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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27 vote 0 2022.05.22 (09:59:37)

    사람들은 그저 왼손을 쳐다본다. 거기에 무엇이 있지? 입자가 있다. 우리가 입자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 서브젝트에 서서 오브젝트를 바라보는 습관을 버리고 사건의 메커니즘을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밖에서 객체를 바라보지 말고 사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람들이 동물의 본능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갓 태어난 아기를 엄마의 배 위에 올려놓으면 본능적으로 엄마의 가슴으로 기어간다. 아기는 왜 그리로 기어갔을까? 찌찌를 먹으려고? 천만에. 아기는 그런 고도의 판단을 할 수 없다. 


    본능은 조건반사처럼 작동한다. 방아쇠가 있으며 어떤 자극을 주면 합당한 반응을 한다. 아기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본능은 자극과 반응의 집합이다. 제비는 둥지에서 새끼를 키운다. 왜 새끼를 키우지? 나중에 자식들에게 효도 받으려고? 그럴 리가 있나?


    배가 고프면 먹이를 찾는다. 먹이를 찾으면 둥지로 돌아온다. 새끼들이 입을 벌린다. 새끼 제비의 입술은 진한 노란색이다. 어미는 노란색을 보면 반응한다. 새끼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어미 제비를 흥분시킨다. 일종의 조건반사로 먹이를 노란구멍 속에 집어넣는다.


   그럴 때 쾌감을 느낀다. 단계적으로 자극과 반응의 방아쇠가 작동하는 것이다. 어린 백로는 둥지를 잘 못 짓는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나뭇가지를 물고 온다. 그런데 버린다. 나뭇가지는 땅에 떨어지고 둥지 작업은 실패하고 만다. 


    새끼 백로는 어리둥절해한다.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많은 동물은 첫 배에 난 새끼를 잘 키우지 못한다. 주변에 가르쳐주는 고참이 있으면 낫다. 동물은 본능은 때로 잘 작동하지 않는다. 새끼를 잃어버리는 펭귄도 많다. 동료의 행동을 보고 학습을 한다.


    출산을 반복하여 익숙해지면 무리 없이 잘 해낸다. 우리는 유전자가 단순히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를 결정한다고 보지만 천만에. 복잡한 의사결정 메커니즘 전체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거기에는 보는 것과 듣는 것, 서는 것, 겨누는 것, 모든 자세들이 다 포함된다. 


    호르몬의 자극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 왼손잡이가 있을까? 본능은 자극과 반응의 연결이므로 항상 에러가 있다. 산모가 스트레스를 받아 호르몬이 잘못 분비되면 태아의 성별이 바뀔 수 있다. 호르몬 에러가 기형아를 만들고 때로는 질병을 일으킨다. 무엇인가? 


    애초에 일정한 정도의 유드리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면 본능의 메커니즘이 너무 정교하면 안 된다. 기계적으로 아귀가 딱딱 맞으면 안 맞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멸종한다. 모든 인류가 오른손잡이라면? 위태롭기 짝이 없는 일이다.


    왼손잡이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인류는 멸종한다. 본능-호르몬-자극과 반응의 메커니즘은 부단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도록 느슨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백 퍼센트는 원래 없다. 진화의 메커니즘은 일부러 일정 비율의 에러를 일으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원래 설계가 그러하므로 왼손잡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 본능은 기계적으로 톱니가 맞물리지 않는다.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데 잘 안된다. 자극의 강도와 반응의 강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조용할 때는 작은 소리도 잘 들리고 시끄러울 때는 큰 소리도 안 들린다. 


    기계적으로 정하면? 70데시벨의 지저귀는 소리에 반응한다면? 새끼 제비가 어느 정도의 크기로 울어야 어미가 먹이를 준다면? 그러다가 멸종한다. 자연은 반드시 정해진 방향이 있지만 일정한 정도의 여유분을 두어 아귀가 꽉 맞지 않게 여유 있게 세팅되어져 있다.


    호르몬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대신 어떤 상황에 급격히 끌어올린다. 결정적인 위기에는 더 많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환경이 양호할 때와 어려울 때가 다르다. 환경이 좋으면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좋고 환경이 나쁘면 변이를 줄여야 한다. 환경이 나쁘면 순혈주의다. 


    일본불교는 환경이 좋았으므로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육식과 대처승을 허용하였고 한국불교는 환경이 나빴으므로 엄격한 금욕주의로 방향을 정했다. 공식대로 간다. 판소리든 전통춤이든 환경이 나쁘면 순혈주의로 간다. 민주당도 환경이 나쁘므로 노빠를 쳐낸다.


    열린민주당 세력을 민주당을 망치는 외부세력으로 간주하고 내부 성골찾기에 돌입한 것이다. 대멸종 직후에는 반드시 괴상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대거 출현한다. 온갖 생태실험을 다 하는 것이다. 대멸종으로 인해 포식자가 사라져서 갑자기 환경이 양호해진 거다. 


    국힘은 대멸종으로 인해 윤석열 돌연변이가 등장한 것이다. 이명박이 한나라당을 망쳐서 환경이 나빠지자 순혈주의로 퇴행하여 박근혜가 등장했다가 당연히 멸종. 트럼프 돌연변이도 공화당 대멸종 직후 무주공산을 차지. 민주당이 살아나려면 지금 깨져야 한다.


    일정한 환경 안에서 유전적 다양성은 점차 감소한다. 환경변화가 일어나면 다시 다양성이 증대된다. 이 패턴이 반복되므로 왼손잡이가 없어질 수는 없다. 왼손잡이가 없다는 사실은 환경이 극도로 나빠졌다는 의미다. 환경이 일부 피드백을 하지만 본질은 유전자다. 


    단 유전자가 호르몬을 사용하므로 일정 비율의 노는 개미가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 있다. 왼손잡이와 게이는 사냥이나 전투에 빠지는 자원이다. 모든 남자가 사냥과 전투에 참가한다면? 멸종된다. 남자가 하나도 없는 원시인 동굴을 습격하기는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밥투정을 하는 꼬마는 왜 밥을 먹지 않을까? 엄마를 골탕 먹이려고? 천만에. 호르몬 때문이다. 먹기 싫어서 안 먹는 것이다. 그런데 몇 번 그런 짓을 반복하다가 보면 꾀가 나서 진짜 엄마를 골탕 먹이려고 안 먹는 일도 있다. 그러나 맨 처음 행동은 호르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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