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K (shiminK@freechal.com)
2002/11/26(화)
'환멸의 정치' 청산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
김원길 의원은 야당이 하고 싶어 한나라당으로 간 것인가?
또다시 두 마리의 철새가 날아간다. 김원길 철새. 박상규 철새. 박상규 철새의 경우는 일단 제외시키자. 이번 철새 행로는 김원길 철새의 경우만 따지더라도 할말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철새들을 향한 그 무수한 말들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김원길 철새의 이번 행로는 오히려 지사적으로 보인다. 그의 이번 철새행로는 아무래도 야당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듯 싶어서 그렇다. 민주당의 노무현 흔들기와 후단협 사태가 한창이던 2002년 10월 11일, 그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했던 말이다. 보자.
“후단협 이전부터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상황은 대선후보들이 다 나가면 참패고 필패다. 그러나 만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빼고, 노무현 후보나 정몽준 후보나 이한동씨 같은 분들이 단일화하면 필승이라고 본다. --- 중략 --- 만약 이번 12월 대선에서 우리가 또 진다고 하면 당의 존립이 어렵다고 본다. 아마 지역적으로도 특정지역 일부를 빼놓고 수도권은 전멸할 것이다. 어떤 분은 '대선에서 지면 야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지금 이 시간에 내 심정은 야당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 구절구절을 보노라면 그가 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해 얼마나 깊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후단협의 ‘순수성 상실’을 지적하면서 후단협의 변절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상황으로까지 진행된다면 독야청청 홀로 남아서라도 후보단일화를 위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까지 다짐을 했던 그였다.
그의 소망과 바람대로 지난 11월 24일 극적으로 후보단일화에 성공했다. 후보단일화 성공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국민들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을 이회창 후보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려버릴 만큼 전폭적인 성원과 찬사를 보내주었다. 그의 바람대로 “이회창 후보를 빼”버린 상황에서 “필승”구도가 마침내 만들어지고 만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각에 후보단일화에 정치생명까지 걸었던 김원길 철새는 한나라당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니!
그의 이번 철새 행로는 “야당 할 각오”가 아니면 이해가 불가능할 수밖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는 계속된다.
그렇다면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 무서운 이야기지만,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한나라당이 차지하는 것이다. 정치를 염두에 둔 신인들은 전부 저쪽(한나라당) 문을 노크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투쟁할 것이다. 그렇게 (대통령선거가) 한두 번 갈 가능성이 많다. 그 현실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자칫 야당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아주 절박하게."
그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이회창 후보의 집권 시 한나라당의 ‘장기 독식’상태가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백번 맞는 말이다. 한나라당의 식성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념과 정책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로지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개똥이건 쇠똥이건 간에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여서 세확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육식을 하는 정치공룡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가리지 않고 먹어치울 수 없는 법이다.
이미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 의석을 뛰어넘어 독자개헌발의, 대통령 탄핵소추 등의 재적의원의 2/3가 필요한 의결권을 제외한 독선적 국회 운영 및 입법이 가능한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다. 국회는 지금 한나라당에 장악되어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행정부 까지 한나라당의 수하에 들어가게 된다. 행정부, 입법부가 일당의 휘하에 들어가게 되면 사법부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사법부는 지금 준한나라당 소속 부서라는 비아냥이 이미 흘러다니는 바이다. 뿐만 아니다. 행정부를 차지하게 되면, 국가의 정보기관인 국정원 또한 한나라당의 수중으로 떨어지게 된다. 다시말해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국정원 등의 국가를 운영하는 4대 권력기관이 모두 일당의 휘하로 귀속된다는 말이다. 말이 귀속이지, 이건 신일당독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비단 김원길 철새 같은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은 치를 떨 만큼 두렵고 무서운 상황의 시작이다. 말이 민주주의지, 한나라당의 내의 수구세력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군부독재의 충직한 부하들이었다. 그들의 손아귀에 국가 운영의 4대 권력 기관이 모두 넘어가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30년 전으로 후퇴하는 역사적 퇴행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김원길 철새가 무섭고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란 말이다.
더군다나 김원길 철새는 DJ 정권의 브레인 역할을 중요하게 수행했던 사람이다. 그는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DJ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다. DJ정부의 정책 중 가장 복잡하고 탈 많았던 의약분업정책을 총괄해서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라는 말이다. DJ 정부의 의약분업정책이 대체 어떤 정책이던가? 이익단체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하는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의 보수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정책이었다.
