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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20 vote 0 2022.12.08 (15:48:20)

    https://www.youtube.com/watch?v=0Sb6Y1KaUd0


    다윈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았다. 그러나 총론이 맞으면 지엽적인 것을 추궁당하더라도 뚝심으로 밀어야 하는 법이다. 진화라는 총론이 옳으므로 골치 아픈 각론은 대충 얼버무린다. 다윈은 성선택을 대체할 더 좋은 근거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선택이라는 표현은 과학의 언어가 아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이다. 유전자나 호르몬은 실제로 있다. 원인이 분명히 있다. DNA 실물이 있다. 현미경으로 보면 보인다. 실물을 보여주면 그것을 연구하여 논문을 쓰려고 젊은 사람들이 대거 이쪽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과학은 대부분 이런 물리적 승부에 의해 결정된다. 힘대결에 정치적 프레임이 작동함은 물론이다. 합리적인 설명보다는 논문 천 편이 터지는 금맥을 보여주는 쪽이 이긴다. 일단 추종자 천 명은 확보. 이 정도면 대세결판 좋구나.


    베게너의 대륙이동설과 비교하자. 대륙이 이동했다는 증거는 차고 넘치는데 왜 이동하는지 설명은 못한다. 진화의 증거는 화석이다. 역시 화석 증거는 넘친다. 화석은 땅 파면 나온다. 증거는 증거고 납득할만한 설명은 다른 문제다. 학자들은 배게너에게 야박했다. 


    거대한 대륙을 누가 옮겼지. 누가 아프리카에 붙은 인도를 떼서 아시아에 붙여주었나? 마다가스카르는 또 왜 들고 가다가 중간에 흘려놓았나?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 고대인들도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왜 그런지 납득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양자역학도 마찬가지다. 실험결과는 맞는데 왜 그런지는 모른다. 여기서 인간들의 태도를 보라. 베게너에 대해서는 그게 과학이냐고 비웃던 자들이 다윈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왜? 골때리는 기독교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명백히 정치적인 기동이 들어간 거다. 양자역학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베게너가 씹힌 이유는 계몽주의 프레임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기상학자가 여불때기로 끼어든게 짜증난 것이다. 정치적 프레임에 의해 왜곡되는게 어디 한두 가지인가? 학자들이 양자역학에 관대한 것은 달에 먼저 가는 넘이 장땡이기 때문이다. 우주 단위의 게임이다.


    빅뱅의 직접증거는 없다. 137억 년 전에 누가 사진을 찍어둔 것도 아니고. 빅뱅은 간접증거를 토대로 한 고도의 추론의 결과로 수용된 것이다. 과학자들이 우주배경복사를 두고 이만하면 증거가 된다고 치고 봐준다. 우호적인 해석이다. 기독교의 훼방을 막아야 하니깐.


    스티븐 호킹은 노벨상을 못 받았고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로 받았다. 아인슈타인은 증명한게 아니라 예측을 적중시켜 게임에 이긴 것이다. 모든 사건의 원인은 구조론으로 보면 질과 입자다. 입자를 제시하면 된다. 유전자를 딱 보여주면 된다. 호르몬을 보여주면 된다.


    성선택이니 하는 것은 다 개소리다. 그게 너절한 수작이다. 개미는 왜 이타적인 행동을 할까? 여기서 이타적이라는 근거는? 호르몬으로 보면 여왕개미와 일개미는 동일체다. 이타라는게 없다. 이기니 이타니 하는건 인간들의 망상일 뿐 자연에 없다. 자연은 심리가 아니라 물질이다.


    자연이 마음에 의해 작동하냐? 미쳤냐? 의사결정단위라고 해야 한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자신을 의사결정단위로 삼는 것이다. 유전자를 남기려 한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 개소리다. 유전자 남겨서 뭐하게? 결과적으로 남은 것이지 유전자를 남길 이유는 전혀 없다. 한국인들을 봐라.


    왜 한국인들은 미친 듯이 멸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유전자를 남겨서 얻는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왜 한국인들은 진화론에 맞서는가? 진화론이 틀렸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하여 하고 위하여를 쓰면 이미 과학은 아니다. '의하여'가 맞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플러스면 그 플러스가 모여서 진화를 만드는 것이다. 마이너스가 되면 멸종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개인이 의사결정단위가 아니면? 기는 몸인데 몸이 사회라면? 생태계가 몸이라면? 선택이라는 말은 개인이 의사결정단위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개체가 계속 살아있으면 생태계에 좋지 않다. 대나무는 9년이 지나면 에너지 효율이 마이너스다. 9년이 지난 대나무는 베어버려야 한다. 생산이 소비보다 적다. 이걸 구실로 산림청이 50살이 넘은 나무를 베어버리려고 노린다. 젊은 나무가 더 탄소를 잘 모은다는 주장이다. 


    개체의 생존은 생태계에 유리하지 않은 것이 개가 15살밖에 못 사는 이유다. 왜 대부분의 동물이 빨리 죽으려고 노력하는가? 이기적 유전자라면 천살만살 사는게 맞지. 자연선택이고 적자선택이고 성선택이고 간에 모든 선택은 개소리다. 그것은 과학의 언어가 아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적 용기가 필요하다. 원인은 입자고 입자는 밸런스다. 그것은 유전자와 호르몬이다. 성선택은 이종간 불필요한 성행위를 막는 장치다. 양하고 하는 양들의 침묵들, 수컷끼리 하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한다. 


