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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92 vote 0 2022.07.26 (16:53:19)

    인류 최고의 발명은 무엇일까? 구조론으로 보면 그것은 권력이다. 권력은 발견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표현할 언어가 없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원리적으로 그것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사실이지 인류는 아직도 권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원리나 천부인권이라는 말이 있지만 대개 어설프다. 맥락에 따라 이해될 수는 있는데 콕 찝어서 말할 수 없다. 권력이라는 표현도 필자가 임의로 쓰는 말이다. 다른 적당한 말이 없기 때문이다. 노자의 도덕경 첫머리에 나오는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과 같다. 


    지목하여 가리킬 수 없는 것이 비상도라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비상명이다. 보통은 암시된다. 파시즘의 어원인 고대 로마인의 파스케스나, 왕이 손에 들고 있는 왕홀이나, 임금이 장군에게 하사하는 보검과 같다. 권력은 직접 지목되지 않고 간접적으로 상징된다. 


    암행어사의 마패가 그러하다. 임금이 어사에게 권력을 위임했으므로 임금을 대신한다는 사실이 상징된다. 그것도 좋지 않다. 권력의 본질을 훼손한다. 마패는 말을 빌리는 표식이다. 그런데 왜 암행어사의 권력을 상징하게 되었을까? 다른 적당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유태인은 왜 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까? 신을 신이라 부르는 순간 신이 아니라 우상이 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아챈 것이다. 권력을 권력이라고 부르는 순간 기득권 거짓권력이 된다. 무형의 권력에 유형력을 부여하는 순간 왜곡된다. 그 권력은 오염된 거짓 권력이다. 


    권력은 발견되지만, 맥락에 따라 이해될 뿐 지목될 수 없고 명명될 수 없는 것이며 상징되고 암시되는 것이며 때에 따라 명명되기도 하지만, 그 경우 왜곡을 피할 수 없다. 아파트 입주권 딱지처럼 권력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암표장사가 그렇다. 권력은 교묘하게 위조된다.


    권력의 맥락은 발견되지만 권력의 제도는 발명된다. 결혼제도, 종교제도, 국가제도로 권력은 진화한다. 신이야말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것은 도구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처음 돌이나 막대기를 도구로 사용하다가 어느 순간에 깨닫는다. 


    사람을 도구로 쓰면 되잖아. 그런데 인간들이 도무지 말을 안 듣잖아. 말을 듣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인간들을 감시하지? 죽은 조상이 감시한다고 뻥치면 되겠군. 그렇게 종교가 탄생하고, 권력이 탄생하고, 계급이 탄생하고, 국가가 탄생한다. 왜곡은 필연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구조론의 관점으로 본다면 세 가지를 말할 수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석가의 연기법, 아케나톤의 일신교다. 이 셋은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권력이다. 플라톤의 동굴을 들여다보자. 표면과 이면이 있다. 


    우리는 플라톤의 동굴에 갇혀 표면의 그림자를 보지만 진실은 이면에서 비추는 불빛이다. 표면과 이면 사이에 무엇이 있나? 권력이 있다. 불꽃이 1 만큼 움직이면 그림자는 2 만큼 움직인다. 필름이 1센티 움직이면 스크린은 10미터가 움직인다. 그 차이가 권력이다. 


    지휘관이 손을 1미터 뻗으면 졸병들은 100미터를 헐레벌떡 뛰어가야 한다. 1을 100으로 늘리는게 권력이다. 기독교는 일신교를 표방하지만 사실은 다신교가 되어 있다.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아서 힌두교의 데바신앙과 아수라신앙을 받아들인 것이 천사와 사탄이다.


    한국 기독교는 아예 무속신앙으로 변질되었다. 온갖 귀신을 다 믿는다. 신이 있으므로 귀신은 없다. 신이 있으므로 사탄도 없고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다. 그것이 권력의 성질이다. 일신을 표방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이름을 입에 담지 않는다. 우상을 거부해야 한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우상인가? 우상을 부정하는 운동도 계율의 우상이다. 윤석열이 걸핏하면 법대로 한다는게 도그마의 우상이다. 이름이 없으면 무엇일까? 관계다. 곧 맥락이다. 인간에 의해 지목되는 객체는 이름이 있다. 이름 없는 것은? 주체도 아니고 객체도 아닌 것은?


    그것은 주도권이다. 어떤 둘은 이름이 있는데 그 둘의 연결고리는 이름이 없다. 주체와 객체는 이름이 있는데 둘의 관계는 이름이 없다. 권력은 이름이 없다. 맥락은 이름이 없다. 문법은 이름이 없다. 어떤 아기도 부모에게 문법을 배우지 않는다. 대신 맥락을 깨닫는다. 


    문법은 이름이 없으므로 가르칠 수 없다. 가르치면 안 되는 문법을 가르치므로 한국인은 영어가 안 된다. 국어는 문법을 안 배웠잖아? 문법을 세우는 순간 맥락이 파괴된다. 권력은 자연에서 기세, 흐름, 효율성, 합리성의 형태로 존재한다. 포지셔닝의 형태로 존재한다. 


    권력은 변화가 일어날 때 먼저 가는 것과 뒤따라가는 것의 연결고리다. 그것은 이름이 없다. 이름을 부여하고 형태를 부여하면 우상이 된다. 석가의 연기법을 참고할 수 있다.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이 일어선다. 이것이 먼저 일어서고 저것이 나중 따라가는게 권력이다. 


