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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35 vote 0 2024.09.23 (19:54:06)

    우리는 인간의 행위가 동기에 의해 일어난다고 믿는다. 의도나 목적이 있다고 믿는다. 천만에.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흥분했기 때문이다. 호르몬 때문이다. 호르몬을 끌어내는 집단 무의식 때문이다. 무의식을 작동시키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 때문이다.


    인간이 행위하는 이유는 그렇게 만들어진 동물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행위 동기는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의미부여된 것이다. 행위가 먼저다. 이미 일어난 행위를 정당화 하려고 그럴듯하게 말을 만들어낸다. 행위는 집단의 영향을 받으므로 진짜 이유는 모른다.


    인간의 고정관념 - 우리는 사건의 결과 측에 주목한다. 결과는 개인에게 나타난다. 개인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며 그것은 행위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이다. 보상을 받고자 하는 개인의 동기가 인간이 행위하는 원인이다.


    숨겨진 인간의 진실 - 사건의 원인 측을 살펴야 한다. 원인은 집단의 영향을 받는다. 인간이 집단 속에서 흥분하면 흥분상태에 머무르려고 한다. 집단의 무의식이 개인의 마음을 조종한다. 동기는 집단에 있고 개인에 없다.


    도박을 하든 전쟁을 하든 끝까지 간다. 도박은 밑천이 떨어져야 끝나고 전쟁은 병사가 없어져야 끝난다. 돈을 따려는 동기나 전쟁에서 이기려는 동기는 진짜가 아니다. 도박을 그만두고 전쟁을 끝낼 방법이 없어서 집단적 흥분의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을 흥분하게 하는 것은 권력이다. 도박판에서 선을 잡으면 권력이 있다. 권력은 딜러에게 있다. 정치판에서도 딜러가 되려고 하고 게시판에서도 딜러가 되려고 관종행동을 한다. 흥분한 것이다. 가부장은 가정에서 딜러다. 가부장의 권력에 집착하는 이유다.


    이득이냐, 권력이냐다. 흔히 계급배반투표라고 하지만 이는 이득을 동기로 제안하는 것이고 권력으로 보면 합리적인 결정이다. 지식인이 제안하는 이득의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가부장의 권력을 뺏긴다. 권력이 인간을 흥분하게 하며 권력은 집단에서 나온다.


    권력이 집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집단과 결속되지만 환경과도 결속되려고 한다. 인간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종교가 의사결정의 편의라는 형태로 루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루틴은 인간이 환경과 결속하는 방식이다. 루틴을 어기면 인간은 불안하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동물적인 존재다. 루틴을 지키려고 한다. 권력을 장악하여 타인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권력의 작동구조 안에 머무르려고 한다. 그럴 때 루틴을 지키기 쉽기 때문이다. 감옥에서 풀려난 재소자가 불편해지는 이유다.


    의도나 목적이나 동기나 보상은 외부에서 주입된다. 권력과 호르몬과 흥분과 무의식과 루틴은 집단 내부, 인간 내부, 환경 내부에서 작용하는 메커니즘이다.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행동은 천동설의 사고다. 지동설로 갈아타야 한다. 원인은 언제나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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