    고립된 곳에서는 이런 파탄경향이 더 심해진다. 연못에서 키우는 오리가 암컷이 한 마리고 수컷이 세 마리면 곤란한 일이 일어난다. 직접 관찰해보면 안다. 날지 못하는 오리를 인공적으로 키우는 것은 좋지 않다. 원숭이에게 자위를 가르쳐주면 종일 그 짓만 하다 죽는다고 한다. 


    수사자는 일주일에 500번 한다. 어떻게 불필요한 과잉 성행위를 멈추게 할 것인가? 다윈이 진화의 원인이라고 본 성선택은 성적 조절장치다. 성선택이 진화의 큰 흐름에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원인이 아니고 결과다. 진화에 따른 모순을 해결하는 부수적 기능이다. 


    진화가 일으키는 에러를 해결하는 패치버전이다. 진화가 잘못되었다는 증거이므로 진화의 간접증거다. 성선택에 의해 진화했다는 생각은 자의적인 분석이다. 여자가 이뻐졌다거나 하는건 지극히 주관적인 망상이다. 웃기고 자빠졌어. 그럼 아기는 왜 귀엽나? 귀염선택설?


    여자가 예쁜 것과 아기가 귀여운 것은 호르몬과 관련된 동일한 메커니즘이다. 하이에나 암컷은 다른 동물에 비해 수컷 호르몬이 많이 나오고 인간 여성은 맹수에 비해 암컷 호르몬이 많이 나오며 아프리카 여성은 평균적으로 아시아보다 남성호르몬이 더 많이 나온다. 호르몬이 결정한다.


    성선택이 아니라 입양전략 때문이다. 인간 아기는 귀여워야 어미가 죽어도 이모에게 입양될 확률이 높다. 여성은 예뻐야 무리가 이동할 때 낙오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대집단을 만드는 돌연변이가 출현했을 때 이에 연동되어 한꺼번에 결정된 것이다.


    침팬지는 4년마다 새끼를 낳는다. 아기를 키우는 일은 생존확률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입양전략을 쓰면 어떨까? 아기 딸린 엄마를 버리는 부족은 없다. 왜? 권력의지 때문이다. 명백히 대집단의 권력게임과 관계가 있다. 이모들은 아기를 하나씩 입양해야 산다. 캣맘이 번성하는 이유다. 


    아기는 귀여워지고, 여자는 예뻐지고, 남자도 털이 사라지는 것이 세트로 결정된 것이다. 대머리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라서 남부 아프리카의 코이산족은 대머리가 없다는 설이 있다. 모든 동물은 입양유전자가 있다. 그것이 열성인자이므로 대부분 발현되지 않을 뿐이다. 생존확률이 낮다.


    인간은 7만 년 전 멸종위기에 몰려 최저 40개체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학자들마다 수치가 다르지만 평균 1천 개체로 본다. 멸종위기에 몰리면 입양되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입양에 맞는 전략을 가진 돌연변이가 적어도 2개체 이상 등장했고 그들이 결혼했고 그들이 살아남았다. 


    전략이라는 말은 세트로 간다는 말이다. 입양되려면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여러 가지가 동시에 변해야 한다. 입양하게 하는 유전자가 계속 작동하며 무리 크기를 키웠고 소부족에서 대부족으로 나아갔고 부족의 사이즈가 클수록 예쁜 여자가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증가한 것이다.


    아기가 귀엽고 여자가 예쁜 것은 부족의 규모와 관련이 있다. 부족이 작으면 권력이 없고 권력이 없으면 여자가 예쁜 것에 관심이 없다. 예쁜 여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인간이 집단생활을 하면서 권력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의 미인숭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뷰티라는 말의 어원은 복을 받는다는 뜻인데 비너스 신상의 발등에 키스하며 복을 빼먹으면 미인이 된다. 복을 쪽쪽 빨아먹으면 복의 기운이 전해져서 미녀가 되는 것이다. 모계사회에서 여자족장이 되려면 미모는 필수다. 미녀가 권력을 장악하고 미모를 숭배하는 남자를 거느린다. 


    이런 현상은 대부족에 나타나는 현상이고 입술에 접시를 꿰는 무르시족은 미모에 관심이 없다. 무르시족은 성선택이 사라졌는가? 이는 다윈이 틀렸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동물은 냄새로 동족여부를 결정한다. 수컷 두목의 오줌냄새가 묻어 있으면 같은 무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어미를 잃은 아기를 하나 발견했는데 냄새가 다르면 즉시 죽인다. 혹은 먹는다. 인간도 냄새로 여자를 선택하고 냄새로 아기를 돌본다면? 그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이유일 수 있다. 약자가 예쁘고 귀엽다는 것은 다른 동물과 달리 냄새가 아닌 외모로 결정한 것이다.


    인간이 종교를 믿는 이유도 입양될 확률을 높인다. 외부인도 물에 한 번 담갔다가 건지면 부족에 끼워준다. 성적 요소는 모계사회에서 부족을 결속시키는 장치다. 새는 공중에 날아다니므로 냄새로 의사결정할 수 없다. 공작새는 냄새가 안 되므로 색깔로 승부를 본다.


    예쁘기 전략과 귀엽기 전략이 아니라 개나 고양이처럼 냄새전략을 써도 되는데 그 전략을 쓰던 무리는 7만 년 전에 혹은 그 이전에 멸종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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