    이것이 먼저 와서 점포를 차려놓고 뒤에 온 저것에게 로열티를 챙기는게 권력이다. 그 로열티에 유형력을 부여해서 팔아먹는 것이 기득권이다. 새벽에 먼저 와서 줄을 선 사람이 암표를 팔아 이득을 챙긴다. 유형화된 권력은 거짓이지만 무형의 권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석가는 권력을 발견했을 뿐 권력을 발명하지 못했다. 자연의 전기를 발견했을 뿐 그것을 건전지에 가두지는 못했다. 권력은 뚜쟁이와 같다. 어떤 둘을 연결시킨다. 그런데 과연 연결되는가? 뚜쟁이가 신랑측과 신부측을 다방에 불러 인사만 시키면 두 사람이 연결되는가? 


    전화번호 정도는 교환할 수 있겠지만 마음으로 연결되려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잘하면 술이 석 잔이요 잘못하면 뺨이 석 대라 했다. 불완전한 연결이다. 뚜쟁이의 권력은 불명확하다. 연결은 쉽지 않다. 남녀가 연결되어도 입술만 맞춘다고 연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연결 단위의 안과 밖을 정한다. 다시 중심과 주변을 정한다. 다시 그 중심을 공간에서 이동시킨다. 다시 그 중심을 시간에서 이동시킨다. 연결된 상태에서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다. 표면이 연결된 상태에서 이면까지 연결하려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거쳐야 한다.


    배구를 한다고 치자. 공을 네트 너머로 넘겨야 한다. 이쪽과 저쪽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편과 상대편의 구분이다. 그것이 질이다. 선수는 여섯 명이다. 그중에 누가 공을 넘기지? 어디로 넘기지? 어떤 속도로 넘기지? 최종적으로 어디에 맞추지. 다섯 가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우리편에게 넘길까? 3단공격을 하려면 센터에게 올려줘야 한다. 2단공격을 하려면 바로 때려야 한다. 공격하기 전에 두 가지가 결정되어야 한다. 첫째, 2단공격이냐 3단공격이냐를 결정해야 하고, 둘째, 센터 포지션을 맡은 두 선수 중에 누가 공격할지를 정해야 한다. 


    공격에 착수했다면 공격지점, 진행과정, 도착 지점까지 세 가지가 추가로 결정되어야 한다. 어떤 둘을 연결하려면 무조건 다섯이 필요하다. 전화번호만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건 연결이 아니다. 윤석열 일당은 국민의 마음과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권력의 존재 이유는 다섯이 죄다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섯 중에서 뒤로 갈수록 선택지가 좁아진다. 권력이 약화된다. 남녀가 사귄다고 해도 그렇다. 먼저 결정하는 사람이 유리하지만 대신 결정하기가 어렵고 나중 결정하는 사람은 결정하기 쉬운데 이익이 없다.


    극장을 고르든 식당을 고르든 먼저 결정하는 사람이 유리하지만 잘못 결정하면 리스크가 따른다. 뒤따라 결정하는 사람은 YES와 NO 중에 하나를 말하기만 하면 되지만 대신 이익이 없다. 주도권이 없다. 권력을 쥐면 이득을 보는 대신 리스크를 책임질 의무가 따른다.


    인류 최고의 발명은 권력이다. 인류 최고의 발견 역시 권력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류는 권력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설프게 알고 있다. 인류는 여전히 권력을 발명하지 못했다. 권력은 상징과 암시와 우상과 기득권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뒤로 인맥을 만들고 협잡을 한다.


    권력을 행사해도 정면으로 못하고 숨어서 한다. 뭔가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니 말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니 눈치로 하고 눈치가 없는 아스퍼거는 빠지고 까진 애들이 나대는 것이다. 그런 쪽으로 촉이 발달한 애들이 날라리가 되고 일진이 되고 왕따를 주도하는 거다. 


    어디를 가든 재빨리 집단의 분위기를 읽고, 흐름을 타고, 기세를 올리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권력의 센서가 발달해서 뒷구멍으로 협잡을 잘한다. 왜 앞구멍으로 못할까? 권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르몬으로는 잘 표현한다. 눈알을 부라리고 눈을 야린다. 


    흘겨보고 치뜨고 째린다. 쫑코를 주고 야코를 죽인다. 쪽팔린다는 말도 있다. 중국인들은 면을 세운다고 표현한다. 권력의 주도권을 넘겨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면을 세워달라고 하니 그게 무슨 뜻인지 서양인들은 절대로 그 의미를 알아낼 수가 없다. 한국인만 이해한다. 


    인류 최고의 아이디어는 일신교다. 일신교는 권력을 섬긴다. 그러나 기독교든 유대교든 이슬람교든 일신교의 원리에 멀어졌다. 일신교를 표방할 뿐 사실상 다신교로 변질되었다. 우상을 섬기지 말아야 한다. 이슬람교는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그 말을 우상으로 섬긴다. 


    도가도 비상도요, 명가명 비상명이다. 그것을 지목하는 순간 왜곡된다. 그것을 명명하는 순간 왜곡된다. 플라톤은 그것을 봤지만 암시에 그쳤을 뿐 옳게 이해하지 못했다. 노자도 그것을 봤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고 부정했다. 공자는 대놓고 권력을 인정한 점이 각별하다.


    니체는 권력을 긍정했지만 유형화 시키고 우상화 시켰다. 공자의 제자들도 권력을 우상화 시켰다. 석가는 권력을 풀이했지만 변죽을 울렸을 뿐 핵심을 짚지 못했다. 현대의 과학은 시장원리나 천부인권이라는 말로 암시한다. 신을 정면으로 보는데 성공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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