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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14 vote 0 2022.03.07 (10:41:32)

    큰 그림은 하늘이 정한다. 인간에게 미션을 주고 평가를 내리고 새로운 미션을 던져준다. 인간은 그저 마음을 다치지 않는게 남는 장사다. 배가 흔들리면 난간을 꽉 잡아야 다치는 일이 없다. 농부는 밭을 갈고, 무사는 칼을 갈고, 우리는 민심을 갈아야 한다.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세상에 거짓말이 너무 많다. 켜켜이 쌓여 있다. 한 겹을 벗기면 또 한 겹의 거짓말이 나온다. 갈수록 태산이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게 낫다. 그래서 다들 침묵하니 거짓말의 무게에 짓눌려 배가 가라앉는다. 


    돈은 서쪽당에서 받고 표는 동쪽당에 찍으면 된다는 말이 있다. 뻔한 거짓말이다. 돈을 받으면 표가 가는게 인지상정이다. 유권자도 무의식적으로 정치인을 길들이려고 하기 때문이다. 돈을 받았으면 표를 줘야 다음에 또 돈을 받을 수 있잖아. 문제는 이게 무의식이라서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른다는 거다. 돈을 받으면 표가 가는건 일종의 자동기계다. 누가 웃으면 자기도 웃듯이 조건반사다. 


    밴드왜건 효과니 안정희구 심리니 하는게 있다. 다수파에 속하려는 심리다. 거짓말이다. 심리학이니 사회학이니 하는건 죄다 거짓말이다. 심리 위에 물리다. 심리는 말로 설득하면 되는데 물리는 말로 설득이 안 된다. 소수파를 찍지 않는 이유는 소수파가 머리가 되면 자기가 핸들을 잡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피곤한 거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수파가 집단의 머리가 되면 관성력이 핸들이 된다. 그 경우는 믿을 수 있다.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대충 견적이 나와준다. 배를 타더라도 밑바닥에 가까울수록 멀미를 덜한다. 나무의 가지 끝으로 갈수록 작은 바람에도 크게 휘청댄다. 집단에 다수파를 만들려는 것은 인간의 무의식이다. 동물적 본능이다. 양이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과 같고 물고기가 피쉬볼을 만드는 것과 같다.  


    자전거가 기울면 핸들을 꺾어서 바로잡는다. 자전거가 이쪽으로 자빠지고 있으니 핸들을 저쪽으로 꺾어서 바로잡아야겠군 하고 머리로 계산하는게 아니라 몸이 기계적으로 반응한다. 정치판도 그렇다. 인간이 머리를 굴리는게 아니고 대부분 몸이 반응하는 것이며 그게 스트레스로 나타난다.


    소수파가 머리가 되면 권력투쟁이 일어나서 불안해진다. 2차전을 해야 한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면 몸을 가눌 수가 없다. 진중권이 개가 된 이유다. 민주당이 이기면 권력투쟁을 벌여서 자신이 김어준의 자리에 가야 한다. 김어준을 이기지 못하므로 윤석열의 개가 된다. 이는 무의식이므로 진중권 본인도 자신이 왜 개짓을 하는지 모른다. 그거 알면 똑똑한 사람이지. 진중권 입장에서는 자전거가 기우뚱하니 몸이 기계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결함있는 제도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투표하는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덜 받는 쪽으로 기동하는데 자신이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니 집단적으로 바보가 된다. 인간들에게는 바로미터가 필요하다. 다수가 움직이면 그게 바로미터다. 인간의 마음은 언제나 다수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다수가 없으면 어떻게든 다수를 만들어낸다. 


    정치든 문화든 유행이든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면 집단의 움직임이 보이고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이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견적이 나온다. 유행어가 나오고 패션이 나와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집단의 바로미터 만들기에 가세하다가 바로미터에 끌려다니는게 인간의 비극이다. 


    정치도 바로미터 만들기에 지배된다. 경상도 쪽수가 다수이니 강원도, 충청도가 맹목적으로 따라간다. 그게 안정희구 심리도 아니고 밴드왜건 효과도 아니고 자전거가 기울면 몸을 틀듯이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일단 행동하고 핑계는 나중에 만들어 붙이니 그게 인지부조화다. 


    구조론은 밑바닥 본질이 큰 그림을 결정하며 판구조는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견해다. 우리는 일대일 대결에서 이긴 적이 없다. 이번에 이긴다면 밑바닥 판구조가 바뀐 것이다. 문제는 착시다. 지난 총선도 정당투표는 졌다. 그게 바로미터다. 대선은 41퍼센트를 얻었는데 결선투표가 있다면 위험했다. 


    노태우 시절 김대중의 27 퍼센트로 시작해서 2년에 1퍼센트씩 30년간 기울어진 축구장을 바로잡아왔다. 축구장은 원래 기울어져 있고 인간의 뇌구조 자체가 우리에게 불리하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어떻게든 다수를 만들어야 안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단 경상도 쪽수에 붙고 생각은 나중에 한다. 


