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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38 vote 0 2022.07.29 (11:04:19)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힘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도 힘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를 정면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나의 힘은 좋지만 상대의 힘은 두렵기 때문이다. 곡식을 키우는 태양의 힘은 좋지만 천재지변을 일으키는 자연의 힘은 무섭다. 회피하게 된다.


    힘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사상가는 없다. 대개 모른 척한다. 힘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용감해져야 한다. 힘의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해야 한다. 첫째는 힘을 얻어야 하고 둘째는 힘을 이겨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힘이라는 도구를 다루면 된다.


    스트라이크를 못 집어넣는 강속구 투수라면 곤란하다. 힘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투수의 능력에는 컨트롤과 커맨드가 있다. 어원으로 보면 컨트롤은 공간적으로 축에 꿰어져 있고, 커맨드는 시간적으로 따라붙으며 압박한다. 커맨드가 조금 더 변화를 주는 것이다. 


    컨트롤은 부분이 전체에 잡혀 있고, 커맨드는 둘이지만 지시에 의해 둘이 한몸처럼 움직인다. 컨트롤은 1을 벗어나지 않고 커맨드는 2가 1의 영향력 아래에서 움직인다. 자식이 엄마 손을 잡고 가는 것은 컨트롤이고, 형이 동생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커맨드다. 


    우리는 대개 힘을 컨트롤로 이해해 왔다. 이기는 힘은 커맨드에 가깝다. 공간적인 지배의 힘이 아니라 시간적인 압박의 힘이다. 구조론은 사건을 해석한다. 사건은 공간에서 격발되고 시간을 타고 진행한다. 구조론의 이기는 힘은 컨트롤에 커맨드를 더하는 것이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간다. 기는 승을 밀고, 승은 전을 밀고, 전은 결을 민다. 뒤에서 압박하는 것이다.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은 직진만 계속한다. 늑대의 압박 때문이다. 이 힘은 평소에 잠복하여 있다가 피아간에 대칭을 이루고 게임이 벌어지면 슬그머니 기어나온다. 


    그래서 이기는 힘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실력차가 있다면 당연히 실력이 있는 팀이 이긴다. 두 팀의 실력이 대등하다면? 완전히 같은 조건이라면? 내부질서를 잘 디자인 하는 팀이 이긴다. 두 축구팀의 실력이 대등하다면 감독의 포메이션 전략이 먹히는 팀이 이긴다. 


    구조론의 답은 권력이다. 권력은 정치용어이므로 이기는 힘이라 하겠다. 이기는 힘은 게임의 주도권이다. 구조의 힘, 방향성의 힘, 기세의 힘이다. 흐름을 타고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며 결 따라 간다. 거기서 숨은 플러스알파가 있다. 무에서 유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


    아군도 열 명이고 적군도 열 명이면 대등하다. 아군은 모르는 사람이 열 명이고 적군은 모두 형제다. 이건 공정하지 않다. 적군에게는 아군에게 없는 무엇이 있다. 플러스알파가 있다. 적군은 의사결정을 더 쉽게 한다. 이기는 힘이 있다.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이기는 힘은 사건의 닫힌계 안에서 에너지의 일방향성으로 존재한다. 왜 에너지는 한쪽으로 가는가? 닫힌계는 자원들이 연결된 상태를 의미한다. 두 방향으로 가면 연결이 끊어진다. 양떼가 두 방향으로 가면 흩어진다. 집단이 한 방향으로 가야 무리가 유지된다. 


    축구의 승부는 한 방향을 가리킨다. 그런데 만약 선수 중에 한 사람이 토토를 한다면? 고의로 지려고 한다면? 일부러 자살골을 넣는다면? 두 방향이다. 지려고 하면 게임이 불성립이다. 그 게임은 무효다. 두 팀이 다 이기는 방향으로 수렴되어야 게임이 성립한다.


