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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파의원들은 민주당을 탈당하라!
승부사 노무현을 믿고 네티즌은 이상의 순수를 지향하자.

[민주세력이 저지른 두번의 큰 과오]
민주화세력은 두 번의 큰 과오를 저지른 바 있다. 한번은 80년 서울의 봄 때였다. 서울역 앞에 모인 10만 군중의 위력에 자기 스스로 놀라 버렸다. 어리석게 패퇴하고 말았다.

두 번째는 노태우의 629선언 직후였다. 양김씨의 자중지란과 노동자들의 총궐기, 군부의 쿠데타소문, 북한의 남침위협 속에 역시 겁먹고 패퇴하고 말았다.

더 밀어붙였어야 했다. 독재의 숨통을 끊어놓았어야 했다. 한 발만 더 나가면 승리가 목전인데 그 시절 우리는 왜 어리버리하다가 주저앉고 말았을까?

겁쟁이들의 새가슴 때문이었다. KAL기가 떨어지고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와중에 겁먹고 군부의 쿠데타의 조짐과 김일성의 남침을 우려한 나머지 우왕좌왕 하다가 노태우를 선택해버린 것이 아닌가 말이다.

뭐가 두렵다는 말인가? 학생들이 데모하면 어떻고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또 어떻단 말인가? 군인들이 또다시 쿠데타를 하면 저항하면 될 것이 아닌가?

419 때도 마찬가지였다. 국민학생들 까지 나서서 데모를 했다. 국민학생이 데모하면 또 어떻단 말인가? 겁먹었던 것이다. 쫄았던 것이다. 어리석었던 것이다.

서울의 봄! 서울역 앞에 모인 10만 군중들 스스로가 놀라버린 것이다. 이러다가 혹시 김일성이 쳐내려 오지나 않을까? 혹시 우리가 대형사고를 친 것이 아닐까? 그런 소심함 때문에 전두환에게 나라를 통째로 들어바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자칭 진보세력(?)들이 우국충정(?)으로 시위대의 해산에 앞장서는 오류를 저질렀다. 뼈아픈 자성이 있어야 한다. 겁쟁이는 가라! 정치에 대해 발언하려면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배짱이 있어야 한다. 배포가 두둑해야 한다. 바로 그런 사람이 노무현이다.

그해 6월 최루탄 가스 자욱한 부산 서면 거리다. 학생도 달아나고 노동자도 달아났다. 최루탄 연기가 가라앉자 연기속에서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노무현이다. 모두가 달아났는데 노무현 혼자 고목처럼 버티고 서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했다.

나는 외치고 싶다.

"노무현보다 먼저 달아날 겁쟁이들은 가라!"


[승부사 노무현을 믿어라!]
우리는 노무현을 오해하고 있다. 노무현은 변호사다. 세상에 약은 사람 많지만 변호사만큼 약은 사람은 없다. 인간사회의 온갖 적나라한 모습과 부대껴서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변호사들인 것이다.

노무현변호사는 연전연승이었다. 소송마다 이겨서 돈도 많이 벌었다. 늘 이기는 변호사에게는 특별한 전술이 있는 것이다. 노무현은 칠 때와 빠질 때를 아는 사람이다. 노무현은 꼿꼿한 선비가 아니고 고집센 원칙주의자가 아니다. 알고보면 영리한 사람이다.

정몽준이 지지를 철회하자 노무현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과연 그럴까? 김흥국의 증언이 옳다. 필자는 노무현이 정몽준을 지속적으로 갈구어서 떨구어냈다고 믿는다.

단일화 무드 속에 정몽준과 노무현 둘 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렸을 때이다. 네티즌은 조바심이 났지만 노무현은 태연했다. '실패한 대통령이 되느니 실패한 후보가 되겠다'고 큰소리 쳤다. 뱃심이 약한 정몽준이 제 풀에 무너진 것이다.

승부사는 타협을 해도 아무 때나 타협하지 않는다. 아무 때나 타협하는 변호사는 재판마다 승소할 수 없다. 노무현이 승소하는 비결은 다른거 없다. 타협할 수 있어도 타협할 의도가 없는 듯이 막판까지 몰아붙여 상대방의 굴복을 받아내는 것이다.

바보 노무현? 노무현은 바보가 아니다. 어릴 때의 별명대로다. 노천재다. 속지 말라! 정몽준의 지지철회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은 승부사의 포커페이스였다.