    총선은 도시지역이 유리하다. 기울어진 축구장을 또다른 기울어짐으로 물타기 한다. 이 나라 정치판은 누구도 승복할 수 없는 구조로 판이 짜여졌다. 비겁한 언론과 사악한 특권세력이 가세하여 기울어진 것을 더 기울인다. 엎친데 덮친다.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쪽저쪽이 다 로또 찍는다. 


    정치는 필요 없다. 뭐하고 있어? 로또 찍어야지. 결선투표가 없으니 저쪽을 분열시키고 우리쪽을 합치면 승리는 자동이다. 다들 뒷구멍 정치공작에 열중한다. 정의당도 비겁한게 결선투표가 없는데 무슨 다당제냐? 이건 서로 멱살잡이 하고 싸우라는 거다. 대화와 타협? 어림없다. 


    누구도 이러한 본질을 지적하지 않는다. 대선은 말뚝을 세워놔도 국힘이 이기게 되어 있다. 사람을 뽑아도 괜찮은데 왜 말뚝을 뽑느냐고 이인제, 정몽준, 안철수가 표를 갈라주면 우리가 이긴다. 그냥 말뚝으로 밀면 우리가 진다. 이번에는 윤석열 말뚝 나오신다. 저쪽은 말뚝으로 망하고 우리는 기울어진 축구장으로 망한다. 


   이쪽저쪽에 거짓말이 너무 많이 쌓여서 바로잡을 수 없다.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밭을 갈아야 한다. 마음을 다치지 말자는 거다. 우리는 거짓말과 싸워야 한다. 우리가 진다면 거짓말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고 집단적 착시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생각이 움직이는 것은 말로 잘 설명해주면 되는데 몸이 움직이는 것은 물리력으로 막아야 한다.


    악재가 너무 많다. 조국, 김경수, 안희정, 박원순이 갑자기 쓰러졌다. 코로나에 델타변이에 오미크론에 푸틴의 침략전쟁까지. 부동산은 한국만 오른게 아니다. 이명박은 부동산을 잡은 적이 없는데 리먼브라더스 파산 덕을 봤고 박근혜는 노무현이 지어놓은 집에 뒤늦게 입주한 거다.


    문재인은 이명박근혜가 집을 안지은 이유로 덤태기 쓴 건데 문제는 적과 아군이 다 같이 거짓말을 하니 바로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은 우리가 집단적 착시에 빠진 것이고 나머지는 문재인이 잘했다. 그런데 이렇게 악재가 터진다. 


    20대의 문제는 동생이 태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화가 나 있다. 그럴 때는 일단 쑤셔 본다. 칼로 찔러보는데 칼이 잘 들어가는 곳을 집중적으로 찌른다. 왜? 칼이 잘 들어가니까. 칼이 안 들어가면 안 찌른다. 이준석은 상판이 두꺼워서 찔러도 칼이 들어가지 않는다. 찌르는 재미가 없다. 인간들이 원래 착한 애를 찌른다. 만만한 애를 괴롭힌다. 많이 당해봤잖아. 


    이기고 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 구조론은 밑바닥 판구조를 본다. 자잘한 표피의 변수는 논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호작용 과정에 용해되기 때문이다. 정동영이 친노와 호남 사이를 갈랐을 때 끝난 게임이다. 판이 결정한다. 만약 이번에 이긴다면 또다른 밑바닥 판의 지각변동이 있었다는 거다. 그것은 20대의 진심에 달려 있다. 만약 윤석열이 된다면 끌어내릴 준비를 지금 하는 것일 뿐 이재명이 어쨌든 윤석열이 어쨌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마음 다치지 말자. 거짓말을 걷어내면 진실이 보인다. 진실을 보면 대응방법을 알게 된다. 이 거친 세상에 태어나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살았다는게 어디냐 말이다. 인간이 귀한데 인간으로 살아먹은 것으로 만족해야지.


[레벨:30]스마일

2022.03.07 (22:44:16)

간절하게 1표식 1표식 설득하자.
긴장 풀지 말자.
간절하게 전화를 돌리자.

한국의 문제른 시민이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이 문제라고 외국석학들이 지적한다.
긴장풀면 기득권의 구둣발이 시만의 등을 짓밟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레인3

2022.03.08 (18:09:31)

내가 20대일 때, 20대는 걱정이 없었다. 대학 친구 10명 모아 놓고 얘기해 봤을 때, 이쪽:저쪽 지지율은 9:1 이었다.  한 명은 강남 사는 애였다.  멀쩡했던 그 애가 저쪽을 지지한다는 건 충격적이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촛불 집회를 주도한 건 여고생들이었다. 현장이 궁금해서 길을 나섰는데, 전철 안이 여고생으로 가득차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었다.  그리고, 당분간 젊은 애들 걱정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 흘러흘러 20대 걱정을 해야 되는 시대. 적응이 잘 안 된다. 다음 뉴스 댓글을 보면, 이쪽 지지율이 압도적인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저쪽 지지하는 20대들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모여 있지 않고 방황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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