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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을 찍어내야 우리당에 유리하다(김동렬)

이해가 안된다는 분도 있어서 첨언합니다. 우선 저의 딜렘마부터 말씀드리지요. 바른 말을 해야하는가 아니면 우리당에 유리한 정략적인 발언을 해야하는가입니다.

『 근혜야! 정치가 애들 장난인줄 알았더냐?.. 합성된 이미지 바탕은 디시인사이드』

정략적인 발언을 하면 ‘재승박덕’이니 하며 꾸지람 하는 독자분이 계시고, 바른 말을 하면 ‘필진들의 권위의식’ 이런 말 나옵니다.   

저는 일찍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간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진중권스러운 계몽주의를 버리고 중론을 따르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때로는 노무현도 비판해야 하고 딴나라당도 잘한건 칭찬해줘야 합니다.

일단은 바른 말부터 하겠습니다. 최병렬과 조순형이 옳습니다. 최병렬은 영남입니다. 비영남과 손을 잡아야 합니다. 최병렬은 정치인입니다. 비정치인과 손을 잡아야 합니다. 비영남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서 전국정당화를 꾀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며, 이문열을 필두로 정치권 바깥의 인사를 대거 영입해서 구태정치색을 탈색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이것이 공식이죠.  

이 중차대한 임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최병렬 말고 있습니까? 이회창이 돌아온다면 모르지만요.

한나라당의 선상반란은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혹시나 히딩크일지도 모르는데 5 : 0 이라 해서 전투을 앞두고 장수를 갈아치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조순형도 그렇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하는 것이 맞습니다.

추미애의 입바른 소리는 지난해 5월에 나왔어야 할 소리입니다.

그러나 말입죠. 서영석님 말씀에 의하면.. 요즘 한나라당 보좌관들이 서프를 열심히 읽는다는데.. 이런 바른 말 해줘서 될일입니까? 선거가 임박했으니.. 약간만 타락하기로 합시다. 지금부터는 '비뚜른 말 모드'입니다.

박근혜대표.. 캡이다.
박근혜 대표 좋아요. 어차피 박근혜는 얼굴마담입니다. 실세가 따로 있을 것인데.. 이회창이 돌아오지 않는 한, 박근혜가 대표가 되면 선대위원장은 영남실세로 가는 것이 공식입니다. 이는 확실한 영남자민련화의 길이지요.

최병렬은 강해요. 그러므로 비영남을 러닝메이트로 해야합니다. 박근혜는 약해요. 그러므로 영남을 러닝메이트로 띄워야 영남이라도 확실하게 잡습니다. 결국은.. 최병렬이 산다면 최병렬의 러닝메이트는 누구인가.. 또 박근혜가 당권을 잡는다면 러닝메이트는 누구인가인데

모두가 박근혜를 원합니다. 왜? 약하니까요. 두루 무난한 얼굴마담을 데려다 놓고.. 뒤에서 파워게임 한판 해보자 이거지요. 곧 2라운드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박근혜는 당권투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래서 제가 박근혜를 미는 거지요.

최대표가 버티기에 성공한다면 한나라당의 전국정당화 컨셉이 유지되는 거고.. 수도권이 좀 사는 거고.. 최병렬을 찍어내면 영남자민련화로 가는건데.. 수도권은 전멸입니다. 하여간 우리당 입장에서 볼 때.. 영남자민련화로 되는 것이 훨 낫지요.

일단 정국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상대당에 대한 도덕적 우위가 지속되니까요. 이후 4년간도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계속 걸어간다는 뜻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쓴 글에서 언급한 카이사르의 똘레랑스 아시죠? 서서히 죽여야 뒷탈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을 제압하되 죽이지는 않는다. 뜸을 들이며 시간을 끈다. 한나라당이 도발하면 응징하고 한편으로 용서한다. 또 도발하면 또 응징하고 한편으로 목숨은 살려준다. 이런 식으로 한 20년 가야 우리나라가 제대로 민주화 됩니다.

