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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340 vote 0 2004.05.16 (12:40:57)

제목 없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지난 두 달간의 악랄한 테러와 린치가 오늘 오전 10시를 기하여 멈추어졌다. 웃을 일인가? 만세부를 일인가? 두달 동안 뺨을 맞다가 오늘 상대방의 폭행이 멈추었기로서니 이것이 기분 째지는 일인가?
 
그 모욕, 그 수치는 그대로 남아있다. 단지 개혁의 약속을 실천했다는 이유만으로 불한당과도 같은 차떼기 범죄단에 의해 탄핵 소추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 우리의 분노 또한 잊혀져서 안된다.
 
배후의 주범 조선일보는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죽었다’고. 이 무슨 소리인가? 그들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숨어서 칼을 갈아대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와신상담이어야 하고 절치부심이어야 한다. 웃지마라! 3월 12일의 그날, 창자가 끊어질듯 했던 그 고통 절대로 잊어서 안된다. 조선일보가 저리도 악랄하게 나오는데 우리가 예서 웃고 있대서야 될 일인가?
 
1945년 8월 해방이었다. 백범은 통곡했다. 8월 20일로 예정된 광복군의 국내진공을 앞두고 수색조를 투하하기 위해 출동했던 정찰기는 황해바다 하늘 위에서 선회하였다. 적들은 몰락했지만, 정작 우리의 싸움은 해보지도 못했던 것이다.
 
헌재의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헌재의 입장일 뿐이다. 1945년, 타인의 힘에 의한 해방이어서 그 고통이 오래갔다. 우리의 힘에 의한 우리의 싸움은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 우리는 헌재의 판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잠시 싸움을 멈추었던 것에 불과하다.
 
오늘의 판결은 헌법기관인 국회가 대통령을 유린한데 대해, 또다른 헌법기관인 헌재가 중단시킨 것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헌재의 위상을 과시하고 뽐내는데 지난 두달을 허비하였다. 그들은 단지 카메라를 한번 더 받기 위하여 국민으로 부터 대통령에게 위임된 65일을 약탈하였던 것이다.
 
기억하라! 국회 역시 헌법기관이다. 헌법기관이 그들의 주인인 국가와 국민을 유린한 것이다. 헌법기관 믿을 수 있나? 헌법기관에 의해 유린된 것이 또다른 헌법기관에 의해 중단되었지만, 그 상처 그대로 남아있다.
 
잃어버린 두 달은 배상받을 길이 없다.
 
김용옥의 말대로 헌법은 국민이 주체가 되어 우리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국민의 심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약탈당한 2개월을 배상받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땅히 응징이 있어야 하고 추징이 있어야 한다.  
 
3월 10일 이후 여의도와 종로와 서면을 밝혔던 우리들의 촛불과 함성이 단지 헌재에 압력을 넣기 위한 수단이었단 말인가?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 여기서 멈추어서 안된다. 80년 서울의 봄의 실수를 기억하는가?
 
서울역 앞에서 회군으로 안된다.
 
한나라당은 헌재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그들은 범죄사실을 시인하고 그 범죄에 연루된 당을 해체해야 한다. 범죄사실에 관련된 의원 전원의 의원직은 박탈되어야 한다. 박근혜는 자당의 의원들을 대표하여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두달 간 5000만 국민에게 준 스트레스의 강도를 생각한다면 골백번 목숨을 내놓는다 해도 부족하다 할 것이다.
 
이념적 동질성이 필요하다
왜 탄핵사태가 일어났는가? 그 원인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필리핀의 에스트라다와 인도네시아의 와히드는 그 사안이 중대해서 파면되었을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그들이 탄핵된 이유는 그 나라의 국민 중 아무도 대통령의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도 대통령을 지켜주려 하지 않았다. 왜?
 
헌재는 사안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사안의 중대성이 무엇일까? 국민이 들고 일어나서 파면을 요구하면 그것이 곧 중대한 사안이 된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민에 의해 탄핵된 것이다.  
 
그들은 왜 자기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외면했을까?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사랑하지 않았을까? 대통령과 국민을 연결해주는 ‘이념적 동질성’의 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정서적 유대의 끈이 필요하다.
 
무엇인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국민이 참여하지 않았다. 정권은 와히드나 에스트라다의 사유물이었을 뿐 우리모두의 것이 아니라고 그들은 판단한 것이다.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 ‘이념적 동질성에 기초한 정서적 유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된 이유는 하나다. 개혁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 개혁의 이념이 노무현을 살린 것이다. 이념적 동질성이 없으면 죽는다. 국민이 대통령을 사랑하지 않으면 죽는다. 국민과 함께 하기만 하면 반드시 살아난다.
 
무엇인가? 지난 두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 결코 일과성의 우연이 아니며, 뒤에 올 천사람 만사람을 위한 길잡이가 될, 역사 앞에서의 큰 걸음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분명히 기억하므로써 ‘민주장정에 있어서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승화되는 것이며, 그로하여 대통령을 구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를 갈고있다
태국에서는 70여회의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한다. 왜? 한 번 일어났기 때문에 두 번 일어난 것이다. 한 번 일어났을 때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에 70번이나 되풀이하여 일어난 것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휘어진 철사를 곧게 펴면 바로잡아지는가? 천만에. 철사는 고유의 탄성에 의해 도로 휘어지고 만다. 그 반대쪽으로 그 곱절만큼 더 휘어주지 않으면 기득권의 철사는 절대로 펴지지 않는다. 헌재의 판결은 휘어진 철사를 곧게 편 것에 불과하다. 기득권의 탄성은 그대로 남아있어 완강하다.
 
조중동은 여전히 발악하고 있다. 배후조종의 주범 조선일보는 헌재의 판결이 나기 무섭게 박종성의 입을 빌어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죽었다’고. 예감한다. 니들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이 싸움 오래간다. 그들은 조금도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긴장하자! 경계를 게을리 말자. 그들이 여전히 날을 벼르고 있는 이 때, 우리라서 손을 놓아서 될 일인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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