그런 그가, 그의 소망대로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직후 한나라당행을 선택했다는 것은 대체 무슨 잣대로 판단을 해야 하는가. 이건 정말이지 이해난망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사이의 극단적인 자기부정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의 발언록을 뒤져서 찾자면, 그가 야당생활을 각오하지 않고서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그가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은 분명히 2% 부족함에 틀림없다. 그가 한나라당의 입당축하 행사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충성서약을 했다고 한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무섭고 끔찍한 일이라고 제 입으로 고백했던 그가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을 했다니, 이게 과연 제정신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말인가.
대선의 계절은 정치의 계절임과 동시에 환멸의 계절이다. 이번 대선은 정치 자체를 ‘환멸 게임’으로 몰고가는 이 파렴치하고 정신나간 정치상황에 종지부를 찍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이로써 노무현 후보가 집권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당위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아듀~ 김원길 철새여.
시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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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길 철새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중에 발췌한 것입니다.
- 김 의원은 후단협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후단협 이전부터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상황은 대선후보들이 다 나가면 참패고 필패다. 그러나 만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빼고, 노무현 후보나 정몽준 후보나 이한동씨 같은 분들이 단일화하면 필승이라고 본다. 일부 사람들이 '(단일화에 대해) 모든 걸 다 던지고 선거에 승리만 하면 되느냐'고 하는데,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으면 치룬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8·8 재보선 때는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참패했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만약 이번 12월 대선에서 우리가 또 진다고 하면 당의 존립이 어렵다고 본다. 아마 지역적으로도 특정지역 일부를 빼놓고 수도권은 전멸할 것이다. 어떤 분은 '대선에서 지면 야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지금 이 시간에 내 심정은 야당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그 정도 위기감이 심각한가.
"그렇다. (각 후보들의) 태생적인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한다면 그건 얘기가 안되지만, 정치인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것을 서로 같이 이야기해보면 일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 후보와 정 의원이) 큰 차이가 안 난다. 정책·정체성의 합의점을 만들어내서 단일 후보를 만들면 우리가 승리한다. 의외로 간단하다. 다 나가면 지고, 혼자 나가면 이긴다. 그러면 이기는 길로 가는 게 옳은 것 아니냐.
어떤 사람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생각과 정책에서 조금 넓은 의미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일 후보를 만들어낸다고 하면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할뿐더러 우리의 생각과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다. 만약 반대로 된다고 하면 우리는 거의 존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 만약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탈당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논리적으로 따지고 이해타산하고 형편에 따라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그걸 넘어선 심각한 문제다. 좁게는 민주당원으로서 우리가 존립할 터전, 넓게는 정치 발전사를 되돌아볼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 대선에서 승리해야겠다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는 어떤 것하고도 바꿀 수 없다."
- 그렇다면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정책이 같다고 정당을 같이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역사도 달리할 수 있고,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고. 남의 당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실패한다고 하면 호남지역을 빼놓고 전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념 정당을 표방하는 민노당이 그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무서운 이야기지만,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한나라당이 차지하는 것이다. 정치를 염두에 둔 신인들은 전부 저쪽(한나라당) 문을 노크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투쟁할 것이다. 그렇게 (대통령선거가) 한두 번 갈 가능성이 많다. 그 현실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자칫 야당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아주 절박하게."
- 국감 직후 김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언제 탈당할 생각인가.
"일부 언론에서 탈당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탈당은 할 것이다. 꼭 할 것이다. 그래야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 아니냐. 탈당을 해야 신당을 만들 수 있고, 신당을 만들어야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나 탈당을 언제 하느냐는 건 중요하지 않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신당 작업을 성사시킬 수 있는가가 먼저 논의되고, 그것이 되면 당연히 탈당을 하는 것이다."
-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현실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는가.
"50% 이상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안개가 걷혀지고 현실은 냉정히 이거다라고 보여지면 판단을 달리 하리라고 본다. 상황 판단이 보다 정확해지면, 미련의 정도가 좀더 줄어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런 터전을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다."
-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자칫 잘못하면 12월 대선 결과가 심각해진다. 우리는 정략적으로 양지를 좇아 가려고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여당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정치 자체를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소 잘못 행동하고 잘못 언동해서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노력과 몸부림은 옳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이런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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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6(화)
'환멸의 정치' 청산이 이번 대선의 '화두'가 되어야 한다.
