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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647 vote 0 2007.05.02 (15:52:56)

“약하다 약해”
명박은 왜 영삼의 방법을 쓰지 않았나?

필자의 옛글을 발췌 인용하면..

“동네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었던 한신, - 그는 평생 2인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모사 괴철과 광무군 이좌거를 거느리는 등 그도 한 때는 꿈을 가져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나.. 결정적인 때 2프로가 부족했다.

필자는 이명박 역시 평생 2인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유형의 인물로 본다. 그의 필살기는 사진찍기와 전시행정으로 아부하기다. 청계천 사업은 국민에 대한 거대한 아부다. 그는 원래 겁이 많다.

정주영 밑에서 비서 하던 사람, 아부로 뜬 사람의 한계다. 아부도 실력이라면 실력이지만 아부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치가 서울시장이다. 권력자의 비서노릇 하다가 대통령 된 사람은 역사적으로 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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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한화갑, 박철언, 김윤환, 김덕룡, 이명박.. 고만고만한 모사꾼, 2인자, 비서출신의 한계... 그렇고 그런 인물들.. 그릇이 작다.   

이명박.. 안쓰럽다. 결정적으로 2프로가 부족하다. 승부구가 없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못 잡아서 파울볼만 12개째 쳐맞고 있는 불쌍한 투수를 보는 것 같다.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도시를 막겠다는 이명박’.. 박근혜의 노골적인 도발이다. 명박의 아픈 곳을 찔렀다. 면전에다 침을 뱉은 것이다. 이에 대한 이명박측의 응징은?

명박의 완패다. 그는 ‘가오’를 잃었다. ‘가오’라는 것은.. 조폭들 사이에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강한 리더를 선출하고자 하는 동물적 본능 같은 거다.

진돗개는 충성심이 있어 한 번 섬기던 주인을 바꾸는 일이 없다지만.. 늑대들은 충성심이 전혀 없다. 리더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여지없이 물어죽여 버리고 새 주인을 찾아나선다.

두목 늑대들은 수시로 서열이 아래인 늑대를 물어서 서열을 확인한다. 늑대들은 두목 늑대에게 물려야 두목 늑대가 아직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심한다. 수시로 반항해서 두목 늑대의 힘을 확인한다.

두목의 힘을 확인하기 위한 서열 2위의 의도적인 도발..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만약 응징하지 않으면? 늑대무리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져버린다. 서열 2위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거나 아니면 뿔뿔이 흩어져 버린다.

한나라당은 조폭의 논리에 지배되는 집단이다. 이명박은 이미 가오를 잃었다. 면전에서 벌어진 서열 2위의 도발을 뻔히 보고도 응징을 못했다. 딱 죽을 신세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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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의 한 장면.. 동수를 죽이고 도피하다가 결국 자수한 까닭을 묻는 상택에게 준석은 말하다.

"쪽 팔리서, 동수도 건달이고 내도 건달인데, 건달이 쪽 팔리면 안된다 아이가"

20, 30대 젊은이들은 ‘가오의 법칙’을 모르지만.. 노인들은 안다. 본능적으로 안다. 밑바닥 세계의 경험에서 나온 암묵적인 룰이 있다. 건달이 쪽 팔리면 안 되는데 이명박은 이미 쪽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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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명박 입장에 있었다면 영삼의 방법을 썼을 것이다. 영삼은 박철언의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거제도행을 택했다. 승부처에서의 과감한 승부수. 왜 이명박은 같은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

이명박이 제주도에 내려가서 당과의 연락을 끊어버리면? 이명박을 추종하는 절반이 제주도로 따라온다. 세대결이 벌어지고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 단번에 박근혜 무리의 항복을 받아내고 딴당을 장악할 수 있다.

딴당의 내분에 식상한 유권자들 앞에서 카리스마를 과시할 수 있다. 영삼의 한 방에 박철언이 끽소리 못하고 죽었듯이.. 이명박이 그 방법을 썼다면 딴당의 기득권집단인 당권파들은 대번에 굴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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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필자는 대선후보는 가급적 늦게 내는 것이 낫다고 말해왔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확정을 늦추기 위해서였다. 오지게 걸려들었다. 8월 20일이라는 너무나 늦은 날자에 후보를 확정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4개월.. 반전이 세 번은 일어날 긴 시간이다. 대선후보는 조기에 확정하고 중간지대 인물을 두루 영입하는 것이 대세론에 맞다. 한나라당은 보수적인 유권자 지형상 대세론으로 가는 것이 맞다.

