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69 vote 0 2022.12.02 (08:49:17)

166990021.jpg

    윗사람이 즉흥적으로 수준 이하의 아이디어를 내서 전문가를 당황시키는 것은 영화나 만화에 많이 나오는 장면이다. 그게 왜 안되는지 납득시키려면 세 시간은 설명해야 되는데 이놈을 의자에 꽁꽁 묶어놓고 설명충 출동시켜 세 시간 동안 설명해서 납득시켜버려?


    '대통령님. 바보에요? 그것도 몰라요. 그 정도는 중딩도 알잖아요.' 이렇게 면박을 줄 수도 없고. 복장이 터진다. 병역기피자가 2천만 현역을 순식간에 바보 만들어버려. 이명박 로봇물고기 안 되는건 중딩도 안다. 왜? 물속은 통신이 안 되거든. 억지로 할 수는 있지.


    하긴 탱크와 포를 결합할 수 있지. 그게 탱크잖아. 바보야. 어휴! 억지로 되는데 실제로 안 되는게 얼마나 많냐고. 하이퍼루프? 당장 돼. 자기부상열차? 당장 돼. 초음속 여객기? 당장 돼. 근데 안 되잖아. 그게 왜 안 되는지 백 가지 이유는 직접 검색해서 알아보든가. 


    중딩 때 무제한 잠수함 작전 탐독하면서 배운게 있잖아. 로봇물고기가 가라앉아버리면 누가 건져올래? 애로사항이 꽃 피는 거야. 문제는 대한민국의 어떤 천재도 박사도, 도사도, 달인도, 전문가도 이명박에게 충고하지 않았다는 거지. 왜? 저런 바보는 답이 없거든. 


    병종이 다르면 주특기에 맞추어 무수한 훈련이 있고, 적합한 탄종이 있고, 부수적인 장비가 따라다닌다고. 그냥 포 한대 덜렁 끌고 가는게 아니라고. 하긴 러시아군이 독소전에서 포병을 운영할 줄 몰라서 곡사포를 근거리에서 직사로 쏘다가 독일군에게 몰살당했지. 


    625 때도 최악의 순간에 포를 직사로 쏴서 적의 선두 전차를 때려잡고 장렬하게 산화한 이야기 많아. 전쟁의 중심은 포병이고 전차는 미끼로 운영하는 거야. 수풀을 건드려 뱀을 끌어내는 역할이지. 뱀이 기어나오면 포병이 안전한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거. 


   다 역할분담이 있고 거기에 맞는 장비와 훈련이 있고 곡사포를 곡사포로 사용해야 전과가 있지. 다른 용도로 막 굴리면 일단 병사들이 말을 안 들어. 다 훈련이 되어 있는데 그걸 무리하게 바꿔? 대장님이 미쳤나봐요. 이러지. 포병은 방렬을 해야 해. 관측병이 또 있어. 


    사격체계가 다르다고. 전차는 전차장이 개인 판단으로 쏘지만 포병은 좌표를 찍어주고 명령을 내리는 지휘관이 있다구. 데스크탑을 어깨에 메고 다니면서 노트북으로 쓰면 안되냐고? 되지. 해봐. 등신아! 전쟁은 시스템으로 하는 거라구. 만화와 현장은 다르다구.


    탱크에 포를 결합한게 탱크야. 문제는 산 너머에 숨어있는 적을 전차로 맞출 수 없다는 거지. 곡사포는 되거든. 그것도 되게 해서 되는 거지 그냥은 안돼. 누가 좌표를 찍어줄 건데? 역할분담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무수한 현장경험을 통해서 나온거라구. 이 밥통아. 


   필자가 영화 명량을 혹평하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영화에서처럼 총통을 여러 개 한데 묶어서 적선을 무찌를 수 없다는 것은 초딩도 안다. 이길 수 있는 개연성을 보여주고 이겼다고 해야지 성공확률 0퍼센트인 미친 짓을 해서 이겼다고? 실제로 실험을 해보라고.


1. 총통 안을 청소한다.

2. 약선혈 안으로 점화선을 넣는다. 

3. 총구로 화약을 넣는다. 

4. 총구로 종이를 넣어 화약을 덮는다. 

5. 화약 다지는 나무자루로 화약과 종이를 가볍게 쳐서 다진다. 

6. 총구로 격목을 넣는다. 

7. 나무자루로 힘껏 쳐서 목마를 화약 바로 앞까지 밀어 넣는다. 

8. 총구로 납탄을 넣고 흙을 넣는다. 

9. 8번 반복. 

10. 8번 반복. 

11. 대형 탄환을 넣는다. 

12. 점화선에 점화한다.


    포탄 한 발을 장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사격단계가 졸라 복잡해. 총통 열 발을 한꺼번에 쏜다면 최소 한 시간 걸릴걸. 뭐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전차와 포는 장단점이 있어. 단점을 희생시키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거라고. 이걸 섞으면 최악이 되는 거지.

 

    전차.. 근거리 직사, 빠른 사격, 개별사격, 강한 장갑. 

    포병.. 원거리 곡사, 충분한 준비, 동시사격, 약한 장갑. 


    장단점이 있는데 둘을 합치면 단점만 모여서 멸망한다는 거. 포병이 근거리에서 전차를 만나서 서로 쏴대면 십 대 일로 전차가 승리해. 왜? 원래 구조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거든. 그럼 만능 무기는 없냐고? 있지. 브래들리 보병전투차가 있잖아. 그건 그것대로 있다구.


    포병이 근거리에서 적 전차를 발견하면 보병을 시켜 현궁을 쏴야지 포대 단위로 몰려다니는 포병이 위치를 노출시켜가며 적을 이롭게 하는게 아냐. 석열아! 일단 탄도학을 배우자. 전봇대로 이를 쑤시려면 쑤실 수는 있어. 그걸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해줘?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update 김동렬 2024-12-25 1743
6129 공감은 폭력이다 1 김동렬 2022-12-16 3171
6128 잡스, 게이츠, 머스크 김동렬 2022-12-15 3043
6127 원리와 프레임 김동렬 2022-12-14 2947
6126 원리의 힘 김동렬 2022-12-13 3031
6125 김어준과 윤석열의 전쟁 김동렬 2022-12-13 3088
6124 연역과 인공지능 2 김동렬 2022-12-12 3052
6123 UFO 소동 image 김동렬 2022-12-11 3063
6122 인간의 사정 1 김동렬 2022-12-10 3008
6121 우연에서 필연으로 김동렬 2022-12-09 3036
6120 여자가 예쁜 이유 1 김동렬 2022-12-08 3899
6119 진화론의 완성도 김동렬 2022-12-08 2820
6118 복제 김동렬 2022-12-07 2822
6117 한국인의 뿌리 image 1 김동렬 2022-12-06 3329
6116 문어와 인간 김동렬 2022-12-05 3119
6115 윤석열의 망언 김동렬 2022-12-05 3159
6114 벤투축구의 승산 1 김동렬 2022-12-04 3334
6113 각인 김동렬 2022-12-02 3023
» 석열이가 너무해 image 김동렬 2022-12-02 3469
6111 넙치의 비밀 김동렬 2022-11-30 2854
6110 정상에서 만나자 김동렬 2022-11-29 4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