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연공서열에 대해서 고민해봐야한다. 

돈이 제법 많이 들거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인생의 주기가 있다. 무조건 연식이 오래되었다고 월급을 많이 주는건 시대에 안맞고, 월급 이외에, 50-60대 넘어가서 아이들이 다 성장하면, ETF라든가,  특화된 의료보험 (나이가 들면 병이 자연스레 생긴다.), 연금혜택쪽으로 돌리는게 개인에게도, 법인에게도 이득이 된다. 아래는, 어찌보면 개인사이지만, 1990년부터 2022년까지 개인이 느낀 한국과 미국에 대한 경험치들. 다시한번, 50대 이후 남자 가장이 돈이 모자라단건, 20-30대때 외벌이로 가정에 소홀히 했던것에 대한 열등감이다. 90년대의 기러기족, 2000년대의 외로움족 이게 다 한 줄기로 설명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회학자를 본적이 없는게 억울함. 왜 한국 출산율이 0.88이 되었겠냐고....제길슨.


10대까지는 아무래도 교육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특별활동과 독서시간이 내 자아의 많은 부분을 형성하게 해준다. 방송반, 교지편집반 같은 소규모 그룹에서의 활동들은 연대감을 가져다 주고, 80-90년대의 수준 낮았던 부모세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20대까지는, 대학과 군대인데, 90년대 대학 모습은 80년대 점조직 운동권들이 대중화의 단계와 96년 연대항쟁의 결과로 운동권 끝무렵을 보여주는 시기. 그러다보니, 조직내에서 극단주의 세력들이 환경 (신토불이), 여성 (극단적 페미)로 치달은 결과를 낳았다. 운동권에 들어갈 무렵, 군대를 선택했고, 빨리 군문제를 해결한게 빠른 유학으로 옮겨가게 된 계기가 됨.


30대에는, 유학 초반부의 붕괴와, 갑작스런 결혼. 그리고, 곧바로 시작된 육아와 유학말미의 고학. 그래도, 30대 초반중반이기때문에 어느정도 체력이 뒷받침이 되는 시절. 게다가, 아직 미국 이민사회의 연령대가 40-50대 위주라, 한인교회 안에 주일학교가 잘 설치되어있어서, 일요일에 2-3시간만이라도, 육아의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었음. 아기를 받아주던 주일학교 봉사자가 천사로 보일 지경. 커다란 가방에는 기저귀, 우윳병, 분유, 물티슈 (이게 정말 중요!), 여벌 옷 (아이옷은 언제나 젖거나 지저분해지니...), 간단한 이유식을 이고 지고 돌아다니던 30대 중반의 나. 게다가, 와이프도 같은 유학생에 맞벌이라, 육아와 가사는 50대50. 실제로, 둘째가 태어나서 장모님과 와이프가 출산후 휴가를 내고 있을때, 첫째를 데리고 샌프란시스코 학회를 간적이 있음. 첫째가 만3살이었으니까, 유치원다닐 나이인데, 2012년 당시만 해도, 미국 학회에는 탁아소를 9-6로 운영했음. 저녁에 동료들하고 맥주라도 한잔 해야했지만, 유모차를 끌고, 타이 레스토랑에서 아이 잠들기를 기다리던 순간들. 그리고, 하루를 휴가 내어서, 샌프란의 동물원과 수족관을 거쳐, 마지막에는 미국식 중국레스토랑에서 사가던 프라이드 라이스...시애틀시절에 큰애가 3살이어서 가정집 탁아소를 보냈는데, 미국 아줌마가 어색해서 맨날 울어서, 5:30에 손 꼭잡고 탁아소를 나서던 시애틀의 언덕과 이른 저녁...

(개인적으론 절대 남녀 평등주의자는 아닌데), 시대가 변하는걸 받아들여야하고, 한국사회의 많은 문제 (특히 저출산)이 양성평등과 공동육아에서 오는거라는걸 지난 10년간 뼈저리게 느낌. 아이들 소화기관 잘 장착되기 전에는 밤에 토도 많이 하고, 계절성 감기 (코로나는 저리가라)는 봄가을로 가족을 괴롭히고, 자다가 오줌누러 가다가 밟는 레고조각의 강렬함. 일요일에는 아이들 데리고 나가던 튤립축제들 (그렇게 데리고 가도 쏟아지는 와이프의 잔소리....). 남자들은 육아족이 아니었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대학때 여학우 친구 왈 '그렇게라도 경제적으로 엮여야 부부가 되는거야'. 충격적이었는데, 그게 사실인건, 호텔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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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게, 30대의 에너지가 있어서 가능한거고. 지금은 사춘기를 지나가는 첫째와, 형을 따라가는 둘째가 나보다 더 체력이 좋음.