김원길 의원은 야당이 하고 싶어 한나라당으로 간 것인가?
또다시 두 마리의 철새가 날아간다. 김원길 철새. 박상규 철새. 박상규 철새의 경우는 일단 제외시키자. 이번 철새 행로는 김원길 철새의 경우만 따지더라도 할말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철새들을 향한 그 무수한 말들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김원길 철새의 이번 행로는 오히려 지사적으로 보인다. 그의 이번 철새행로는 아무래도 야당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듯 싶어서 그렇다. 민주당의 노무현 흔들기와 후단협 사태가 한창이던 2002년 10월 11일, 그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했던 말이다. 보자.
“후단협 이전부터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상황은 대선후보들이 다 나가면 참패고 필패다. 그러나 만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빼고, 노무현 후보나 정몽준 후보나 이한동씨 같은 분들이 단일화하면 필승이라고 본다. --- 중략 --- 만약 이번 12월 대선에서 우리가 또 진다고 하면 당의 존립이 어렵다고 본다. 아마 지역적으로도 특정지역 일부를 빼놓고 수도권은 전멸할 것이다. 어떤 분은 '대선에서 지면 야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지금 이 시간에 내 심정은 야당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 구절구절을 보노라면 그가 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해 얼마나 깊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후단협의 ‘순수성 상실’을 지적하면서 후단협의 변절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상황으로까지 진행된다면 독야청청 홀로 남아서라도 후보단일화를 위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까지 다짐을 했던 그였다.
그의 소망과 바람대로 지난 11월 24일 극적으로 후보단일화에 성공했다. 후보단일화 성공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국민들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을 이회창 후보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려버릴 만큼 전폭적인 성원과 찬사를 보내주었다. 그의 바람대로 “이회창 후보를 빼”버린 상황에서 “필승”구도가 마침내 만들어지고 만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각에 후보단일화에 정치생명까지 걸었던 김원길 철새는 한나라당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니!
그의 이번 철새 행로는 “야당 할 각오”가 아니면 이해가 불가능할 수밖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는 계속된다.
그렇다면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 무서운 이야기지만,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한나라당이 차지하는 것이다. 정치를 염두에 둔 신인들은 전부 저쪽(한나라당) 문을 노크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투쟁할 것이다. 그렇게 (대통령선거가) 한두 번 갈 가능성이 많다. 그 현실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자칫 야당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아주 절박하게."
그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이회창 후보의 집권 시 한나라당의 ‘장기 독식’상태가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백번 맞는 말이다. 한나라당의 식성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념과 정책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로지 이번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개똥이건 쇠똥이건 간에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여서 세확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육식을 하는 정치공룡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가리지 않고 먹어치울 수 없는 법이다.
이미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 의석을 뛰어넘어 독자개헌발의, 대통령 탄핵소추 등의 재적의원의 2/3가 필요한 의결권을 제외한 독선적 국회 운영 및 입법이 가능한 의석수를 확보하고 있다. 국회는 지금 한나라당에 장악되어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행정부 까지 한나라당의 수하에 들어가게 된다. 행정부, 입법부가 일당의 휘하에 들어가게 되면 사법부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사법부는 지금 준한나라당 소속 부서라는 비아냥이 이미 흘러다니는 바이다. 뿐만 아니다. 행정부를 차지하게 되면, 국가의 정보기관인 국정원 또한 한나라당의 수중으로 떨어지게 된다. 다시말해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국정원 등의 국가를 운영하는 4대 권력기관이 모두 일당의 휘하로 귀속된다는 말이다. 말이 귀속이지, 이건 신일당독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비단 김원길 철새 같은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은 치를 떨 만큼 두렵고 무서운 상황의 시작이다. 말이 민주주의지, 한나라당의 내의 수구세력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의 군부독재의 충직한 부하들이었다. 그들의 손아귀에 국가 운영의 4대 권력 기관이 모두 넘어가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30년 전으로 후퇴하는 역사적 퇴행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김원길 철새가 무섭고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란 말이다.
더군다나 김원길 철새는 DJ 정권의 브레인 역할을 중요하게 수행했던 사람이다. 그는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DJ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다. DJ정부의 정책 중 가장 복잡하고 탈 많았던 의약분업정책을 총괄해서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라는 말이다. DJ 정부의 의약분업정책이 대체 어떤 정책이던가? 이익단체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하는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의 보수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정책이었다.
