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수선한 이유는 아는 사람들이 아는 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체계(體系)를 모르기 때문이다.
세상이 혼돈스런 이유는 아는 사람들이 아는 것을 조리(條理)있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조리(條理)를 모르기 때문이다.
조리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은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갈피’로 풀이하고 있다. 조리가 있어야 체계가 선다. 조리는 체계가 서게 하는 것이다.
체계는 계 내부에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상호간에 결합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 조리다.
체계 내 요소들 상호간의 결합관계가 구조(構造)다.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조리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구조를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구조는 갈피들 간의 구조다. 갈피는 사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이다. 즉 체계의 계통이 갈라지는 부분이다. 그것은 신체나 사물의 관절과도 같다.
하나의 체계 안에는 다섯 개의 갈피들이 숨어 있다. 그것은 체계와 평형과 구조와 전개 그리고 원소들이다.
이 갈피들 상호간의 질서를 아는 것이 조리를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갈피들 사이에는 어떤 질서가 숨어 있는가?
나침반의 N극과 S극을 모르면 길을 찾을 수 없다. N과 S가 갈피다. N과 S를 구분하지 못하면 나침반이 있어도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존재는 구조(structure)와 체계(system)로 설명할 수 있다. 구조와 체계 사이에는 평형(equilibrium)이 있다. 평형은 쉽게 밸런스(balance)로 설명할 수 있다.
체계(體系)는 체(體)를 품은 계(系)다. 여기서 체(體)가 곧 평형이다. 계는 체(평형)를 품고 체는 구조를 품고 구조는 전개를 품고 전개는 원소를 품는다.
이렇듯 계(체계)-체(평형)-구조-전개-원소로 이어지는 흐름이 곧 계(系)다. 계는 이을 계다. 어떻게 잇는가? 체계와 평형과 구조와 전개와 원소로 잇는다.
이러한 이음새가 곧 갈피다. 오늘날 지식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미해져 버린 이유는 체계 내의 결합관계에 따른 정합성과 긴밀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곧 체계와 평형과 구조와 전개와 원소 사이의 질서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의 우선순위와 접근경로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 순서와 방향을 아는 것이 조리를 아는 것이다. 조리를 알아야 조리있게 인식할 수 있다. 갈피를 잡아야 구조를 알고 구조를 알아야 조리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