    내기 골프에서 핸디를 속이거나 당구를 치면서 점수를 속이는 일은 흔하다. 도박꾼은 일부러 져주면서 판돈을 올리는 방법을 쓴다. 두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의 법칙과 맞지 않는 인간 세계의 인위적인 설계다. 자연에서는 언제나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게임은, 사건은, 의사결정은 여러 자원으로 이루어진 계가 한 방향으로 수렴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기는 힘은 대칭성이 작동하는 게임의 구조 안에서 한 방향으로 가는 수렴의 힘이다. 반대로 확산은 지는 힘이다. 힘이 있어도 판을 잘못 짜면 용을 쓰지 못한다.


    판을 잘 짜서 힘을 쓸 수 있게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 대칭이 지렛대가 된다. 나의 올인으로 상대의 올인을 끌어내는게 대칭원리다. 에너지는 방향성이 있으며 그 방향은 언제나 수렴이다. 역방향으로 가면 망하고 순방향으로 가면 흥한다. 그것이 이기는 힘이다. 


    주변과 맞물리면 흥하고 혼자 고립되면 망한다. 힘을 효율적으로 디자인해야 이긴다. 모두가 힘을 원한다. 그러나 힘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힘은 변화의 원인이라고 정의한다. 정작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변화는 결과다. 결과의 맞은편이 원인이다. 


    우리는 귀납추론으로 힘을 파악한다. 어떤 결과가 있다면 막연히 반대쪽에 뭔가 있다고 믿는데 그것을 힘이라고 말할 뿐 그 힘의 정체를 모른다. 결과를 보고 추론한 힘은 과거의 것이다. 힘을 원인측에서 정면으로 보지 못하고 지나간 흔적을 보고 뒤늦게 감탄한다. 


    벼락이 치고, 건물이 무너지고, 바위가 굴러내리고, 산사태가 일어나면 그 힘을 실감한다. 1초 전까지 모른다. 총알이 발사되기 전에는 힘을 알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국민의 힘을 모른다. 당명은 국민의 힘이라고 지어놓고 국민의 힘을 우습게 안다.


    닫힌계를 모르고, 컨트롤을 모르고, 커맨드를 모른다. 닫힌계 - 자원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가? 컨트롤 - 자원들이 공간에서 하나의 코어에 꿰어져 내부적으로 대칭과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 커맨드 - 코어가 움직이면 자원들에게 시간적으로 압박이 전달되는가? 


    이기는 힘은 이러한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작동한다. 힘을 쓰려다가 미끄러지고 자빠지는 이유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닫힌계 - 내부에 단절구간이 있거나, 컨트롤 - 구조적으로 비대칭이거나, 커맨드 - 힘의 전달순서가 어긋나면 자빠지게 된다. 


    과학은 힘을 변화의 원인으로 설명한다. 변화의 원인이 힘이라면, 힘의 원인은 에너지다. 에너지의 원인은 모른다. 이거 알려면 양자역학을 해명해야 한다. 에너지는 보존되고, 힘은 작용하고, 운동은 드러난다. 우리는 운동을 볼 수 있으나 힘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더욱 에너지를 볼 수 없다. 짐작할 뿐이다. 힘은 에너지의 방향성이다. 에너지는 계를 이룬다. 둘 이상의 자원이 연결되어야 계다. 계에서 에너지가, 에너지에서 힘이, 힘에서 운동이, 운동에서 정보가 나타난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은 마지막의 정보다. 


    나머지는 추론된다. 운동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뇌가 연산하여 운동을 알아낸다. 뇌는 속도감을 느낀다. 계, 에너지, 힘, 운동, 정보 중에서 실제로 인간이 얻는 것은 정보 하나뿐이지만 뇌는 자동 프로그램을 돌려서 운동을 느낀다. 경험이 쌓이면 힘을 느낄 수 있다. 


