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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610 vote 0 2003.10.24 (16:35:21)

『강금실장관이 손에 쥔 투명검은 착한 사람들 눈에만 보인다는 소문이 있습니담! ^^』

대통령도 기대할만 하다. 여성정치인은 많지만 대개 남편이나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다. 추미애는 더 볼 것 없다. DJ가 추미애의 정신적 아버지다.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자신의 고유한 캐릭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추미애 정치’는 ‘네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는 이렇게 한다’고 어깃장을 놓는 건데, 이런 식으로는 주도권을 잡을 수 없으므로 권력에 근접할 수는 있어도 쟁취할 수는 없다. 투사는 될 수 있어도 리더는 될 수 없다. 네거티브는 할 수 있어도 포지티브는 할 수 없다.

노무현이 인터넷을 발굴했듯이 바깥에서 신규시장을 창출해야 하는데, 추미애정치로는 지지자들을 결속할 수는 있어도 외곽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는 없다. 결정적으로 플러스 알파가 없다. 잘해야 이회창이 도달한 선 까지다.

추미애는 판사 출신으로 법조인의 이미지를 살려갔어야 했는데 어리석게도 ‘잔당질’을 해서 그 더럽다는 정치에 오염되고 말았다. 필자가 문제삼는 것은 테크닉이다. 정치판에 발을 담그고도 추미애처럼 오염되지 않고 독야청청 할 수 있는가이다. 정신만으로 안되고 기술이 필요하다.

정답은 있다. 김창환님의 표현을 빌면 이회창은 합리주의자의 길과 꼴통의 길 중에서 합리주의를 버리고 꼴통의 길을 선택한 결과 망가지고 말았다한다. 또한 합리주의자의 길이 있고 전문가의 길이 있다.  

꼴통의 길은 좌우를 막론하고 이념의 경직성에 발목 잡히는 거다. 합리주의자의 길은 ‘선비’인 척 하는 거다. 월드컵 몽이 한때 재미본 것이 이 합리주의자 캐릭터인데 문제는 그게 가짜였다는 거다. 옷 하나 잘입는거 빼놓고는 선비다운 구석이 없어서 양아치 본질이 폭로되고 말았다.

그래도 이회창은 지난 5년간 제법 선비인 척 하는데 성공했다. 청계천 멍이 가지고 있는 전문가 이미지도 제법 파괴력이 있다. 강금실은 그 ‘선비+전문가’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정리하면 ..

1) 강금실은 법조인 출신으로 선비+전문가의 이미지를 가졌다.
2) 좌우이념에 발목이 잡힌 꼴통들과 대비되는 합리주의자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3) 지난해 몽풍으로 선비+전문가 캐릭터가 먹힌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문제는 테크닉이다. 답은 나와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국회에서 강금실장관의 답변하는 것을 보면 테크닉이 있다는 점이 발견된다. 허무개그라고 촌평하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 본 거고 이것이 진짜다.

고건총리의 답변도 훌륭하다. 총리하면 마땅히 이래야 한다. 상대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것보다는 슬쩍 피해버리고 대신 유권자가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새정치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반면 김두관 전장관의 최근발언은 좋지 않다.

정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나라당 해산하고 최대표 사퇴해야 한다’는 이 ‘백번 지당한 말씀’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너무나 지당한 말씀은 유권자들 입에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유권자를 대접하는 일이고, 이것이 앞에서 말한 테크닉이다.

정치인이 그 유권자의 역할을 가로챈다면 정말 바보짓이다. 강금실장관의 발언에는 뭔가 여운이 있고 여백이 있다. 그 여백이야 말로 유권자가 한마디 하고 끼어들 찬스인 것이다. 하여간 고건과 강금실은 뭔가를 아는 사람이고 김두관은 ‘재주만 믿고 날뛰는’ 뭔가를 모르는 사람이다.

유종필이 노무현캠프에서 대변인 하던 서질에 말 하나는 잘했다고들 하는데 실은 그게 다 점수 깎이는 구태정치임을 알아야 한다. 말 잘하는 대변인이 당 말아먹는다는 사실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당은 대변인도 없는데 참 잘하는 일이다.

