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1 vote 0 2024.08.13 (10:24:09)

    신은 전지전능한 존재로 생각된다. 전지전능이란 무엇인가? 권력이다. 왜 인간이 신을 섬기는가? 권력을 탐하기 때문이다. 아기가 엄마의 젖을 먹듯이 인간은 신의 권력을 빼먹으려는 것이다. 신을 약탈하려는 것이다. 신은 그런 인간을 때려죽이고 싶지 않을까?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진지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는 사람 하나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인간이 신을 섬기는 이유는 종교적 본능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똥이 마려우면 화장실을 찾는다. 신이 마려우면 기도를 하는 것은 루틴반복에 불과하다.


    성경을 글자 그대로 믿는다고 우기는 자들이 있다. 루틴에 집착하는 자다. 신의 전지전능을 믿는다면 그런 자기돌보기 행동은 곤란하다. 루틴을 지키는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편한 대로 하는 것이다. 엄격한 의미에서 그들은 루틴론자일 뿐 믿음 없는 무신론자다.


    성경은 기록이다. 글자로 쓰인 것이다. 글자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신이 만든 것은 자연이다. 우주와 자연과 역사가 그 자체로 성경인데 별도로 성경을 하나 더 만든다는 것은 내 몫 챙기기로 자기만족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신을 능멸하는 교만한 행동이다.


    신은 권력이다. 인간이 사설권력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예정설이 등장했다. 예정설은 인간의 권력을 부인한다. 성경숭배는 신의 전지전능에 대항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권력작품인 것이다. 나는 착한 일을 했으니 천국에 갈 것이야. 하고 스스로 권력을 행사한다.


    양나라 황제가 달마대사를 불러놓고 '나는 절을 천 개나 지었으니 극락행은 따논 당상이야' 하고 스님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달마가 받아쳤다. '절을 1만 개 지어도 아무 공덕이 없습니다.' 황제권력으로 부처권력에 도전하는 순간 이미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종교권력, 신앙권력으로 타인 위에 군림하는 순간 신의 적이 된 것이다. 목사가 신도 위에 군림하는 순간 임금의 권력에 도전하는 산적이 된 것과 같다. 종교권력은 그 자체로 신의 전지전능에 대항하는 것이며 모든 교역자는 신과 권력투쟁을 벌이는 반역자이다.


    1. 성경을 우상화하는 자는 적이다.
    2. 인간권력으로 신의 전지전능에 도전하는 자는 적이다.
    3. 선행을 해서 천국행이 보장되어 있다고 믿는 자는 적이다.
    4. 일체의 사설권력 창출은 신에 대한 반역이다.
    5. 다르마를 따르는 것이 믿음이다.


    진정한 신앙은 다르마를 따르는 것이다. 화살은 활몸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간다. 총알은 총구가 정해준 방향을 따라간다. 부분은 전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신앙의 진짜 의미다. 권력은 다르마에 있어야 한다. 우주의 작동원리가 권력이다.


    신을 믿는 사람은 없다. 신을 팔아서 권력을 얻거나 루틴을 지켜서 자기를 돌보려는 것이다. 진정한 믿음은 약속된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다. 변화를 부정한다면 믿음은 필요가 없다. 변화를 이미 받아들였는데 결과가 불안하므로 무언가를 믿으려고 하는 것이다.


    변화가 격발되어 있고 변화의 다음 단계가 약속되어 있을 때 약속을 따라가는 액션이 믿음이다. 뽕짝이나 이발소그림처럼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약속된 변화가 아니다. 천국이든 극락이든 자기만족을 위한 루틴에 불과하다. 변화가 아니므로 믿음이 아니다.


    다르마를 깨닫기 어렵지 않다. 뽕짝이든 이발소그림이든 가짜들은 공통점은 무언가 대가를 준다는 것이다. 그전에 호출한다. 잠든 인간을 깨워서 불러내는 것이 다르마다. 신이 당신을 부르면 따라가야 한다. 그것이 다르마다. 가서 무언가를 챙기려 하면 가짜다.


    인간은 신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게임이 벌어진다. 게임을 격발하는 자가 진짜다. 우리는 노무현이 벌인 게임 속에 있다. 민주주의 게임, 자본주의 게임, 과학의 발전 게임이 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게임을 벌일 수는 없다. 게임의 격발 스위치를 누를 수 없다.


    두 가지 태도가 있다. 방아쇠를 격발하여 사건을 벌이려는 자와 과녁에 명중해서 대가를 얻으려는 자다. 다르마의 의미는 원인 측에 서는 것이다. 과녁을 맞췄으니 반대급부를 내놓으라는 태도가 아니라 내가 격발하면 남도 격발하고 그중에 하나는 맞는다는 것이다.


    내가 맞췄으니 합당한 보상을 내놓으라는 태도가 아니라 내가 쏘면 남들이 쏘는 사건의 맥놀이 그 자체가 보상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순간 나는 신의 전지전능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의 전지전능 속으로 들어가서 신의 일부가 되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레벨:5]국궁진력

2024.08.14 (04:59:10)

'신'이 '권력'의 다른 표현인 걸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번 언급하셨는데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신'의 개념이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거 같습니다. 변주되는 말씀들을 자꾸 되뇌이며 엇길로 가지 않도록 해야지 다짐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7139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7615
6960 철학은 권력학이다 update 1 김동렬 2024-08-15 317
6959 결정론과 자유의지 update 2 김동렬 2024-08-14 571
6958 인공지능 5단계 update 김동렬 2024-08-14 367
6957 기득권 건드리면 죽는다. 김동렬 2024-08-14 715
6956 소로스의 재귀성이론 image 김동렬 2024-08-13 646
6955 다르마와 뽕짝 김동렬 2024-08-13 615
6954 빠와 까의 법칙 김동렬 2024-08-13 547
» 신과 인간 1 김동렬 2024-08-13 451
6952 진보와 진화 1 김동렬 2024-08-12 637
6951 인생의 갈림길 김동렬 2024-08-10 1080
6950 인간이 신이다 5 김동렬 2024-08-08 1521
6949 AI 거품론 명암 김동렬 2024-08-07 1198
6948 이로써 프랑스는 죽었다? 김동렬 2024-08-06 1435
6947 인간이 멍청한 이유 김동렬 2024-08-05 1253
6946 되는 것은 왜 되는가? 김동렬 2024-08-05 774
6945 안 되는 것은 왜 안되는가? 김동렬 2024-08-04 1031
6944 근본적인 의문 1 김동렬 2024-08-04 749
6943 수학과 환원주의 3 김동렬 2024-08-03 839
6942 구조의 눈 2 김동렬 2024-08-02 695
6941 인공지능의 특이점 김동렬 2024-08-02 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