    묵직해 보인다면 무거운 것을 들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실제로는 눈으로 보고 무게를 느낄 수 없다. 과거에 경험한 비슷한 것의 느낌을 떠올릴 수는 있다. 구조론은 힘을 해명한다. 힘은 에너지의 일방향성에 따른 상대적인 효율성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에너지는 계를 이룬다. 계는 연결된다. 연결되면 외력의 작용에 대해 둘이 하나로 행세한다. 이때 다시 둘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되돌아가면 연결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닫힌계의 성립에 의한 자원들의 연결이라는 대전제 안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게임이 시작된다.


    연결이라는 대전제를 건드리지 않고 닫힌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선택지가 적다. 갈수록 운신의 폭이 감소한다. 어떤 둘이 있다면 다양한 변화가 가능하다. 둘이 손을 묶었다면? 둘이 힘을 합치면 강하다. 대신 선택지가 감소한다. 에너지의 일방향성이다.


    1. 둘이 연결되어 계를 이룬다.
    2. 외력의 작용에 맞서 한 사람이 앞장선다.
    3. 두 사람이 서로 위치를 바꾼다.
    4. 전환을 빠르게 한다.
    5. 연결을 끊는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5회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중간에 떨어지면 안 된다. 순서대로 결정해야 하며 단계를 건너뛸 수 없다. 그것이 에너지의 일방향성이다. 마지막에 연결을 끊고 사건을 종결한다. 그다음은 없다. 연결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연결되기 이전도 없다.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은 연결로 시작되고 단절로 끝난다. 의사결정은 그 연결과 단절 안에서 연결된 정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냥 손만 붙잡고 있지 말고 균형을 맞추고 위치를 바꾸고 속도를 높이면 강력해진다.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타더라도 그러하다.


    빙판 위에서 김연아가 보여주는 것은 계와 균형과 변화와 속도다. 이때 순서가 있다. 먼저 공간의 거리를 만들고 다음 좁히면서 시간의 속도를 높여준다.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방향성이다. 그러므로 그 동적구조 안에서 의사결정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역방향이면 무조건 끊어진다. 머리와 꼬리가 끊어진다. 기관차와 객차가 끊어진다. 권력은 곧 이기는 힘이다. 주도권의 힘이다. 이기는 힘은 하나의 사건 안에서 가능한 이 다섯 가지 의사결정에서 앞 단계가 뒤 단계를 이기는 힘이다. 머리가 꼬리를 이기는 힘이다. 


    형이 동생을 이기는 힘이다. 형제 두 명이 남남 두 명을 이긴다. 부부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난 행인 두 사람보다 낫다. 세상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은 특별한 힘이다. 사건 안에서 움직이는 다이내믹한 힘이다. 생명성의 힘, 활력의 힘이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힘이다.


    거세게 몰아치는 기세의 힘이다. 우리는 배가 파도를 타고 넘듯이 그 힘을 다스릴 수 있다. 단 방향이 일치해야 가능하다. 방향이 엇갈리면 파도는 배를 뒤집는다. 서퍼는 파도와 같은 방향으로 결 따라 간다. 그것은 수학의 효율성이요, 의사결정의 합리성이다. 


    자연의 기세이고, 사회의 권력이고, 시장의 이윤이다. 사람들은 그 힘을 정면으로 직시하지 못하고 사랑이 어쩌고 하며 둘러댄다. 이기는 힘이 사랑이다. 사랑한다며 저지르는 동물적인 행동은 지는 힘이다. 자신을 이기고 파트너와 원팀을 이루어 게임에 승리한다. 


    커맨드 되는 연애를 해야 한다. 돈의 힘이나 신분의 힘, 외모의 힘으로 컨트롤은 할 수 있지만 커맨드는 다르다. 커맨드는 서로 간에 합이 맞아야 한다. 첫눈에 반했다는건 흥분한 사람의 자기소개고 교양을 닦고 훈련해서 합을 맞추어야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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