
학교폭력에 대한 연구는 다른 나라에서는 학교폭력 문제 중 어느 범위에서 학교가 어떤 권한을 갖고 어떤 시스템으로 다루고 있는지, 외부의 지원은 어떠하며 타기관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학교에서 작용하는 학교폭력 업무처리에 대해서 어떻게 견제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에서 학교폭력 문제를 전공한 전문가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이화여대 오인수 교수 1명으로 알고 있다. 교육행정, 교육법, 상담 전공자가 학교폭력의 전문가인양 나서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학교폭력예방법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 내에서 발생한 폭력, 인간관계의 계속성이 있는 학생 간의 사이버 폭력,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심각한 힘의 불균형에 기인한 폭력에 한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경우 학교에서 다룰 수준이 넘는 강압적인 성추행과 집단에 의한 물리적인 폭력은 수사기관이 맡고 학교는 현재의 행정중심의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가 아닌, 피해학생 회복과 가해학생 선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학생 자치가 활성화되어 학생 동아리가 늘어나고, 또래상담 동아리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교사나 학생들이 운영하는 스포츠 동아리 숫자가 많아지면 학교폭력이 줄어들게 되어 있다. 초기에는 다툼도 생기고 유사학폭사례같은 것이 생기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학생들도 안정되고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의사소통능력과 갈등조정능력을 키울 수 있다.
너무 소송 좋아하면 안된다. 학교폭력문제를 소송으로 다뤄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자녀의 학교폭력 가해사실이 분명하고 처분도 적절함에도 끝까지 부인하고, 피해학생을 맞학폭으로 고소하니 문제다. 객관적인 피해사실이 크지 않음에도 부모의 자존심싸움에 휘말려 변호사를 채용하고 행정심판은 기본이고, 형사고소는 물론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이 경우 패소할 확률이 매우 높다. 변호사만 좋은 일 시킨다.
민사소송으로 변호사 선임비용까지 건질 수 있는 경우는 더더욱 적다. 변호사 채용이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 제대로 알아보고 해야 하는데 변호사 선임하면 뭔가 될 거라 생각하고 학폭문제에 변호사를 개입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피해측이 승소한 뒤에도 학생들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닐 수 있고, 법은 알아두면 좋지만 법적 대응은 보충적이고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하지만 감정적으로 법에 매달리니 학생회복과 학생교육도 안되고, 가정불화만 심해진다.
사실 학교폭력의 가정 큰 피해는 학생들이다.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부모들이 자녀들 앞에서 학교를 비난하고 교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니 학생이 만나는 첫 사회인 학교를 불신하고 교사에게 실망하여 교육적 권위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학교는 배움의 장이다. 성장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불편함을 견뎌야 하고, 용기있게 자신의 어려움을 교사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없을 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신의 요구 수준을 낮출 수 밖에 없다. 인간관계는 상호적이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과 타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는 경우도 있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교육이다. 인생사 많은 부분은 내가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달라지는 것은 상식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그런 것을 가르치는 곳이고, 이런 소중한 역할을 하는 교사의 교육권을 존중하고 전문성을 인정해야 우리 교육의 미래가 있다. 미래교육의 학폭문제해결의 열쇠는 전면적인 법개정과 심각한 학교폭력의 수사기관 이관, 학교의 교육적 권한 부여와 지원강화에 있다. 그리고 나서 학교를 견제하면 좋겠다. 권한도 지원도 허울 뿐인데, 학생을 약자로 규정하고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교사를 옥죄는 일도 이제 멈추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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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이동엽 및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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