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와 발달 

구조론은 조직의 성장 원리를 탐구하는 이론이다. 구조(構造)의 구(構)는 얽고 조(造)는 짓는다. 얽어서 짓는 것은 조직의 성장이다. 구조론은 조직이 어떤 원리에 의해 성장하게 되는지를 규명한다.

구조가 얽히면 커진다. 생물의 성장이 그 예다. 외형적으로 덩치가 커질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한층 더 긴밀해지고 복잡해진다. 구조가 발달하여 질적으로 고도화 된다. 그것은 진화로 나타난다.

생물체만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무기체도 진화한다. 생물의 진화는 좁은 의미에서의 진화 개념이다. 구조론에서 다루는 진화 개념은 무기체적 자연현상을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의 진화 개념이다.

항성도 진화하고, 화성암도 진화하고, 광물의 결정도 진화한다. 인간의 사회도 진화하고, 인간이 만든 도구도 진화하고, 시장에서의 자본도 진화하고 발달한다. 우주는 통째로 진화와 발달의 산물이다.

구조론은 게임이론으로 풀어낸 진화론이다. 진화는 발달을 수반한다. 진화가 하드웨어 측면의 성장에 주의를 두는데 비하여 발달은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측면의 성장에 주의를 두는 개념이다.

구조는 곧 대칭구조다. 게임이론은 구조의 대칭성에 기반을 둔 이론이다. 게임이론은 조직의 발달 측면, 곧 소프트웨어적 성장을 잘 설명한다. 구조론은 게임이론을 전개하여 진화론과 접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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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핵심은 조직의 발달이다. 발달은 내부적으로 긴밀해지고 복잡해지는 것이다. 유기체의 성장이 세포 조직의 발달에 의해 일어난다면 인류문명의 진보는 사회적 조직의 발달로 일어난다.

도구의 개량이나 자본의 증식도 원리는 같다. 물질의 탄생, 문명의 발달, 역사의 진보, 예술가의 창의, 패션의 유행, 전쟁의 확산, 군중심리 현상도 조직의 발달원리를 적용하여 풀어낼 수 있다.

일체의 탄생하고 성장하는 것, 유기체의 특성인 탄생, 성장, 사멸의 순환구조를 나타내는 것에는 일정한 보편성과 공통성이 있다. 그 이면에 시스템 역학에 따른 필연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모든 성장하는 것은 계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모든 식물이 하늘을 향하여 두팔 벌려 자라고, 모든 강물이 바다를 향해 달려가듯이 구조의 발달은 예외없이 한 방향으로만 진행한다.

외부에 에너지의 출입구가 있어서 상부구조를 이루며 내부에 축과 대칭으로 이루어진 하부구조가 있다.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지배하는 형태로 이중구조를 이룬다. 이는 모든 구조에 공통된다.

에너지를 유도하는 상부구조와 에너지의 작용을 실행하는 하부구조로 중첩된 구조체 내에서 에너지 흐름의 일방향성을 찾는 것이 구조론이다. 생명도, 자본도, 사회도, 문명도 한 방향으로만 간다.

모든 성장하고 진화하는 것은 일방향성, 곧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른 비가역성을 가진다. 생명의 방향, 자본의 방향, 사회의 방향, 정치의 방향, 예술의 방향, 유행의 방향, 전쟁의 방향이 있다.

그 방향의 시작점이 두뇌다. 그림에 소실점이 있고, 태풍에 눈이 있고, 동물에 머리가 있고, 팀에 우두머리가 있듯이 반드시 계 전체를 통일하는 센터가 있고, 그 센터로부터 뻗어가는 생장점이 있다.

센터와 생장점 사이를 이으면 방향성이 드러난다. 센터가 본부라면 생장점은 현장이다. 센터가 손잡이면 생장점은 칼날이다. 둘을 잇는 선은 그 조직의 발전방향이다. 바로 그것을 알아야 한다.

센터를 알면 조직을 통제할 수 있고, 방향성을 알면 조직을 전진시킬 수 있다. 사업체의 방향성을 알면 경영에 성공할 수 있고, 자본의 방향성을 알면 경제적인 목적달성에 성공할 수 있다.

전쟁의 방향을 알면 승리할 수 있고, 예술의 방향을 알면 창의할 수 있고, 도구의 방향을 알면 발명할 수 있다. 모든 변화하는 것의 출발점과 종결점 그리고 현단계에서의 진행방향을 알 수 있다.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이 거기에 있다. 삶의 방향성, 역사의 방향성, 문명의 방향성, 예술의 방향성, 자본의 방향성을 아는 것이 곧 아는 것이다. 인간이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지혜의 궁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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