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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31 vote 0 2015.11.12 (16:05:22)

     

    다섯 매개변수가 있다


    세상은 존재가 아니라 사건이다. 존재는 집합하고 사건은 연결한다. 공간이냐 시간이냐다. 집합은 공간에서 일어나고 연결은 시공간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사건이 진리와 일치한다. 세상을 사건으로 보는 눈을 얻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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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은 눈으로 보면 된다. 시간은 추리를 해야 한다. 봄에 씨앗을 파종해놓고 여름에 잊어버리기 다반사다. 이 문제의 해결방법은 언어를 쓰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정보를 저장해두는 방법으로 시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언어가 불완전하다. 언어는 둘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한다. 쉬운 정보는 잘 전하는데 복잡한 정보는 헷갈려서 망한다. 시공간이 헷갈리는 판에 언어까지 헷갈려서 이중으로 망한다. 방법은? 언어의 업그레이드 곧 깨달음이다.


    사건은 연결한다. 기승전결로 흐름을 이어간다. 사건에는 집합에 없는 맥락이 있다. 맥락이 연결되는 것이 의미다. 그 의미를 담보하는 것이 가치다. 존재가 질량과 크기와 힘의 세계라면 사건은 맥락과 가치와 의미의 추상적 세계다.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전혀 다른 세계 곧 추상의 세계다. 인간은 추상적 사고에 약하다. 누구나 힘들어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그 세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언어로 보면 헷갈리지만 모형으로 보면 쉽다. 깨달으면 쉽다.


    문제는 통제가능성이다. 어떻든 세상은 만들어져 있다. 눈앞에 닥쳐와 있다. 피할 수 없다.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추상의 세계에 약점은 없는가? 있다. 탄생의 순간은 누구나 약하다.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는 그 지점을 찔러야 한다.


    세상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만들 수 있는 형태로 세상은 존재해야 한다. 진흙을 주물러 그릇을 만든다. 만들어진 그릇은 단단하나 만들어지는 진흙은 무르다. 그 지점에서 세상을 상대할 수 있다.


    세상은 원래 무른 것, 움직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세상을 공간의 존재로 보는 관점은 세상을 딱딱한 것, 쪼갤 수 없는 것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이다. 틀렸다. 시간의 사건으로 보면 세상은 부드럽다. 그러므로 세상을 빚을 수 있다.


    그것은 통제가능성이다. 세상을 통제하는 것은? 단위다. 단위는 모여있는 것이다. 공간에 모여 있으므로 우리는 세상을 주무를 수 있다. 그런데 쉽지 않다. 모여있는 것은 숫자가 많아서 상대해주기가 만만치 않다. 골치가 아파진다.


    다른 방법은 없는가? 있다. 세상은 공간적으로 모여 있지만 동시에 시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구조다. 잇고 끊는 스위치가 있다. 거기가 약점이다. 사건의 연결을 잇거나 끊어서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다.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은 다섯 개의 매개변수로 이루어진다. 잇거나 끊는 지점이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지점이다. 하루의 밤낮처럼, 계절의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사건의 기승전결처럼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끊어지는 마디가 다섯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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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의 집합은 그냥 눈으로 보고 알수 있지만, 사건의 맥락은 시공간에 동시에 작동하므로 얽힌 실타래를 풀듯이 조심스럽게 추론해야 한다. 쉽지 않다. 그러나 직관의 모형을 쓰면 간단하다. 다섯 매개변수를 쓰면 쉽다.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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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사건 자체의 연결에서 한 번 헷갈리고, 언어로 그것을 전달하다가 한 번 헷갈립니다. 두 번 헷갈리므로 하나의 사건은 두 번 뒤집어 봐야 진실이 보입니다. 두 번 뒤집기 어려우므로 직관의 모형을 써야 합니다. 곧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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