5공 청문회 때이다. 풍산금속 유찬우 대표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노동자가 산재를 당해 사망했는데 3000만원이나 6000만원 가량을 장례비로 지불하고 있었다. 한 노동자의 죽음에 있어서는 처음 8000만원으로 협상이 되었다가 유가족의 항의로 1000만원을 더해서 9000만원을 지불했다.

이때 노무현의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이번에는 그 유가족들이 다부지게 달라붙었던 모양인데.."

노무현은 협상의 전문가다. 협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적을 몰아붙일 수 있는 극한까지 다부지게 몰아붙여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노무현의 원칙만 알았지 협상가로서, 중재자로서 수완도 좋은 그의 진면목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은 강경하게 가야한다]
저의 발언이 지나치다는 항의를 듣고 있습니다. 네티즌은 네티즌다와야 합니다. 네티즌이 정치가처럼 이리저리 잔머리 굴릴 필요는 없습니다. 네티즌은 가족을 잃은 풍산금속의 유가족마냥 앞 뒤 분별없이 다부지게 달라붙어야 합니다.

우리가 10가지를 요구하면 노무현은 그 중 하나쯤 들어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50을 기대한다면 100을 요구해야 하고, 100을 기대한다면 200을 요구해야 합니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가 연봉협상을 할 때 1억을 기대한다면 2억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판단은 노무현이 합니다. 왼쪽에서는 네티즌이 흔들고 오른쪽에서는 조갑제가 흔들어 댈 것입니다. 우리가 흔든다고 노무현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노무현은 중간에서 중심을 꽉 잡아냅니다. 노무현을 믿고 네티즌은 이상의 순수를 지켜가야 합니다.

현실은 현실대로, 이상은 이상대로입니다. 이상을 위해 현실을 희생해서 안되고, 현실을 위해 이상을 꺾어서 안됩니다.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여 섞어버린다면 최악입니다. 이상은 이상의 길을 가고, 현실은 현실의 길을 가는 것이며 이는 기차의 두 선로처럼 영원히 평행선을 그리는 것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절대로 합쳐지지 않을 것이며, 네티즌은 이상의 순수를 지키는 편에 서야 합니다. 물론 그래도 큰 승부가 걸렸을 때는 좀 봐줘야 하죠.

노무현과 몽의 단일화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처음 단일화를 반대하다가 막판 초읽기에 몰려서는 단일화를 주문했습니다. 이상을 버리고 현실을 선택한 거죠. 그러나 이는 전시상황이었기에 가능한 일시적인 굴절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네티즌은 다시 이상의 순수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 겁먹지 맙시다. 쫄지 맙시다. 80년 서울의 봄 때 서울역앞에서 회군하던 오류를 두 번 다시 저지르지 맙시다. 노무현이 잘 할 것입니다. 최루탄 연기 속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는 승부사 노무현입니다. 노무현을 믿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시다.


[민주당과 개혁세력이 가야할 길]
지금은 629직후의 어리버리한 상황과 같습니다. 갑자기 타격해야 할 적을 잃어버리고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당장 민주당 개혁파가 한나라당을 공격하지 않고 우군(?)인 동교동을 치고 있습니다. 잘 하는 짓일까요?

뺄셈정치는 그만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제 동교동과 화합해서 다 포용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다음, 동교동의 주특기인 폭로전을 앞세워서 한나라당의 비리를 폭로하며 총공격을 해서 한나라당의 숨통을 끊어야 할까요?

삼국지의 조조는 관도에서 원소와 결전하여 승리했을 때 원소와 내통한 부하 장수의 명단을 면전에서 불태우므로서 화합을 꾀했습니다. 지금은 화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천만에!

우리는 아직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원소군의 잔존세력들은 아직도 150개의 국회 의석과 주요 지자체 단체장을 가지고 호령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천하의 3분지 2는 적의 수중에 들어 있습니다. 아직은 적을 용서할 때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세를 몰아 적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를 공격하지요? 이회창이 떠난 지금 그 공격할 대상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상황에서 적을 치는 데는 두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적을 칠 듯이 깃발을 올려서 적의 선제공격을 유도하고 되받아치는 방법입니다. 두번째는 아군끼리 싸우는 척 하다가 전광석화처럼 기습하여 적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방법입니다.

