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엘리트의 간극은 예로부터 정치의 본질적인 딜레마였다. 엘리트는 민중을 제압해서 고지식한 군대로 만든다. 고지식한 군대는 많은 훈련과 우수한 화력에 의해 뒷받침된다. 엘리트는 압도적인 힘을 조직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단순한 전쟁을 원한다. 이 방법이 일시적으로는 먹힌다. 그러나 상대는 대응하는 방법을 개발해낸다. 그것은 기술의 진보이며 신기술은 언제나 민중의 것이다. 다시 민중이 전쟁의 주체가 된다. 문제는 말을 안 듣는 것이다. 민중이 기어오르고 하극상이 만연해진다. 귀족은 불안해진다. 평화가 계속되면 다시 고지식한 군대로 돌아가 버리는 패턴이 반복된다. 역사적으로 민중의 자발적 창의성을 전쟁에 활용한 영웅들은 모두 기술적 혁신을 이루었다. 페리클레스 시대의 삼단노선은 시민이 노잡이로 나선 것이다. 부작용은 시민의 권력이 커진 거다. 시민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군 6명을 처형했다. 바다에 빠진 노잡이 시민을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리가 더 급한 판에 말이다.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패배한 이유다. 민중의 권력이 커져도 좋지 않다. 러시아 혁명도 그렇다. 성급하게 노동자에게 총을 풀었다. 혁명을 주도한 엘리트가 노동자 중심의 볼세비키에게 주도권을 뺏겨서 개판된 것이다. 스페인 인민전선은 엘리트가 주도하며 노동자에게 총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프랑코에게 먹혔다. 고지식한 엘리트가 스페인을 망친 것이다. 지금 한국 상황도 인민전선과 같다. 우리에게 총을 달라는 노빠 민중과 총을 내주지 않으려는 정의당 엘리트의 분열이다. 미디어가 총인데 정의당에 뺏겼다. 진중권 엘리트의 오만과 독선 때문에 윤석열 프랑코에게 잡아먹힌다. 역사는 비극으로 반복된다. 로마의 레기온은 민중이 주체가 되는 군대다. 백인대는 백 명 중에 대장이 있다. 이들은 민중계급이기 때문에 소대원과 협의해서 결정한다. 그리스 팔랑크스는 고도로 훈련된 귀족의 군대다. 소대가 없다. 소대를 두면 소대장이 주도하는데 그들은 민중계급이다. 스파르타 시민 숫자가 2천 명밖에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시민이지 이들이 사실상 귀족이라는 의미다. 따로 직업이 없다. 산악이 많은 그리스에서는 무적이지만 그리스 밖으로 나가면 전멸한다. 팔랑크스는 산악 사이의 좁은 길목을 막는 기술이다. 카이사르는 게르만족을 상대로 보다 창의적인 전쟁을 학습한 거다. 게르만족은 게릴라전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게르만족은 기습, 암습, 심리전, 유인전 등 별짓을 다하기 때문에 백부장이 상관의 지시 없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 카이사르 군대는 자동으로 강군이 된다. 로마군도 교범 위주의 고지식한 전쟁을 하기로 유명하다. 정찰병을 보내서 적당한 숙영지를 찾는게 아니라 하루 행군 거리를 기계적으로 정해놓고 행군이 끝나면 그곳이 산비탈이든 습지든 무조건 숙영지를 건설한다. 지켜보던 게르만족이 답답해서 숙영지를 대신 지어줄 테니 제발 전투 좀 하자고 매달릴 판이 된 것이다. 영국군의 고지식한 전쟁은 발라클라바 전투로 유명하다. 잘못된 명령서인 줄 알면서도 고지식하게 돌격해서 경기병여단이 전멸했다. 미국 독립군한테 털린 것도 그렇다. 교환비로 보면 영국군의 압도적 우세다. 워싱턴은 도망이나 다녔을 뿐 제대로 이긴 적이 없다. 민중의 창의성을 사용하여 사냥꾼이 쓰는 라이플을 채택하고 장교를 저격한게 미국이 승리한 원인이다. 영국이 잘나간 것은 충분한 훈련과 많은 화약과 그 화약을 생산하는 초석광산의 독점 때문이었다. 영국군은 세계 도처에서 참패하고 전투부족 명단을 만들었다. 네팔의 구르카족, 아프리카의 줄루족과 보어인, 뉴질랜드의 마오리족, 아프가니스탄 산악부족이 고지식한 영국군을 몰살시킨 전투민족이다. 러시아군은 고지식한 전쟁으로 유명한데 일단 장교는 전선 근처에 가지 않고 대포 사거리 4키로 밖에서 문서로 지휘한다. 그나마 코사크 기병대 때문에 창의적인 전쟁이 가능했다. 징기스칸, 나폴레옹, 알렉산더,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 구스타프 2세 등은 모두 기술적 혁신을 이루었다. 몽골의 만구다이는 고지식한 전쟁으로는 불가능하다. 징기스칸도 초반에 고지식한 전쟁을 했다. 귀족 중심으로 13쿠리엔 전투를 하다가 자무카에게 털려서 전멸하고 10진법으로 대장을 두는 민중 중심의 제도로 바꾼 것이다. 나폴레옹의 소년병도 유명하다. 소년들만 모아서 대오도 없이 풀어놓고 약탈하러 다니게 한다. 이들의 자유로움이 여러 이득을 준다. 알렉산더의 망치와 모루 전술도 생각해 볼 만하다. 