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592 vote 0 2014.06.30 (21:50:05)

 

    애매한 공간에서의 동적균형


    백화점에서 간부가 직원을 함부로 대하면 어떻게 될까? 직원이 문만 나서면 고객으로 신분이 바뀐다. 블랙컨슈머로 돌변할지 모른다. 오뎅공장이나 엿공장은 옛날부터 지저분하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이라면 햄버거집이나 편의점이 위험하다. 점장이 알바를 함부로 다루면? 알바가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제보하는 수 있다. 유통기간을 조작했다거나 위생문제가 있다고 페북에 터뜨리는 거다.


    회사의 면접시험이라도 그렇다. 면접관이 갑이고 지원자는 을이다. 갑이 오만한 자세로 나오면? 지원자는 자신이 이미 짤렸음을 직감하고 자세가 삐딱해진다. 이걸 구직사이트에 올려? 말어?


    누가 갑인가? 을도 뭉치면 갑으로 바뀐다. 지원자의 자질이 평가될 때 동시에 회사의 평판도 평가된다. 힘의 평형이 작동하면 에너지의 동적균형이 성립한다. 잠복해 있던 상부구조가 드러난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한다. 아니다. 보이는 손이다. 갑과을 사이에서 동적균형의 작동을 알면 그 숨은 손이 보인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는 손’으로 바뀐다.


    대개 상부구조는 은폐되고 하부구조는 보인다. 틀렸다. 상부구조는 의사결정할 때만 보이고, 하부구조는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므로 입증할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다. 사실은 둘 다 잘 보인다.


    소실점은 보인다. 잘 보이는데 설명하기 어려우니 얼버무리는 것이다. 하부구조는 반복되므로 데이터를 축적해놔서 입증할 수 있고 따라서 이를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자전거를 탈 때 균형을 잡고 페달을 밟는 것이 아니고 페달을 밟아야 균형이 잡힌다. 이런건 쉽게 이해한다. 왜? 자전거 타봤거든. 수영할 때도 마찬가지. 물에 뜬 다음 헤엄을 치는게 아니다.


    헤엄을 쳐야 물에 뜬다. 근데 이건 잘 모른다. 왜? 의외로 수영 못하는 사람 많음. 자전거 못 타는 사람은 없는데 수영 못 하는 사람은 제법 많다는 거. 결국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는 경험이다.


    ◎ 상부구조는 새롭게 창의하므로 의사결정하는 순간에 보인다.
    ◎ 하부구조는 같은 일을 반복하므로 저장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구조론은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를 복제하므로 둘은 같다는 거다. 새로운 일이냐 반복되는 일이냐의 차이 뿐이다. 월드컵은 4년마다 반복된다. 신인에게는 새롭지만 고참에게는 반복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구조의 문제는 사실 문제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구조를 대하는 사람의 문제다. 승객에게는 처음 타는 버스라도 운전기사에게는 늘 타는 버스다. 결국 문제는 사람의 차이다.


    보통은 확률 속에 숨어 있다. 하부구조의 시스템은 절대적이고 상부구조의 동적균형은 상대적이지만 확률로 보면 상부구조 역시 절대적이다. 가격이 비싸면 물건이 안팔리는 것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때로는 비싸도 팔리는 것은 상대적이다. 그러나 확률로 보면 결국 싸야 팔린다. 역시 절대적이다. 콩나물값은 가격이 싸야 팔리고 명품옷은 비싸야 팔린다. 이러한 기준 역시 상대적이다.


    소비자의 문제인 것이다. 하층민의 입장에서 그렇고 명품옷도 재벌의 입장에서 보면 싸야 팔린다. 비싸다고 사는 사람은 후진국사람, 싸면 사는 사람은 선진국 사람이다. 인류 전체로 보면 같다.


    한국에서 비싼 명품이 미국에서는 반의반값인 경우는 많다. 한국은 비싸야 팔리고 미국은 싸야 팔린다. 사람의 문제일 뿐, 인류 전체로는 같다. 상대성은 고립된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성립한다.


    법칙은 엄연한데 사람이 엉뚱하게 들이대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성은 절대적인 원리가 아니라 고립된 것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는 현상이다. 확률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확률로 보려면?


    사건을 키워야 한다. 더 넓은 공간에서 더 긴 시간으로 보면 답이 보인다. 30분으로 제한하고 편한 일과 힘든 일 중에서 선택하라면 편한일을 선택한다. 100년을 주면? 힘들어도 경험치 쌓는다.


   


[레벨:11]큰바위

2014.06.30 (21:59:30)

결국 가치는 사람이 정하는 것, 

가치를 제대로 매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 


상부구조, 하부구조 이는 늘 가역적이다. 

불가역적인 것, 영원한 건 읍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5027
2891 존재의 최종근거는 무엇인가? image 1 김동렬 2014-07-08 8097
2890 워렌 버핏 이야기 더 2 김동렬 2014-07-08 7905
2889 워렌 버핏의 함정 2 김동렬 2014-07-08 9341
2888 의사결정학의 의미 image 김동렬 2014-07-07 7623
2887 의사결정학의 관점 2 김동렬 2014-07-06 7016
2886 자기 둥지로 시작하라 2 김동렬 2014-07-05 7476
2885 김동렬의 구조주의 3 김동렬 2014-07-04 8637
2884 무에서 유로 도약하라 1 김동렬 2014-07-03 7453
2883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김동렬 2014-07-03 7002
» 애매한 공간에서의 동적균형 1 김동렬 2014-06-30 7592
2881 의사결정이론과 구조론 1 김동렬 2014-06-29 7743
2880 여자의 가슴이 예쁜 이유 image 9 김동렬 2014-06-26 31909
2879 모르면 모른다고 하라 1 김동렬 2014-06-23 27238
2878 신은 의사결정이다 5 김동렬 2014-06-22 8311
2877 잉여들이 불안한 이유 4 김동렬 2014-06-20 9440
2876 사기당하지 않으려면 image 1 김동렬 2014-06-19 9292
2875 프랑스철학은 사기다 image 13 김동렬 2014-06-18 13557
2874 깨달음의 요지 8 김동렬 2014-06-18 8153
2873 객관이 틀렸다 7 김동렬 2014-06-16 8186
2872 일관, 주관, 객관 1 김동렬 2014-06-15 7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