김대중정권 초기 DJ는 안풍, 병풍, 세풍, 북풍으로 적을 타격했지만, 그 결과 한나라당 안에서 이회창의 입지만 공고해졌습니다. 지금 적을 치는 것은 오히려 적을 키워주는 셈이 됩니다. 그러므로 한나라당을 공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죠.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적을 공격할 것처럼 위장해서 적의 선제공격을 유도하는 방법이고, 하나는 반대로 아군인 동교동을 공격해서 동교동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날려버리는 방법입니다. 바둑에 비유하면 대사석작전이죠. 이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화갑의 정리해고 명단]
기업이 정리해고를 강행할 때 총대를 매고 살생부를 작성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CEO로부터 짤리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지요. 그러나 세상만사 입맛대로 되란 법이 어디 있나요?

짤린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이 퍼부어집니다. 결국 열받아서 살생부 명단 맨 아랫줄에 자기 이름까지 써넣게 되어 있습니다. 한화갑입니다. 한화갑의 면전에 대고 물러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한화갑은 동교동 살생부 명단을 작성하는 역할입니다. 김영배 따위는 쳐줄 것도 없습니다. 정균환 박상천은 능지처참입니다. 원외지만 권노갑, 김옥두, 박지원 간신 3인방도 적절히 응징되어야 합니다. 그 살생부의 맨 아랫줄에는 한화갑이 제 손으로 제 이름을 써넣어야 합니다. 안쓰고 버틴다면 철판이죠.

지금은 동교동을 쳐야 합니다. 동교동을 치는 것이 한나라당을 치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개혁을 하면 한나라당도 개혁을 해야합니다. 한나라당은 개혁을 해낼 능력이 없으므로 반드시 분열됩니다.

만약 지금 화합을 내세워서 동교동과 힘을 합쳐 폭로전 따위 낡은 정치로 한나라당을 공격하면 한나라당을 살려주는 결과가 됩니다. 관객은 항상 약자 편을 들게 되어 있고 정치는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입니다.

현재의 민주당은 지기정화가 불가능한 집단입니다. 민주당 개혁파는 탈당하고 개혁당에 입당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가 너무 앞질러간 셈이죠. 맞습니다. 그러나 앞질러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에드벌룬 띄우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당 개혁파는 탈당하여 개혁당에 입당하라]
우리가 열가지를 요구하면 하나쯤 성사됩니다. 제가 개혁파더러 탈당하란다고 그들이 탈당하지 않습니다. 제가 노무현더러 촛불시위현장을 방문하여 경찰의 유혈진압을 말리라고 주문한다고 해서 노무현이 그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 개혁파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노무현의 입지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선택은 개혁파 의원들이 하고 결정은 노무현이 합니다. 노무현이 쓸수 있는 카드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걸 우리가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이번 주말에 노무현이 촛불시위현장을 방문할 수도 안할수도 있습니다. 만의 하나 할 의사가 있다면 그 분위기는 우리가 조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왼쪽에 서야하고 더 앞질러 가야하고 적절히 오버해주어야, 노무현은 중간에서 점잖게 타이르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딱 중간에 서버리면 노무현의 입지는 좁아집니다. 옴쭉달싹 못하게 됩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적어지고 상대방은 노무현의 패를 읽어버리고 승부에서 밀립니다. 이건 절대로 지는 길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오버가 보약입니다. 오버합시다.

정몽준과의 단일화 때 저는 내심으로 단일화를 찬성했지만 겉으로는 단일화를 반대했습니다. 추미애의원은 연설에서 "노무현 후보님, 후보단일화의 '단'자도 꺼내지 마십시오. 만약 '단'자라도 꺼낸다면 저는 국참 본부장직을 그만두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노무현은 단일화를 수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추미애의원이 잘못한 것일까요? 천만에! 추미애의원 덕분에 노무현은 정몽준을 초읽기에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추미애의원이야 말로 단일화성공과 몽 축출의 일등공신입니다. 때로는 앞질러나가는 것이 돕는 길입니다.

네티즌 여러분! 노무현을 진정으로 믿읍시다. 노무현의 길은 언제나 중도여야 합니다. 노무현이 중도에 서기 위해서는 우리가 왼쪽에 서주어야 합니다. 겁먹지 말고 반박자만 앞서 나갑시다. 우리가 앞서나가므로서 노무현의 포지션이 딱 중간이 되도록 도와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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