정치에는 절대로 여백이 있어야 하고, 정치가의 발언에는 반드시 여운이 있어야 한다. 그 여백이야 말로 유권자가 끼어들 찬스인 것이며, 그러한 방식으로 유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정치기술이다. 김두관처럼 할 말 다하고, 정답을 콕콕 찍어서 말하면 유권자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DJ만 해도 연설할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유권자들에게 물었지 “최병렬 물러나라!”식의 막말은 하지 않았다. ‘최병렬 물러나라!’는 발언은 마땅히 주인공인 국민의 입에서 나와야 한다. 정치인은 조연이고 유권자가 주인공이라는 사실 알아야 한다.

며칠전 여의도에서 유시민 연설 들었는데 말을 너무나 잘하는 것이었다. 박수는 많이 받았지만 속으로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94년 경주역에서 들은 홍사덕의 명연설이 연상되었다. 그때 이기택이 꼬마민주당으로 보궐선거 지원나온 홍사덕 명연설에 경주시민들 눈물콧물 흘렸다.

그때 눈치챘다. “홍사덕 저넘 반드시 사고친다!” 언어를 희롱하여 유권자를 울리고 웃기고 그렇게 인간을 조종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번은 사고친다. 유시민은 좀 더 닦아야 한다. 잘못 가면 홍사덕 되는 수 있다.

김두관, 유시민들은 DJ 한테 좀 배워라 배워! DJ는 결코 그런 식으로 연설하지 않았다.

약간 손해보는 길을 택하므로서 그 손해본 만큼 유권자가 채워주게 하는 것, 유권자를 안타깝게 만드는 것, 보다 못한 유권자들이 복장이 터져서 기어이 행동하게끔 유도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정치가의 테크닉이다.

고건과 강금실은 본능적으로 이걸 안다. DJ는 연설솜씨에 그러한 원리가 녹아들어 있다. 노무현은 행동으로 그걸 보여준다. 김두관, 유시민, 홍사덕, 유종필 등의 말솜씨는 여백이 아니라 오바가 있다. 한국사람들 특히 이런거 싫어한다.

물론 재주있는 사람이 타고난 연설실력을 일부러 숨길 필요는 없지만, 여백을 두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백프로 노출시킨다면 유능한 참모는 될 수 있어도 진정한 리더는 될 수 없다.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강금실, 고건의 발언이 진짜다.   

덧글..

김두관, 유시민을 비판한 것은 유권자 앞에서 겸허해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시길.. 비난할 뜻은 없는데 강금실, 고건과 대비시키다 보니 글이 이렇게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조선일보 정석대로 가고 있다
승부사의 철칙은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태도를 바꾸어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것은 이 게임이 지는 싸움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때문이지 다른 거 없습니다. 전략적으로 창을 팽하고 최를 민다거나 그런 판단이 숨어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회창이 떠난 이후 수구세력은 구심점이 없어졌습니다. 구라김씨 말마따나 지더라도 국민투표로 한판 붙어서 수구의 전열을 재정비해야 합니다. 싸움엔 져도 대신 구심점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긴 그것도 결과적으로 최병렬을 미는 셈이 되겠지만.

김근태 또 실수하고 있다
고해성사 후 사면은 안됩니다. 이거 협잡입니다. 다 고백하는 대신 사면받고 넘어가자는 주장이 겉으로는 멋있게 들리지만 이 게임의 최종심판관인 유권자를 소외시킨다는 점에서 최악의 전술입니다. 국민을 왕따시키면 절대로 표 얻지 못합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수회동으로 얼렁뚱땅 타협하고 넘어가면 안됩니다. 참여정부라면 국민이 참여할 기회를 줘야죠. 정치개혁 좋아하네! 대화와 타협으로 될 것 같으면 그건 개혁도 아닙니다. 내년총선도 이대로 가야합니다. 돈 쓰면? 응징해야죠.

대통령이 선거를 중단시키는 혁명적 상황까지 몰고가서라도 싸울 땐 제대로 싸워야 합니다. 타협, 대화, 해결.. 웃기지 마세요. 원래 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잘못된건 돈 쓰는 정치인이 아니라 돈 받는 유권자입니다.

법안 하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손벌리는 버릇 고칠 때 까지 온몸으로 앓는 수 밖에 없습니다. 현역의원 300명을 몽땅 동해바다에 투기하지 않고는 답 안나옵니다. 이 싸움 5년만 끌면 10년이나 15년 후에 강금실에게도 대통령 당선의 기회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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