우리당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정보의 전파속도가 빠르므로 후보를 늦게 결정해도 된다. 그러나 5, 60대 노년층의 지지를 받는 한나라당은 정보의 전파속도가 늦으므로 대세론으로 가야한다.

그들은 어리석게도 분열의 길을 선택했다. 5월쯤 후보를 확정해야 설사 멍당과 박당으로 쪼개진다 해도 대선 직전에 재결합해서 세불리기 할 수 있다. 8월 이후에 쪼개지면 다시 합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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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한신에게 별도로 일군을 주어 항우의 배후를 치게 했다. 그런데 만약 유방의 본진에서 멀리 떨어져나와 운신이 자유로와진 한신이 유방을 배신하고 항우쪽에 붙어버렸다면?

역사상의 성공한 지휘관들은 믿을만한 심복에게 별도로 일군을 주어 외곽을 돌아 적의 배후를 치게 하는 방법을 썼다. 심복이 배신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대신 최근에 투항해온 믿을 수 없는 녀석들은 본진에 묶어놓고 감시했다.  

누가 대통령 깜인가? 자기 골수 지지층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깜이다. 고정 지지층에게는 의사결정의 재량권을 주고 독립적인 활동공간을 가진 유격대 역할을 맡겨서 외곽으로 돌려야 한다. 적의 배후를 치게 해야 한다.

반면 최근에 새로 합류해온 중도세력은 핵심 포스트에 배치하여 이탈하지 못하게 감시하며 장악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 고금의 병법이다.

이회창은 왜 무너졌는가? 측근들을 외곽으로 돌리지 못했다. 측근들이 브리지에 전부 기어올라간 것이다. 외곽으로 빠져서 공간을 벌려주어야 할 참모들이 본진을 떠나지 않고.. 마른 논의 올챙이처럼 오골거리며.. 죽치고 앉아서 중도세력이 가세해 오는 것을 차단한다.

지금 이명박, 박근혜도 같은 딜렘마에 빠져있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공통적으로 뉴라이트니 당권파니 하는 측근그룹이 인의 장막을 치고 노른자위를 선점한 채 중도세력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왜? 자신이 선점한 기득권 빼앗길까봐. 미리 찜해놓은 장관자리, 찜해놓은 금뺏지 공천약속 빼앗길까봐.. 일이 이렇게 되니 전선이 교착되어.. 50 대 50으로 팽팽해져서.. 의사결정을 못한다. 죽도 밥도 안 된다.

측근그룹이 외곽으로 빠져줘야.. 그 빈 공간을 노리고 중도세력이 합류해오고.. 그래야 팽팽한 멍당과 박당 사이의 힘의 균형이 무너져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되는데 말이다.

국민이 딴당을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당이 도무지 의사결정을 못하기 때문이다. 딴당이 집권하면 무엇이든 쉽게쉽게 결정하고 훌쩍훌쩍 진도 나가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이다.

그러나 실정은 어떤가?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화끈한 의사결정, 시원시원한 진도 나가주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교착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는 딴나라의 지리한 대치상황.. 의사결정을 못하는 집단은 집권할 자격이 없다.

왜 의사결정을 못하나? 양보하는 넘도 없고, 결단하는 넘도 없고, 쳐부수는 넘도 없고, 승부수를 내는 넘도 없고, 외곽으로 빠져주는 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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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동력 있는 집단이 노빠들이다. 노빠들이 개혁후보의 측근이 되어 본진에 몰려있으면 안 된다. 브리지에 우르르 기어올라가면 안 된다.

과거 개혁당이 노무현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외곽으로 빠져서 공간을 벌려주었듯이.. 이들이 외곽으로 나가서 독립적으로 또하나의 전단(戰端)을 열어야 한다.

개혁당이 외곽으로 나가서 민노당을 막아줄 때 노무현은 마음껏 딴나라 진영을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식의 이심전심 역할분담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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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딴나라 때리기가 심상치 않다. 작심하고 일을 벌이는 느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계속 때릴 것이다. 그들은 계속 맞을 것이다.

그들은 감히 맞서지 못한다. 내부의 적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줘터지기만 하는 그들을 보고 답답해진 국민들은 ‘깜’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여론과 맞장을 뜰 수 있어야 한다. 언론과 한 바탕 붙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서면 언제든지 외곽에서 독립적으로 전단을 열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깜’이다. 이해찬이 북쪽에서 길을 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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