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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768 vote 0 2014.05.31 (23:14:04)

 

    명필은 붓을 고친다


    사냥꾼이 표적을 맞추지 못했다면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까? 바깥에 있는 표적이 문제일까, 아니면 안에 있는 사냥꾼의 태도가 문제일까? 둘다 틀렸다. 문제는 총이다. 총에 문제가 있다. 사냥꾼의 마음자세를 탓하거나 혹은 표적의 관리상태를 나무란다면 어리석다. 주체와 대상을 연결하는 것은 총이다. 주체와 대상의 연결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근대문명이 좌초하고 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우파들이 주장하는 물질에 있을까 아니면 좌파들이 주장하는 마음에 있을까? 우리가 물질적 탐욕을 버리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셰일가스를 파고 토륨발전을 앞당겨야 하는 것일까? 어느 쪽도 진정한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달리 길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가스를 파보자, 토륨을 써보자, 구글무인차를 기다려 보자며 물질에 매달리거나, 혹은 고래잡이 하는 일본인을 나무라고 지구온난화 재앙설을 부추기며 심리적인 공격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켜보려 애쓰는 것이다. 물질도 정신도 답은 아니다.


    답은 총이다. 인간에게 무엇이 총인가? 의사결정 그 자체다.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후 지금까지 줄기차게 해 온 것은 딱 하나 뿐이다. 그것은 의사결정이다. 인간의 문제는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결정구조 그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질문에 잘못된 대답을 한 것이 아니라 언어가 틀렸다. 틀린 언어로는 옳은 답을 말할 수 없다. 틀린 의사결정구조로는 옳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고장난 총으로는 아무리 정신을 집중해도 표적을 맞출 수 없다. 멀리 있는 물질적 표적을 탓하지 말라. 사선에 서 있는 심리적 사수를 탓하지 말라. 잘못된건 총이다. 명필은 붓을 탓해야 한다.


    인류는 잘못된 결정을 내린게 아니라 결정구조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선장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그 배에 진짜 선장이 없었다.


    근대문명의 실패는 인간을 움직이는 스위치를 물질적 동기나 정신적 동기에서 찾는데 있다. 답은 인간 바깥에서 조달되는 물질적 유인책이나, 인간 내부에서 조달되는 심리적 유인책에 있지 않다. 의사결정원리 그 자체에 있다.


    의사결정의 실패는 장기전의 실패다. 장기전의 실패는 팀플레이의 실패다. 인간이 답을 몰라서 잘못 판단하는게 아니라 팀이 꾸려져 있지 않으므로 장기전을 할 수 없어서 옳은 판단을 해놓고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정기전을 이기는 방법은 팀플레이 뿐이고, 팀플레이를 하는 방법은 대상을 주체에 포함시켜 바라보는 동적균형이다.


    주체와 대상을 분리하는 대상화의 앎은 지식이고 대상을 주체에 포함시켜 조는 주체화의 앎은 깨달음이다. 대상화는 자동차와 마차를 분별할줄 아는 것이고 주체화는 운전자가 실제로 그 자동차를 운전할줄 아는 것이다. 인간이 깨우치지 못한 올바른 의사결정원리는 주체와 대상을 통일한 상태에서의 동적균형이다.


    흔히 감독이 선수탓한다고 나무란다. 그러나 진짜감독은 선수탓 한다. 자기탓을 하는 감독은 관객에게 지지를 얻지만 선수탓 하는 감독은 시합에 이긴다. 시합에 지고 관객에게 잘 사과하는 감독을 원하는가 아니면 시합을 이기고 관객앞에 당당한 감독을 원하는가? 명필은 붓 먼저 고친다. 명필이 붓을 탓하지 않는 이유는 붓을 이미 고쳤기 때문이다. 


[레벨:6]sus4

2014.06.01 (00:20:57)

책을 많이 읽은 지식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도를 많이 닦은 신선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총이다.

이걸 기억하는 것이 좋다.


물질이나 마음같은 단어들은 집단의 의사결정 구조를 해명하지 못한다.

그것은 물질이나 마음이 의사결정의 커다란 구조에 속한 작은 부속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분으로는 전체를 해명하지 못한다.


시야를 넓혀 전체를 바라보아야 한다.

팀플레이는 장기전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학자들은 시간을 멈추어놓고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부엌 의자에 둘러앉아 공간에 대해 쑥덕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참된 학문의 방법이 아니다.


표적수사다.

의도적으로 표적을 설정해놓고 문제를 그 표적에게서 찾아내려 애쓰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학문은 학문의 자격이 없다.


문제는 주체에 속한 것도 아니고 대상에 속한 것도 아니다.

주체와 대상이 함께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주체와 대상이 구조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원리는 기계적으로 작동하여 자체적으로 결과물을 생산한다.

나쁜 의사결정구조는 나쁜 의사결정을 낳고

좋은 의사결정 구조는 좋은 의사결정을 낳는다.

이게 문제다.


좋은 의사결정 구조에 속한 사람은 좋은 의사결정을 하고

나쁜 의사결정 구조에 속한 사람은 나쁜 의사결정을 한다.

언제나 그렇다.


정답은 팀플레이다.

당신이 팀에 속하기 전까지 당신의 역할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당신이 축구를 하기 전까지 당신은 당신의 역할이 수비수인지 공격수인지 골키퍼인지 알지 못한다.


휘슬이 울리면 등번호가 붙은 선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좋은 팀은 일사분란하게 공격을 주도할 것이고

나쁜 팀은 우왕좌왕하며 대칭행동을 일삼다가 자책골을 넣고 자멸할 것이다.


당신은 어느 팀에 속할 것인가?

당신의 선택이 당신의 존재를 규정한다.

[레벨:8]상동

2014.06.01 (12:17:49)

인간이 답을 몰라서 잘못 판단하는게 아니라 팀이 꾸려져 있지 않으므로 장기전을 할 수 없어서 옳은 판단을 해놓고도 행하지 않는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팀의 부재로 인한 실패를 회피하려면 옳은 결정도 피해야 하는 거군요..
감사합니다 ^^
[레벨:11]큰바위

2014.06.02 (08:30:52)

의사결정이 도구라면

도구를 쥐어주어야 할 것


의사결정이 왜 안되냐? 

그건 팀의 부재 때문이다. 


팀은 어떻게 설정하느냐?

사관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사관학교는 어디냐?

사관은 누구냐?


구조론이다. 뭐 이런 건가?  

[레벨:5]msc

2014.06.02 (09:34:14)

장기적,,,,,,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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