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불행은 욕망 때문이다. 그 욕망이 거짓이기 때문이다. 색즉시공이라 했다. 욕망은 공하다. 애초에 거짓이므로 그 욕망을 버리려 해도 버려지지 않는다. 없는 욕망을 버리려 할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진짜를 얻어야 한다.
그것은 관계다. 그 관계의 상호작용이다. 그 상호작용의 완전성이다. 그 완전성의 존엄이다. 관계를 맺고 그 관계의 중심에 서서 자신이 갑이 되어야 완전해진다. 그러려면 만나야 하고 만났을 때 알아보아야 하고, 알아보도록 반응해야 하고, 반응하도록 스타일을 만들어야 하며, 스타일의 완성은 약한 고리의 보호에 의해 이루어진다.
약한 고리를 보호하여 그 부분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될 때 당신은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스트라디바리를 알아보게 된다. 그리고 끝까지 가게 된다. 노무현을 알아보고, 김기덕을 알아보고, 싸이를 알아보고, 서태지를 알아보고, 신을 알아보고, 진리를 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럴 때 당신의 마음은 평온해진다.
약한고리는 관절부위다. 기둥과 대들보가 만나는 부분이다. 어떤 둘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인간은 손끝과 눈코입귀의 말단부로 연결한다. 혹은 뇌가 연결의 센터가 된다. 컵의 손잡이, 전축의 바늘, TV의 안테나, 기계장치의 날 혹은 핸들부분이나 조절장치가 약한 고리다. 고장이 나도 꼭 거기서 탈이 난다.
삶의 약한고리는 첫날이다. 첫출근, 첫등교, 첫인사, 첫만남, 신혼첫날 그 처음 부분은 약하므로 그 약한 고리를 보호하기 위해 의식을 만들고 예절을 만들고 에티켓을 만든다. 정치에 있어서는 외교가 약한 고리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대개 외교에서 큰 것이 결정된다. 외교는 방향제시다. 방향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므로 수구꼴통도 여기서 기본 50점 먹고 들어간다. 외교는 자신이 잘할수록 상대방이 잘못하므로, 잘못하는게 도리어 잘하는 것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 문재인이 너무 잘해서 안철수가 망가지듯이 말이다. 역설이 작동하는 것이다.
약한 고리는 사회의 약자, 저소득층, 아기, 그리고 연예인, 예술가들이다. 특히 연예인들은 환경이 변하면 한 방에 간다.
약한 고리는 어떤 외부와 교통하는 부분이며 외부환경이 변하면 제일 먼저 희생되는 부분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노인자살 때문인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환경이 변하면 노인이 제일 먼저 희생되지만 노인들은 자기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깨닫지 못하므로 그것을 두고 발언하지도 않는다. 막연한 위기의식만 가지고 그나마 말이 통한다고 믿어지는 새누리당을 찍는다. 노인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민주당이 표를 얻을 수 있다.
개인에게 있어서 약한 고리는 김기덕처럼 사회로부터 찍힌 그런 거다. 노무현처럼 절대 타협을 못하는 그런 거다. 예술가들은 타협을 못하는 어떤 지점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있더라도 타협하지 못한다. 대인관계의 약점이 있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싸이의 약점이 무엇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약하다는 말은 민감하다는 말이다.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알아본다는 말이다. 갱도 속의 카나리아처럼 약한 것이 비명을 질러서 세상을 구한다. 스타일은 약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어떻게 보호하든 결국 또 탈이 나고야말기 때문에 계속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조론과 나와 만나는 지점 또한 약한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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