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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53 vote 0 2023.03.20 (10:05:26)


    내시균형은 논쟁을 끝내는 문제다. 열역학도 마찬가지다. 무한동력 아저씨들이 끝도 없이 개소리를 지어내면서 절대 승복하지 않는다. 그것을 하나하나 반증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왜냐하면 속이려고 속이기 때문이다. 교묘하게 함정을 파고 트릭을 건다. 파훼법은?


    말려들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거는 게임에 가담하지 않는다.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조져야 한다. 그게 열역학이다. 열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열은 중간을 생략하고 입구와 출구만 본다. 열은 압력이므로 용기에 담긴다.


    그릇에 담기 전과 담은 후를 검사하여 용량이 같다면 그 중간의 변동은 없다는 것이 증명된다. 그러므로 중간에 무슨 요술을 부렸다고 한들 인정되지 않는다. 입구와 출구가 같잖아. 입구와 출구만 보면 되는데 무한동력 아저씨들은 한사코 중간을 설명하려고 한다.


    관심 없다니깐. 그게 되면 전기를 생산해서 발전소를 지으라고. 소규모 태양광 하면서 무한동력을 연결하여 한전에 전기 팔고 돈을 벌어서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여달라고. 쉽잖아. 그걸 안 하고 기자들 불러 모아 공개 시연회라니 그딴걸 왜 해? 그냥 통장을 갖고 와봐.


    중요한 것은 내용을 보지 않고 입구와 출구만 가지고 조지는 방법이 있다는 거다. 모든 논쟁을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최강병기가 있다. 그게 열역학이다. 열역학은 중간을 보지 않기 때문에 말장난의 수렁에 끌려들지 않는다. 그런데 해석하기 따라 내시균형도 같다.


    모든 논쟁을 끝내는 최강논리다. 보통은 도덕논리, 원인제공자 논리를 구사한다. 이 경우 끝이 없다. 예컨대 전쟁은 남자들이 벌인 문제니까 여자는 끌어들이지 말고 남자 선에서 니들이 알아서 해결해. 이러면 왜 남자만 군대 가냐 하고 항변해봤자 씨도 먹히지 않는다.


    그건 남자 문제야. 우리 여자는 빠질게. 할 말 없다. 지구 온난화? 백인들이 벌인 문제잖아. 우리 황인종은 빠질게. 도덕논리나 원인제공자 논리로 가면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발명은 남자가 한 거니까 여자는 오늘부터 TV 보지마. 남자가 만들었어.


    이런 식으로 삐딱선을 타면 대화는 불성립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결론이 안 나는 상황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든다는 거다. 개소리를 좋아하는 이유다. 환빠, 음모론, 주술, 사주, 궁합, 운세, 저주, 귀신, 천국, 내세, 초능력, UFO, 초고대문명. 종류도 많다.


    신토불이, 산삼, 유기농, 죽염, MSG, 창조설 따위가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되게 좋아한다. 뭔가 암흑이고 수렁이고 혼돈이고 허황되고 이런거 좋아한다. 명료한건 싫어한다. 깨끗하고 깔끔한 것을 두려워하고 지저분하고 혼탁한 마법 좋아한다.


    뇌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내시균형은 이 문제를 정리한다. 물리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성공한 쿠데타를 그 당시에는 처벌할 수 없다. 전두환 정권에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쿠데타는 총으로 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법관을 죽여버려.


    전두환에게 사형판결을 내리는 판사를 총살하는데 어떻게 사형시켜? 쿠데타가 끝났기 때문에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이 된다. 결국 최종보스는 물리학이다.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하지 않는다. 이게 논쟁을 끝내는 규칙이다. 왜 전범인 부시는 놔두나?


    트럼프는 처벌할 모양이다. 부시를 사형시키지 않는 이유는 미국에 군대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건 전쟁이다. 전쟁을 하면 미국이 이긴다. 비수술 트랜스젠더가 진짜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을 갖고 와야 하는 것이다. 이걸 합의해야 논쟁이 끝난다.


    한국인들은 뭐든 신파로 끌고 가서 감상주의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치졸한 짓이다. 냉정하게 물리학으로 조져야 한다. 관객의 눈물을 많이 짜내는 쪽이 이긴다는 식으로 가면 최악이다. 한국은 뒹구는 넘이 이긴다. 독초만 살아남는다. 과학으로 승부하자.


    물리학이 답을 낸다. 물리적으로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확실한 기준 하나는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토론은 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논쟁은 권력투쟁이기 때문이다. A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B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정치적 주도권에 관심 있다.


    인간들이 진짜 관심을 두는 부분은 테이블에 오른 의제가 아니기 때문에 물리학으로 판결하기 전에 논쟁은 충분히 해야 한다. 물론 답은 정해져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없지만 그래도 고양이는 고발해야 한다는 말이다. 위안부 문제도 일종의 그런 접근이다.


    일본이 거부하면 방법이 없지만 규탄은 해야 한다. 프랑스가 훔쳐간 문화재를 반환할 때까지 매년 프랑스에 선전포고 해야 한다. 병인양요에 프랑스가 동원한 군대와 똑같은 병력 수와 함대를 프랑스에 보내야 한다. 물리적 현실과는 별개로 맞대응은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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