원래 같은 민족이 아니면 전쟁을 못 하는데 전술이 시작되며 아무나 군대에 들어오게 되었다. 민족국가에서 세계국가로 변질된다. 전술을 구사하는 그 자체로 민중이 전면에 나선다. 원래 전술 없이 힘으로 싸운다. 페르시아 다리우스 3세를 힘으로 이길 수는 없잖아. 한니발은 말도 안 통하고 싸움도 못하는 게르만 용병을 로마군을 유인하는 미끼로 이용한다. 보통은 이렇게 하면 일제히 도망치는데 그걸 막은 것은 이들이 적지에 온 용병인 점도 있지만 한니발의 지휘능력이다. 지휘능력을 사용하려면 민중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중대장, 소대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대나 중세의 전쟁은 중대장, 소대장이 없다. 화려한 전술구사는 귀족의 고지식한 군대로 불가능하다. 히틀러는 프로이센 귀족집단 융커에 대한 민중의 반발을 이용한다, 롬멜을 띄워준 것이 그러하다. 그러다가 자기가 살해될까봐 롬멜을 죽인다. 민중을 너무 띄워주면 하극상이 일어난다. 스탈린은 대숙청으로 장교를 다 죽여서 전쟁이 불가능해지자 민중 중심의 철학을 설파한다. 무기체계가 민중이 주도할 수 있도록 간단해진다. 문제는 아직도 그런 사고에 빠져서 윤석열처럼 대포를 직사로 쏘려고 한다. 탄도학을 배우지 않고 말이다. 고지식한 전쟁을 하다가 망한 나라 많다. 다리우스 3세는 귀족답게 각자 자리를 지켜라고 명령하고 다들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데 혼자 도주해서 망했다. 귀족이 왜 도망쳐? 백년전쟁 기간 내내 프랑스군은 귀족 중기병의 닥돌교리를 지키다가 농민 중심의 영국 웨일즈 장궁병한테 당했다. 농민은 제 살려고 임기응변을 하는데 귀족은 명성에 집착하여 그런 비겁한 짓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사답게 명예롭게 죽었다. 신나라의 왕망이 그렇다. 광무제 유수가 불과 3천 명으로 쳐들어오는데 백만 병사에게 각자 자기 자리를 지켜라고 해서 멸망. 중국사에는 무수히 많은 왕망이 있다. 어느 나라든 왕의 허가 없이 병력 이동하면 사형이다. 영락제가 승리한 정난의 변이 대표적이다. 건문제는 고지식하게 자리를 지켜라고 명령하고 제자리에서 죽었다. 반대로 베트남은 한 부대가 휴식 차원에서 이동하자 다른 부대가 연쇄이동하여 멸망했다. 영국군의 신레드라인은 자리를 잘 지키기로 유명하다. 절대 도망가지 않는다. 전열이 붕괴되지 않는다. 미군은 압도적인 무기의 힘을 믿고 고지식한 전투를 강요해서 국군의 사창리, 현리전투 참패원인을 제공했다. 무조건 움직이지 마라고 한다. 국군은 대장이 안 보이면 일제히 도주한다. 미군과의 유기적 협력이 안 된 거다. 국군이 협력을 요청했는데도 미군이 무시. 미군의 교리가 잘못된 거다. 그나마 리지웨이가 융통성을 발휘해서 이후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민중은 지도자가 없으면 일제히 도주한다. 이들을 도주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은 고지식한 전쟁이다. 스파르타나 영국같이 압도적인 힘이 있으면 고지식해도 이긴다. 그러다가 창의적인 군대가 등장하면 고지식하게 망한다. 민중이 주도하는 창의적인 군대는 산업의 혁신과 결합해야 한다. 막연히 정신력 강조하고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그게 귀족이다. 귀족은 정신무장이 잘 되어 있고 중세의 기사들처럼 맹훈련을 받은 사람이다. 박지현, 진중권의 도덕몰이도 정신무장이 잘 되어 있는 엘리트가 민중을 제압해야 한다는 엘리트 우월주의에 불과하다. 엘리트는 차별하고 민중은 배반한다. 신기술은 민중에게 의리를 심어준다. 역사는 그 둘의 2인 삼각으로 뒤뚱거리며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다. 신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소대장이 된다. 나폴레옹은 포병 출신이다. 장교는 당연히 기병이기 때문에 대포의 사용법을 모른다. 대포 끌고 다니는 일은 중노동이기 때문에 엘리트는 포병을 기피하고 나폴레옹과 같은 촌놈이 포병을 하게 된다. 민주당은 왜 팬덤을 기피할까? 소대장의 발생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들은 중대장도 소대장도 없는 고지식한 군대를 만들려고 한다. 민중이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생각하지마. 생각은 우리 엘리트가 할 거야. 니들은 내 말만 들어.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멤버 출신 스티브발머가 대차게 말아먹다가
기술자 출신 사티아나델라가 클라우드 사업에 이어 최근 챗GPT까지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는데는 이유가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