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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95 vote 0 2024.02.18 (17:47:51)


    진리의 발견


    지구가 돌고 있다면 지구의 자전 때문에 정면에서 초속 463미터의 속도로 맞바람이 불 텐데 바람에 날려가지 않겠는가? 바람은 나의 밖에서 부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밖을 본다. 인간은 언제나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갈릴레이의 관성은 안이다. 힘은 두 가지다. 외부 작용이 아니면 내부 관성이다. 다른 사람이 외부 작용을 말하니까 갈릴레이가 내부 관성으로 받아친 것이다. 초속 463미터 맞바람이 외부 작용이면 관성은 지구 내부의 중력에 잡힌 관성이다.


    진리의 발견은 쉽다. 남들이 외부를 말할 때 내부로 받아치면 된다. 남들은 무조건 외부를 말하게 되어 있다. 내부의 구조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답은 언제나 내부에 있다. 천재의 통찰은 내부를 정하는 안팎의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에 있다.


    천재의 통찰


    모르는 사람은 외부를 보고 아는 사람은 내부를 본다. 옳고 그르고 간에 마키아벨리가 처음으로 정치시스템 내부를 들여다본 사실에 식자들은 점수를 준다. 하느님께 기도를 한다거나 부처님께 팔만대장경을 바치는 것은 내부를 보는 자세가 아니다.


    근대과학과 봉건시대를 가르는 기준선이 있다. 마키아벨리는 정치권력을 도덕과 종교에서 분리한 최초의 근대인이다. 근대인과 봉건인은 문명과 야만처럼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다. 이들 사이에 물리적인 제압은 가능하나 수평적인 대화는 불통이다.


    근대인과 봉건인은 시선의 방향이 다르다. 보는 방향이 다르면 대화할 수 없다는게 본질이다. 과학인과 주술인은 시선의 방향이 다르다. 같은 나라에 살아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내적 가치를 보는 사람과 외적 가격을 보는 사람은 공존할 수 없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은 대략 허튼소리지만 처음으로 마음 내부를 들여다본 사실은 평가할 만하다. 마음 내부에는 집단 무의식이 있고 동물적 본능이 있다. 마음은 호르몬 민감도다. 결국 뇌과학이 답을 내겠지만 프로이드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아담 스미스는 시장 내부를 봤고, 케인즈는 구체적인 정책 내부를 봤고, 내시균형은 더 구체적인 의사결정구조 내부를 봤다. 아담 스미스는 차를 봤고, 케인즈는 엔진을 봤고, 존 내시는 핸들을 봤다. 내부를 본 사람과 더 내부를 본 사람이 있을 뿐이다.


    정상의 사유


    세상이 복잡하지만 처음부터 복잡했던 것은 아니다. 상호작용을 거치며 점차 복잡해져 가는 것이다. 천재의 업적은 세상이 복잡해지기 전에 사건의 초기 발단 부분을 공략하여 이루어진다.


    천재라고 해서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천재는 정상부를 건드린다. 정상은 지극히 단순하다. 이거 아니면 저거다. 이것이 아니므로 저것이다. 천재의 직관적 판단은 방향이 다르다.


    아인슈타인의 사유는 대단한 것인가? 성과가 대단할 뿐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텐징 노르가이는 에드먼드 힐러리가 시키는 대로 그냥 서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선택지는 둘이다. 위가 아니면 아래다. 아래로 내려가면 실패하고 위로 올라가면 정상이다. 단지 위를 보기만 하면 된다. 아인슈타인은 단지 위를 바라보았을 뿐이다. 아래는 답이 없으니까.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사유하기는 쉽다. 이것이 아니면 저것인데 이것이 아니므로 저것이다. 물질의 속성이 답이 아니므로 시공간이 답이다. 순진함으로 무장하고 방향을 틀기만 하면 된다.


    단순성의 힘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내부의 밸런스가 깨진 것인가, 외부의 잠수함이 받았는가? 답은 안이다. 외부 작용이 원인이라면 금방 드러난다. 외부에서 작용해도 내부에 받아주는 부분이 있으므로 역시 안을 살펴봐야 한다.


    밖은 환경이 간섭하므로 복잡해져서 우연에 지배된다. 안은 좁다. 비좁은 내부에 압력이 걸려 부분들이 결합되므로 단순해져서 필연에 지배된다. 천재의 직관은 밖에서 안으로 방향을 틀어 구조의 필연을 보는 것이다.


    안이 보이지 않으면 안을 만들면 된다. 한 방향으로 몰아 좁은 공간에 가두고 강하게 압박한 다음 안을 보면 된다.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문화든, 음악이든, 영화든, 문학이든 마찬가지다. 구조론은 안을 보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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