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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54 vote 0 2022.08.13 (20:38:11)

    선은 선해야 선이고 악은 악해야 악이다. 선당은 우리편에게 선해서 먹고, 악당은 적에게 악해서 먹는다. 민주당은 선을 표방하며 선하지 못해서 망한다. 국힘당은 서열을 표방하며 서열을 뒤집어서 망한다.


    서열에는 법칙이 있다. 병장은 상병에게, 상병은 일병에게, 일병은 이병에게 말한다. 병장이 직접 이병에게 지시하면 안 된다. 그 경우 서열이 깨진다. 이병이 잘못할 경우 병장은 이병에게 직접 지시하지 않는다. 대신 군기반장 상병을 불러놓고 ‘내무반 참 잘 돌아가네.’ 이런다. 군기반장 상병은 밤에 화장실 뒤로 집합시킨다. '밥순으로 집합'. 필자의 군시절 이야기다.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이준석은 국힘당의 서열을 깼다. 서열에 극도로 민감한 집단이 검사다. 이준석은 남자가 여자보다 서열이 위라고 주장해서 당대표를 먹었다. 그럼 젊은 넘이 노인네보다 서열이 위냐? 서열로 가면 철저하게 서열로 가야 한다. 이준석의 양다리 걸치기는 조중동 뒷배 믿고 쇼를 한 것이다. 국힘당 규칙으로는 영남이 호남보다 서열이 높은 걸로 되어 있다. 이준석이 흑산도 방문하면 국힘당에서 호남의 서열이 영남 위로 올라가는 거냐? 개수작이다.


    인간의 본능은 둘이다. 영역본능과 서열본능이다. 젊은이는 결혼을 통해 영역을 넓힌다. 세력 불리기다. 결혼과 동시에 처가집 식구에 시댁 식구를 더해서 세력이 두 배다. 그러려면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 도덕성과 실력을 과시해야 한다. 문제는 도덕성이 상대평가라는 점이다. 민주당이 국힘당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정권교체를 해봐야 한다. 그래서 정권을 교체했더니 과연 이 모양이다.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하려면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경제는 숫자가 나오므로 절대평가다. 다 좋은데 부동산에서 발목을 잡혔다. 도덕은 숫자로 증명되는게 아니므로 조중동이 농간을 부릴 여지가 있다. 보수가 집권하면 이상하게 사람이 많이 죽는 것은 숫자로 증명되는 부분이지만 사람들이 모른다. 


    민주당은 엘리트가 비엘리트보다 도덕적이라고 주장해서 먹는 당이고, 국힘은 노인이 젊은이보다 서열이 높고,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서열이 높고, 미국, 일본이 한국, 중국보다 서열이 높고, 남자가 여자보다 서열이 높다고 주장해서 먹는 당이다. 둘 다 차별로 흥하고 차별로 망하는 점은 같다.


    정치는 도덕과 실력과 서열의 교집합이다. 민주당의 실력에 바탕한 도덕성 주장은 흥하고 막연한 도덕성 주장은 망한다. 역사적으로 실력이 있는 자가 도덕적이었다. 실력이 있고 매력이 있으면 부패를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국힘당 역시 실력에 근거한 서열주장은 먹히고 실력의 뒷받침 없는 기득권 중심의 서열주장은 망한다. 이준석은 조중동 믿고 양다리 걸치기 하다가 가랑이가 찢어진 것이다. 필연적인 몰락이다. 자기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힘을 이용하면 반드시 청구서가 날아온다. 서열로 가려면 철저하게 서열로 가라고. 한국은 나이가 서열인데 젊은 넘이 버르장머리도 없이 나대네. 


    정치는 질서를 만든다. 납득이 되는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실력이 받쳐주면 받아들인다. 매력이 받쳐주면 받아들인다. 기득권 중심의 질서를 타파하고 미디어의 발전과 생산력의 증대에 근거한 새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병장이 이병에게 말 안 하고, 부장이 말단에게 말 안 하고, 꼭 중간에 단계를 거치는 즉 소통을 차단하는 수법의 서열위주의 닫힌질서를 타파하고 소통중심의 열린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장벽을 쌓는 데도 이유가 있고 그 장벽을 허무는 데도 이유가 있다. 장벽을 쌓아서 안전을 얻을 것인가, 장벽을 허물어서 기회를 잡을 것인가? 노인은 전자를 택하고 젊은이는 후자를 택한다. 생산력이 증대하면 장벽을 허무는 자가 먹고 생산력이 감소하면 장벽을 쌓는 자가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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