이것이 왈 프랑스인의 똘레랑스이고 카이사르의 방식이죠.

물론 최대표가 버티면.. 한나라당이 더 크게 망가지는 수도 있는데 이는 우리당 입장에서 별로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한나라당이 50석 이하로 거덜나는 것 보다는 80석 정도로 주저않는 것이 향후 정국의 안정적 운용의 면에서 유리합니다.

똘레랑스라니까요. 한나라당에도 관용을 베푸는 거죠. 죽이지는 말고 계속 쥐어짜는 겁니다. 한 20년간.. 우리당의 영구집권이죠. 그 20년 동안 민노당을 키워서 민노당이 제대로 야당구실 하면 그때 가서 한나라당을 팽하는 거지요. 그게 전략.

1) 최병렬이 버티면 ..  영남과 비영남의 균형을 맞추고 정치색 탈피하는 방법으로, 환골탈태의 개혁을 하면 수도권에서도 일부 살아남아 100석을 얻는다. 환골탈태에 실패하면 전국구 포함 50석 이하로 쪼그라진다. 우리당 입장에서 둘 중 어느 경우라도 향후 정국운용의 면에서 유리하지 않다.

2) 최병렬이 망하면 .. 영남과 비영남의 균형이 깨지고 비정치인 영입을 통한 구태정치색 탈피 전략도 불가능해진다. 말로만 환골탈태이고 실질적인 환골탈태는 불가능하다. 박근혜 되면 2라운드 벌어지고 .. 영남당으로 살아남는다. 지역주의로 개겨서 영남을 석권하고 전국구 포함 80석 가능하다.

독자분의 의견 중에는 오세훈 남경필 등 젊은이들이 당권을 잡으면.. 환골탈태의 개혁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천만에요. 본질을 봐야 합니다. 본질은 영남과 비영남의 균형, 비정치인 영입을 통한 구태정치 이미지 탈피인데 젊은이들은 이거 못합니다.

진짜 환골탈태를 하려면 최병렬이 해야합니다. 아니면 이회창을 모셔오거나.. 젊은이들이 득세하면 곧 박근혜 모시고 영남당화로 갑니다. 수도권의 젊은의원들이 이러한 본질을 모르고 함부로 최병렬을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건 2라운드를 또 하겠다는 말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퇴로 하나는 열어놓는 것이 정치의 공식입니다. 저는 한나라당이 완전히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비뚜른 말 모드입니다. 또 ‘재승박덕’ 잔소리 나오게 생겼으므로 '바른말 모드'로 돌아갑니다.

박근혜? 정치가 애들 장난이냐?
박근혜 안됩니다. 대를 이어 충성하자? 지금이 어느 때인데?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하여간 박근혜 되면 재밌기는 진짜 재밌을 겁니다. 한나라당은 그날로 북한 노동당이 되는 거에요. '북한에는 정권세습, 남한에는 당권세습?'

미친 넘들.. 정치가 애들 장난이냐.. 박근혜라니? 한숨이 다 나온다.

최병렬이 옳아요. 한나라당은 두가지를 해야합니다. 영남의 최대표가 당을 책임지고 비영남을 대선후보급으로 모셔와서 선대위원장을 맡겨야 합니다. 이문열의 예와 같이 비정치인을 대거 영입해야 합니다. 구태정치 이미지 벗어야 합니다.

김홍신 같은 성공케이스도 있잖아요.(막판에 나갔지만 김홍신은 한나라당의 훌륭한 성공사례다.. 반대로 나는 김홍신 같은 쓰레기를 절대 인정 안한다. 의정활동 아무리 잘해도 배신자는 인정 못한다.)  

결론은 영남대표와 비영남선대위원장의 균형을 통한 전국정당화 컨셉 유지 그리고 비정치인 출신 신인영입을 통한 구태정치 탈피가 환골탈태이지 이걸 안하고 그냥 오세훈, 남경필 등이 잡으면 환골탈태라는 주장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건 2라운드, 3라운드 죽을 때 까지 해보자는 소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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