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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앤드루 존슨이 하원에서 탄핵된 이후 대통령의 권위가 추락한 예가 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집권하기 까지 30년간 고만고만한 2급 대통령이 등장했다.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대통령의 권위가 추락한다. 탄핵으로 노무현 이후에도 약체 대통령이 줄을 잇게 된다? 혹시나 탄핵될까 겁먹고 의회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럴 수는 없다.

『 포토만평 이미지 원판은 디시인사이드 』

노무현이 탄핵을 기획, 유도했다?
벼랑끝정치라고 폄하는 사람이 있다. 천만에! 노무현은 그 벼랑에서 잡은 가지마저 놓아버렸다. 이건 차원이 다른 것이다.

득수반지무족기 현애살수장부아(得樹攀枝無足奇 懸崖撒手丈夫兒) 가지를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나, 벼랑에서 잡은 가지 마저 손에서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장부이다. [백범일지]

소위 논객이라 불리는 것들이 노무현이 총선승리를 목적으로 10단의 솜씨를 발휘했다고 말한다. 그 입을 찢어놓아야 한다.

적들은 대놓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 상황에서 원칙을 굽혀가며 탄핵을 모면할 목적으로 적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과연 사과하는 것인가? 그대는 정녕 그것이 사과가 된다고 믿는가?

평범한 국민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노무현은 탄핵을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국민에게 진짜 ‘사과’를 한 것이다. 모르겠는가?

다만 그 사과의 대상과 내용이 달랐을 뿐이다. 적들은 선거법 위반사실에 대해 사과하라고 윽박질렀다. 노무현은 총체적으로 상황을 장악하고 책임지지 못한데 대해, 곧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단속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미쳐 날뛰는 두 야당을 단속하지 못한 사실에 대하여, 또 소수파 정권으로서 약체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어 국민여러분께 근심을 안겨준데 대해 사죄합니다. 죄값을 치르기 위해 탄핵을 받아들이고 헌재의 판결이 나올 때 까지 근신하겠습니다.”

이것이 평범한 국민들의 눈에 비친 노무현의 모습이다. 노무현은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며 자숙하며 근신하고 있다. 오만한 당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평범한 국민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기획운운은 무책임한 결과론이다
싸움이 붙었다. 제 3자가 개입할 때는 보통 양비론으로 접근한다. 때리는 놈이나 맞는 놈이나 매한가지라는 말이다. 그래야지만 말리는 사람의 권위가 서는 까닭이다. 권위가 서야지만 그 싸움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양비론은 옳지 않지만.. 두 사람 다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책임의 종류는 전혀 다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 ‘책임’이란 무엇인가?

아버지와 아들이 치고받고 싸웠다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 둘 다 책임이 있지만 그 책임의 종류는 다르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대든 책임이 있고, 아버지는 아들의 다리몽둥이를 분질러서 버르장머리를 가르쳐 놓지 못한 책임이 있다. 이건 다른거다.

노무현은 탄핵을 감수하는 방법으로 상황을 ‘정지’시켰다. 그것이 중간에서 싸움을 말리는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노무현이 야당에 굴복하여 적들에게 사과했어도 정쟁은 계속된다는 말이다. 그들은 ‘노무현은 네 입으로 잘못을 인정했으니 하야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탄핵취소로 결말이 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정쟁은 끝없이 이어진다.  

노무현이 탄핵을 기획 혹은 유도했다고? '그럼 노무현더러 사과하고 하야하라는 말인가?' 머리 끄댕이 잡고 늘어지는 식의 정쟁을 계속하라는 말인가? 무책임한 결과론이 아닐 수 없다. 기획운운 하는 놈은 그 입을 찢어놓아야 한다.

정치의 책임은 무한책임이다
적들의 잘못도 대통령인 노무현의 책임이다. 아들의 잘못은 가장인 아버지에게 책임이 있는 것과 같다. 오늘의 헌정중단 사태는 명백히 노무현에게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 ‘책임’이란 무엇인가?

책임지고 사과한다 혹은 책임지고 물러난다는 것도 있지만 이건 소극적인 책임이다. 내가 책임지고 해결한다, 혹은 내가 책임지고 한번 나서본다, 혹은 내가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한다는 적극적인 의미의 책임도 있다.

그래 맞다. 니들 말대로 노무현에게 책임이 있다. 그러나 책임지고 물러날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노무현은 성공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보라! 국론이 통일되었지 않은가?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친노와 반노’가 50대 50이었지 않았던가? 노무현이 한번 책임을 지자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되어 70대 30으로 국론통일이 이루어졌다. 여기서 한 수를 더 두면 ‘애국 대 매국’ 구도의 국론통일로 간다.

그때는 5000만 대 295가 된다.

탄핵을 수용한다는 것은 노무현이 모든 책임이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태수습에 들어간 것이다. 책임지고 야당을 ‘정리’ 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이다. 실제로 ‘정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더 이상의 국론통일을 원하는가? ‘애국자 대 매국노’ 구도로 한번 가볼까? 이 계획에 찬성하는가? 그 시점엔 야당을 넘어 배후의 조중동도 그 존재가 없을 것이다.

국민은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
국민의 대통령의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한다. 이는 누가 잘했고 혹은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약하냐 아니면 강하냐’의 문제다. 강해야만 책임을 질 수 있다. 강해야만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

1) 약한 대통령이라면? ..  책임지고 사과한 다음 물러나라.
2) 강한 대통령이라면? ..  책임지고 야당을 단속하여 사태를 종결하라!

이렇다.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책임지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곧 의회가 아버지인가 대통령이 아버지인가다. 약하다면 의회가 아버지가 되고 강하다면 대통령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책임지는 방식과 아들의 책임지는 방식은 다르다. 아들이라면 종아리를 맞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고, 아버지라면 아들의 종아리를 매우 치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다.

노무현은 탄핵수용은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강한 대통령임을 선언한 것이다. 적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사과하고 탄핵을 모면했다면 '약한 대통령'임을 자인한 셈이 된다. 이때 책임지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제 발로 하야하는 것이다.

노무현은 그걸 거부한 것이다.

무엇인가? 노무현은 사과를 거부하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한 것이 아니라, 실은 탄핵을 수용하는 방법으로 적극 책임을 진 것이다. 무슨 책임?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단속하지 못하고 저렇게 길길이 날뛰도록 방치한 책임.

논리 말고 정의로 보라
소위 논객이랍시고 이곳저곳에서 나부대는 것들 중에 ‘논리’ 말고 ‘정의’로 말하는 사람은 한 놈도 없다. 무엇이 ‘정의’인가? 정녕 그대들의 눈에는 정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예상과 달리 상황이 좋게 나오니까 무책임한 결과론을 퍼뜨리는 자들 있다. 만약 사과하고 탄핵을 모면하는 대신, 하야요구를 받게 되었다면 어쩔 뻔 했나?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그 자들은 지금 콧노래를 부르면서 상황을 즐기고 있을 것이 아닌가?

진 아무개를 위시하여 .. 참으로 비열한 자식들 있다.

덧글.. 이야기가 좀 복잡해서 뇌가 꼬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두 번 생각하면 정답이 보입니다. 대통령이 사과했다면 탄핵은 안당했겠지만 하야위기까지 몰렸을 겁니다. 사과 안한거 백번 잘한거에요. 비겁한 대통령 나약한 대통령으로 찍히면 그걸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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