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W_oDaNr53PQ
이왕 이렇게 된 거 어렵게 가보자. 필자는 늘 랜덤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프로그래밍을 해 본 사람이라면 구현된 랜덤은 사실 psudo(가짜)random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대충 이런 저런 수학식 동원해서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 분포가 일정하게 나오도록 만든 것이 수도랜덤이다. 그런데 확률에서 큰 수의 법칙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과 같이 왜 이놈의 랜덤은 설명이 어려운 걸까? 왜 하필이면 그곳에 점이 찍히지? 근데도 분포는 일정하다? 이거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필자가 좋은 걸 하나 찾아냈다.
삼체문제다. 삼체문제는 세개의 물체 혹은 관절에 의한 운동 궤적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절 세개를 만들고 흔들어보면 그 궤적이 아주 오뉴월미친놈 머리 흔드는 것처럼 된다는 것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그런데 라그랑주는 무려 이것이 예측이 된다고 말한다. 관절을 흔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총 운동량은 알 수 있다. 무슨 말이냐. 니가 한끼의 밥을 먹고 밖을 쏘다닌다고 하자. 걷다보면 길거리에서 이것저것 보다가 궤적이 바뀌고 바뀐 궤적은 또 다른 인자에 의해 바뀌고 할 것이다. 나는 니가 어디에 종착할 수 있는 지 알 수는 없다. 그런데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넌 밥 먹은 만큼만 움직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라그랑주가 등장하고 불확정성원리가 연결된다. 이 글에서 이런 걸 일일히 설명하기엔 아는 게 너무 없으니 큰 틀에서만 이해를 바란다. 랜덤이 랜덤인 이유를 말하려면 반드시 계와 에너지를 함께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사위는 눈의 범위가 있고 그것에 들어간 에너지의 범위에 의해 결과가 일정한 분포로 유지된다는 게 바로 큰 수의 법칙이다. 사실 불확정성원리는 큰수의 법칙만 알아도 대강 이해를 할 수 있는 건데, 과학자나 수학자들이 늘 그렇듯이 언제 꿰뚫어서 설명해주질 않으니.
어떤 결과가 랜덤인 이유는 그것에 관여하는 인자가 3 이상이라서 그렇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사건은 그것을 어떻게 관측하느냐에 따라, 즉 내가 원인과 결과를 어떤 걸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예측할 수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2체 문제만 하더라도 궤적을 예측할 수 있다. 이건 너무 쉽다. 팽이를 돌려보면 투입된 에너지에 의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팽이가 어느 위치에서 정지할 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론상으로.
여기서 이론상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실제로 팽이를 돌리면 2체가 아니라 3체문제가 되기 때문. 뭐 세상에 3체 문제 아닌 게 있겠냐만.
아무튼 3체 팽이를 돌리면 이제부터는 궤적 예측이 불가능 해진다. 그런데 절대로 투입된 에너지와 계의 범위는 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알 수 있다. 이제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이 왜 동시에 측정될 수 없는지 대강 이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하이젠베르크 본인도 뭔가 느끼긴 했으나 설명이 딸려서 엉뚱한 비유를 드는 마당이니 이해는 된다. 하여간 라그랑주 역학이 방향이 있는 벡터가 아니라 방향이 없는 스칼라, 즉 에너지만 사용하는 것도 이쯤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당연하잖아. 하여간 삼체문제는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하고, 양자역학의 불확정성원리로도 이어지니, 한 번 생각해볼 만은 하지 않겠는가. 당신이 아는 랜덤은 랜덤이 아니다. 그것은 확정적이다. 단 에너지로만. 내일은 피타고라스 정리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