그런 그가, 그의 소망대로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직후 한나라당행을 선택했다는 것은 대체 무슨 잣대로 판단을 해야 하는가. 이건 정말이지 이해난망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불과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사이의 극단적인 자기부정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그의 발언록을 뒤져서 찾자면, 그가 야당생활을 각오하지 않고서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그가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은 분명히 2% 부족함에 틀림없다. 그가 한나라당의 입당축하 행사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충성서약을 했다고 한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무섭고 끔찍한 일이라고 제 입으로 고백했던 그가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을 했다니, 이게 과연 제정신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말인가.
대선의 계절은 정치의 계절임과 동시에 환멸의 계절이다. 이번 대선은 정치 자체를 ‘환멸 게임’으로 몰고가는 이 파렴치하고 정신나간 정치상황에 종지부를 찍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 이로써 노무현 후보가 집권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당위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아듀~ 김원길 철새여.
시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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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길 철새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중에 발췌한 것입니다.
- 김 의원은 후단협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후단협 이전부터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상황은 대선후보들이 다 나가면 참패고 필패다. 그러나 만약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빼고, 노무현 후보나 정몽준 후보나 이한동씨 같은 분들이 단일화하면 필승이라고 본다. 일부 사람들이 '(단일화에 대해) 모든 걸 다 던지고 선거에 승리만 하면 되느냐'고 하는데, 내가 사무총장으로 있으면 치룬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8·8 재보선 때는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로 참패했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만약 이번 12월 대선에서 우리가 또 진다고 하면 당의 존립이 어렵다고 본다. 아마 지역적으로도 특정지역 일부를 빼놓고 수도권은 전멸할 것이다. 어떤 분은 '대선에서 지면 야당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지금 이 시간에 내 심정은 야당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그 정도 위기감이 심각한가.
"그렇다. (각 후보들의) 태생적인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한다면 그건 얘기가 안되지만, 정치인으로 정책화할 수 있는 것을 서로 같이 이야기해보면 일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 후보와 정 의원이) 큰 차이가 안 난다. 정책·정체성의 합의점을 만들어내서 단일 후보를 만들면 우리가 승리한다. 의외로 간단하다. 다 나가면 지고, 혼자 나가면 이긴다. 그러면 이기는 길로 가는 게 옳은 것 아니냐.
어떤 사람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생각과 정책에서 조금 넓은 의미의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일 후보를 만들어낸다고 하면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할뿐더러 우리의 생각과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다. 만약 반대로 된다고 하면 우리는 거의 존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이다."
- 만약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탈당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논리적으로 따지고 이해타산하고 형편에 따라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그걸 넘어선 심각한 문제다. 좁게는 민주당원으로서 우리가 존립할 터전, 넓게는 정치 발전사를 되돌아볼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이뤄 대선에서 승리해야겠다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는 어떤 것하고도 바꿀 수 없다."
- 그렇다면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가.
"정책이 같다고 정당을 같이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역사도 달리할 수 있고,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고. 남의 당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실패한다고 하면 호남지역을 빼놓고 전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념 정당을 표방하는 민노당이 그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무서운 이야기지만,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한나라당이 차지하는 것이다. 정치를 염두에 둔 신인들은 전부 저쪽(한나라당) 문을 노크할 것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투쟁할 것이다. 그렇게 (대통령선거가) 한두 번 갈 가능성이 많다. 그 현실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자칫 야당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아주 절박하게."
- 국감 직후 김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언제 탈당할 생각인가.
"일부 언론에서 탈당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탈당은 할 것이다. 꼭 할 것이다. 그래야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 아니냐. 탈당을 해야 신당을 만들 수 있고, 신당을 만들어야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나 탈당을 언제 하느냐는 건 중요하지 않다.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신당 작업을 성사시킬 수 있는가가 먼저 논의되고, 그것이 되면 당연히 탈당을 하는 것이다."
-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현실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는가.
"50% 이상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안개가 걷혀지고 현실은 냉정히 이거다라고 보여지면 판단을 달리 하리라고 본다. 상황 판단이 보다 정확해지면, 미련의 정도가 좀더 줄어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런 터전을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다."
- 못 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자칫 잘못하면 12월 대선 결과가 심각해진다. 우리는 정략적으로 양지를 좇아 가려고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여당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정치 자체를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소 잘못 행동하고 잘못 언동해서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노력과 몸부림은 옳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이런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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