40대엔, 본격적으로 자본을 모을 시기. 30대까지는 육아와 자리잡기 (집이라도 한채 모기지로 구입)가 주된 관심사였다면, 40대에는 아이들 출가 시키는것 (적어도 대학 졸업)과, 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는 시기. 은퇴연금을 붓고, 집을 좀 큰 사이즈로 확대해서, 아이들 출가하면, 줄이는 용도로 현금을 준비하고, 건강에 대해서 30대보다 좀 예민해지는 시기. 생산력보다는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조금더 신경쓰고, 공격적으로 인관관계를 확대하기 보다는, 이젠 꽤나 노년이된 부모세대와 시간을 좀더 보내고, 서포트를 할 시기. 다만, 다행인건, 맞벌이이고, 30대의 훈련덕에 가사와 육아 (?)에 근육이 생겼다는 점. 



개인적인 이야기로 가득찼는데, 정리하면,


1. 초중고는 교육의 기간이라기 보다는 사회화의 기간: 구조론에서도 나오지만, 학교를 가는 이유는 내가 사회에 속해 있다는 정체성을 갖게 되는 도구.

2. 대학때부터는, 공부를 하기 보다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데, 90년대와는 다른 2022년도 한국의 대학모습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배낭여행이나, 교환학생을 추천. 너무, 한인 커뮤니티를 적대해도 안되고, 의존해도 안되며, 독립적으로 자신을 실험해볼 시기.

3. 30대에 결혼과 육아 설명에 할애했는데, 결혼과 육아가 아니더라도, 30대는 만남의 스펙트럼이 늘어나는 시기.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헤어지는 것도 그만큼이나 중요. 그과정에서 자아가 단단해짐. IT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면 좋겠고 (현대의 금융제도나 재택근무에 대해서 알게 됨), 영어로 된 자산에 대한 이해를 늘리면 좋고 (대부분의 법률용어 보험, 국제 협약용어는 영어로 되어있음), 자산에 대한 계획을 해놓는게 좋음 (기본적으로는 세상에 대한 적대감을 극복하고, 점점 자신의 영역이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넘어간다는걸 받아들여야함). 이과가 아니더라도, 자연과학 (뉴턴, 맥스웰)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게 좋음. 현대사회에 대한 구조에 대한 이해. 그리고, 구조론 체득 (이 사이트로도 충분)

4. 40대는 아직 진행중이지만: 의학의 발달로 늘어난 평균수명 (120세?). 꾸준한 건강, 자녀 ('자녀가 있다면', 고시패스하고 이런게 아니라, 건강하게 자라나는 후대), 그리고 연금 (공무원연금만이 아니라, ETF펀드라든지, 장기적 코인투자 쪽), 이 3가지가 중요. 


2003년에 도미했지만, 세상은 냉전 이후로 급격하게 가까워졌고, 남한이라는 사회가 가지는 국제적 역할이 증대됨. 그럼에도, 한국 재벌과 언론으로 대변되는 좁은 나라의 엘리트들은 후진성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고, 조금 못마땅해도 열심히 하는 민주당 버리고, 술꾼 고시패스+김마담을 굥와대에 앉혀놓음.  세계적으로는, 기후변화가 살깣으로 느껴지는 시대에 와있고, NASA에서도, 우주개발이라는 슬로건에 시동을 검. 지구가 이상태로는 견디지 못한다는 쪽으로 가고 있음.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휘둘리고, 전염병의 세계화는 극심해짐. 자본주의는 고도화되어서 개인의 소외로 인해, 21세기에 사이비들이 판을 치고, 인문학의 빈곤은 그 사이비에 기름을 붓는 격. 이념이 약해진 틈을 타서, 사짜들이 판을 치는 형국. 김마담과 천공 이야기만 들어도 두드러기가 남. 


거대담론의 시대는 갔지만, 기후변화와 전염병 세계화의 파랑 속에서, 스스로와 가정의 단단함이 중요하다는게 이 글의 꼭지.

뭐, 가정이야 가변적이지만서도....이정도 확실한게 어디있나. 요지경 세상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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