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435 vote 0 2015.03.31 (23:45:30)

     

    대칭이란 무엇인가?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대칭이다. 세상은 온통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각기 짝지어져 있다. 각자 파트너가 있다. 대칭이라고 하면 점대칭, 선대칭, 면대칭 정도가 검색된다. 대칭을 단순히 수학적 개념으로만 이해한다면 콘텐츠 빈곤이다. 건반이 많아야 음악이 되고 색깔이 많아야 그림이 된다.


    대칭은 동양의 음양론에서 발달한 개념이며, 서양인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개념이다. 동양철학이 상대성의 철학이라면 서양철학은 절대성의 철학이다. 기독교라면 창세에서 말세까지 일직선이다. 반면 동양사상은 공자의 중용, 석가의 중도, 노자의 도道 할 것없이 중간에서 눈치를 보는 상대주의다.


    구조론은 절대성 아래에 상대성을 둔다. 절대성이나 단단한 입자의 절대성이 아니라 부드러운 양자의 절대성이다. 내부에 상대성을 갖춘 절대성이다. 상대성은 역설을 낳는다. 구조론은 이중의 역설이다. 상대성 위에 또다른 상대성이 있으므로 다시 절대성으로 돌아오지만 애초의 절대성과 다르다. 딱딱한 알갱이의 절대성이 아니라 바둑의 정석과 같이 부드러운 법칙의 절대성이다.


    문제는 숫자가 너무 많다는 거다. 빈부, 흥망, 승패, 출입, 명암 등으로 찍지어져 대칭을 나타내는 한자어를 모으면 1천 단어를 넘을 것이다. 체계화 해서 대칭개념의 수를 줄여야 한다. 바둑의 정석이 너무 많아도 피곤하다. 축구는 포메이션이 너무 많으면 안 되고 야구라도 작전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혼돈을 질서로 바꾸어야 한다. 서유기처럼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도 번잡해서 걸작이 못 된다. 삼국지만 해도 인물이 너무 많아서 골치가 아프다. 추릴 것을 추려야 한다. 분류의 방법을 도입할 수 있다. 대칭은 사건, 사물, 공간, 시간, 속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사건대칭 – 인과, 문답, 개폐, 매매, 생사, 모순, 동정
    ◎ 사물대칭 – 산수, 남녀, 일월, 명암, 농담, 초목, 수미
    ◎ 공간대칭 – 좌우, 상하, 원근, 고저, 장단, 경중, 심천
    ◎ 시간대칭 – 주야, 춘추, 전후, 신구, 고금, 선후, 완급
    ◎ 속성대칭 – 애증, 미추, 선악, 화복, 곡직, 강유, 희비


    사건대칭이 중요하다. 인과율이 대표적이다. 구조론은 원인과 결과의 인과대칭을 존재론과 인식론, 연역과 귀납,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엔트로피와 질량보존, 양자와 입자의 대칭으로 확장한 것이다. 사건의 대칭을 모르고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어도 실상 하나다.


    열거한 대칭개념들은 중국어로 된 두 단어를 합쳐서 하나의 단어로 부르는 것이다. 한국인에게는 두 글자씩 짝지어진 것이 익숙하지만 기미독립선언서만 읽어봐도 한 글자로 된 한자어가 무수히 등장한다.


   111.JPG


프로필 이미지 [레벨:9]무득

2015.04.01 (10:16:16)

서양인들이 대칭 개념의 동양 사상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elevator - 올라가기만 하죠.  exit - 나가기만 하죠.

특히 한국인에게는 다른 나라에 없는 뭔가 있는듯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4.01 (10:19:26)

좋은 표현이네요. 써먹어야겠소.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5315
3091 의도가 지배한다 12 김동렬 2015-04-16 7325
3090 자연과 인간 image 13 김동렬 2015-04-14 8943
3089 공자와 뉴턴 image 4 김동렬 2015-04-13 6990
3088 원인은 에너지를 타고 들어온다. image 김동렬 2015-04-13 6448
3087 공자는 왜 위대한가? image 3 김동렬 2015-04-13 7557
3086 창조냐 구조냐? image 1 김동렬 2015-04-12 5748
3085 구조론과 그 적들 image 4 김동렬 2015-04-11 32209
3084 구조주의자의 자격 image 김동렬 2015-04-08 7269
3083 공자는 무엇을 가르쳤는가? image 김동렬 2015-04-08 6593
3082 통합적인 시선을 얻어라. image 김동렬 2015-04-08 6518
3081 볼테르와 그의 친구들 2 김동렬 2015-04-06 6645
3080 대칭의 추적 image 김동렬 2015-04-03 5928
3079 대칭의 출발 image 김동렬 2015-04-02 7135
3078 이 안에 다 있다 image 김동렬 2015-04-01 7761
» 대칭이란 무엇인가? image 2 김동렬 2015-03-31 7435
3076 대칭에서 비대칭으로 image 1 김동렬 2015-03-30 7183
3075 구조는 대칭이다 image 5 김동렬 2015-03-29 9576
3074 구조론은 쉽다 image 2 김동렬 2015-03-27 5950
3073 구조론으로 시작하자 image 김동렬 2015-03-26 6041
3072 결정적인 한 방은 무엇인가? image 3 김동렬 2015-03-24 7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