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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48 vote 0 2023.09.11 (14:12:20)

    약점을 보면 물어뜯는다. 집단의 급소를 보면 흥분한다. 호르몬이 나와버리면 엎어진 물이다. 인간의 행동은 단순하다. 동물의 본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정치의 본질은 협공이다. 20세기를 흔들어 놓은 사회주의 운동은 지식인과 노동자가 중간에 낀 부르주아 계급을 협살하려고 한 것이다. 이들은 서식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지식인과 노동자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현장에서 얼굴 붉힐 일이 없다. 


    이들의 짝사랑은 기계적이다.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도 그냥 안다. 상대방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지식인이 야학을 열어 글자 가르쳐 주고 대학생이 농활을 해서 일손 도와주겠다는데 누가 거절하겠는가? 좋은 시절이 오래가지 않았을 뿐.  


    윤석열 당선은 정의당과 국힘당이 민주당을 협공한 것이다. 이준석은 20대를 동원하여 6070과 합작으로 4050을 협공했다. 이런 전략은 먹힌다. 진보 보수 이념타령은 빈말이고 그냥 약점을 보고 물어뜯는 거. 왜 6070이 일제히 극우가 되었을까?


    옛날에는 지역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6070도 일부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백 퍼센트 넘어갔다. 몸값 올리기다. 한쪽으로 몰아야 반대편에 동맹군이 생긴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다. 6070이 반반으로 나뉘면? 수가 안 난다.


    무슨 수가 날지 몰라도 무슨 수를 내려면 일단 몰려 있어야 한다. 한쪽을 비워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협상력이 있다. 굴러온 돌이 들어설 자리 확보해 두는 거다. 그들은 동물의 본능에 따라 조갑제 선동에 호응해 극우로 달려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몸값을 높이려고 했으며 성공했다는 점이다. 뭉쳐 있으면 뭐가 되어도 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감각적으로 알아버린 것이다. 지역주의? 일단 뭉쳐야 뭐가 되어도 된다는 동물적 본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게 먹혔다.


    97년이다.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고 PC통신을 쓰던 때다. 김어준과 같은 젊은 네티즌들이 4050 놔두고 나이가 많은 김대중을 지지하는 것을 기성 정치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그것을 세대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기였다.


    젊은이들은 컴맹인 5060이 짜증 났다. 그 기세는 노무현 당선까지 이어졌다. 왜 젊은이들은 5060을 싫어했을까? 컴맹이면 어때? 약점을 봐버린 것이다. 흥분한 것이다. 호르몬이 뿜어진 것이다. 그것을 명백하게 하고 싶다. 확인사살 들어가 준다.


    왜 조국 하나 두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똑같다. 약점을 봤다고 생각한다. 흥분했다. 분명히 하고 싶다. 호르몬이 나왔다면 엎어진 물이다. 일제히 물어뜯는다. 별다른 이유 없다. 약점을 보면 집적대 본다. 상대가 맞서지 못하면 때려본다.


    펀치가 들어간다. 어라? 주먹이 들어가 주잖아. 효과가 있어. 때려보자. 죽을 때까지 계속 때린다. 동물의 본능일 뿐 합당한 이유 따위 없다. 때릴 수 있는데 왜 안 때려? 이유 없이 약자를 때리는 것은 노는 애들이 많은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숫자가 뭉치면 뭔가 해보자 하는 의욕이 솟구친다. 양면전쟁은 위태롭다. 꼼짝 못하고 당한다. 역사적으로 양면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없다.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소설이 있지만 1차대전 때 동부전선이 이상없고 독일의 서부전선은 영불미 협상국에 의해 붕괴됐다. 독일은 2차대전에서도 같은 양면전쟁 공식으로 박살났다.


    일본은 소련이 참전하여 양면전쟁이 되자 곧바로 항복했다.


    실용주의를 강조하던 윤석열이 갑자기 이념전사가 되었다. 이념이 중요하다고 쓰고 선거가 임박했다고 읽는다. 지역주의를 동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그런데 멍청하다. 호남을 고립시키려고 하지만 충청도를 공격하고 있다. 양면전쟁이 될 수밖에 없는게 경기도=충청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말했지만 경기도 먹으면 민주당 이긴다. 경기=충청 동조화 현상 때문이다. 천안과 청주는 이미 수도권이다. 이 경향은 갈수록 심해진다. 딴지일보에서 그랜드서울 운운하며 수도권 키우기 캠페인을 했던게 이유가 있는 거. 다 암시롱. 


    수도권과 호남이 경상도를 포위하는 양면전쟁이다. 대선에서 정의당은 국힘에 당을 팔았지만 총선에서는 자당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 정치의 기본은 협공이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든 선거에 이러한 점이 관찰된다. 지는 이유는 협공당해서 지는 것이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는 여성표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다? 왜? 다 알잖아.


    6070들은 일단 뭉치기만 하면 뭐가 되어도 된다는 시범을 보여줬다. 일단 뭉치고 우리가 왜 뭉쳤는지는 나중에 조갑제에게 물어보자. 이런 식이다. 개딸이 뭉쳤다. 게임 끝난 거다. 봤거든. 말이 필요 없다. 제품부터 만들고 용도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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