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02 vote 0 2022.01.24 (11:40:18)

    태상천자께서 나라를 태평하게 하고 집안을 열어 드러내었니 이름하여 소호씨금천이라 하는데, 이분이 곧 우리가 받은 성씨의 세조다. 그 후에 유파가 갈라지고 갈래가 나뉘어 번창하고 빛나 온 천하에 만연하니 그 수효가 많고도 많도다. 먼 조상 이름은 김일제이니 흉노 조정에 몸담았다가 서한에 귀순하여 무제 아래에서 벼슬했다. 명예와 절개를 중히 여겼으므로 그를 발탁해 시중과 상시에 임명하고 투정후에 봉하였다. 이후 7대에 걸쳐 벼슬을 함에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이로 말미암아 경조군에 기대어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런 일은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다. 견주어 그보다 더 클 수 없는 일을 하면 후에 어진 이가 나타난다는 말을 여기서 징험할 수 있다. 한나라가 덕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난리가 나서 괴로움을 겪게 되자, 곡식을 싸들고 나라를 떠나 난을 피해 멀리까지 이르렀다. 그런 까닭에 우리 집안은 멀리 떨어진 요동에 숨어살게 되었다.『대당고김씨부인묘명』


    유전자를 조사해 보면 한국인의 조상은 중국 북부지역에서 온 것으로 되어 있다. 뿌리를 더듬으면 동남아에서 북상하여 중국 북부지역에 자리잡았다가 한반도로 넘어온 것이다. 원래 중국 본토인은 묘족인데 그들은 점차 남쪽으로 밀려 베트남까지 넘어갔다. 물론 다수는 유전자가 섞여서 따져봤자 시시콜콜 의미가 없다.


    유목민은 광범위하게 동맹을 맺는다. 동맹을 맺으면 다 같은 민족이 된다. 세계를 정복한 몽골군 중에 진짜 몽골인은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몽고의 지배를 받으면 몽골울루스에 소속되어 몽고인 취급을 받는 것이다. 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흉노의 왼팔을 잘랐다고 기록하는 것이 중국인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백인들은 황인종만 보면 타타르라고 한다. 베트남은 몽골의 침입을 받자 팔뚝에 살달이라고 문신을 새겼다. 타타르인을 죽이겠다는 의미다. 타타르인은 징기스칸이 씨를 말렸는데도?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유전자도 중요하지 않다. 적이냐 아군이냐 피아구분이 중요하다. 중국인들은 적대적인 이민족을 모두 흉노라고 부르다가 후대에는 죄다 오랑캐라고 불렀다. 오랑캐는 몽골족의 한 갈래인데도.


    우리는 되놈이라고 하는데 되놈은 중국 서쪽의 강족이다. 강은 양인데 양치기다. 실제로는 염소다. 당시에는 양이 없었고 염소를 양이라고 불렀다. 염소치기는 죄다 강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직업과 관습이 민족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여러 금석문에 분명히 신라 김씨 왕족은 흉노의 후손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학계가 숭조사업이라고 우기는 것은 한심한 이분법, 프레임 걸기, 정치적 기동, 관념놀음이 합리적인 사유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숭조사업은 유교 영향으로 훨씬 후대에 유행한 것이다. 


    숭조는 조상을 높이는 거지 오랑캐라고 깎아내리는게 아니다. 숭조가 아니라 조상격하 망신사업이 아닌가? 결정적으로 숭조는 유명하지 않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궁예나 견훤, 왕건이 숭조사업을 한 것은 그들이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왕이 되려고 허위사실로 선전을 한 것이며 왕이 된 다음에는 숭조사업에 관심이 없었다.


    만약 숭조사업을 했다면 개인이 특정되어야 한다. 누가? 최초로 왕이 된 미추왕이? 조상장사로 왕이 되겠다고? 왕의 사위 신분으로 왕이 되었는데도? 왕의 부마가 되기 위해 제가 이래봐도 자랑스러운 흉노 출신이걸랑요. 이래서 사위가 된다고? 흉노 팔면 부마가 되나? 흉노 팔면 왕이 되나?


    터무니없는 일이다. 관념놀음, 계몽주의 이데올로기, 이분법적 사고에 의해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을 끌어댄다. 견훤과 궁예와 왕건은 처절한 전쟁판에 이겨보려고 사력을 다하는 중에 거짓 조상이라도 팔아야만 했다. 김씨는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견훤이 의자왕을 팔아먹은 것은 백제 땅을 차지하려는 의도에 의한 것이며, 왕건이 당숙종을 팔아먹은 것은 패서호족을 규합하기 위한 것이다. 평안도 일대는 원래 당과 신라의 변경이었는데 발해 멸망 이후 어느 나라의 통치도 받지 않는 무인지대가 되었기 때문에 패서호족은 양쪽으로 오가며 장사를 해서 큰돈을 벌었다. 


    왕건이 당숙종을 팔아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왕건이 신라인이라고 하면 패서호족이 등을 돌릴 것이 뻔하다. 궁예가 진흥왕을 팔아먹은 것도 지역 민심을 회유하기 위한 것이다. 궁예의 근거지가 진흥왕에 의해 신라에 편입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궁예의 근거지는 청주, 증평, 음성, 괴산이었다.


    조상을 팔 때는 아무거나 팔아먹는게 아니고 득실을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 김씨와 흉노는 어떤 연고가 있지? 없다. 팔아먹으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다. 누가 사냐? 


    김씨가 도래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석씨도 도래인으로 왕이 되었다. 일본 역시 한반도에서 건너간 야요이인이 조몬인을 토벌하고 왕이 된다. 많은 중국인들이 한반도로 건너와서 한국인이 되었다. 이것은 사서에 기록된 객관적인 사실이다. 중국인이라고 다 같은 중국인이 아니다. 유전자로 보면 천차만별이다.


    한국인의 조상은 고르게 북중국에서 건너온 사실이 확인되었다. 더 전에는 동남아에서 북상했다. 그전에는 아프리카에서 기어나왔다. 북쪽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원래 그 지역을 장악한 돌궐인과 거란인은 아시아인이 아니다. 양수척이라고 불리는 거란인은 한반도인과 이목구비가 달라서 쉽게 구별되었다. 오늘날의 몽골인은 돌궐과 거란을 몰아내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출한 것이다. 


    숭조사업은 어떤 개인이 한 번 떠보려고 하는 것이지 이미 뜬 사람들이 단체로 입을 맞춰서 조작하는게 아니다. 김씨가 오자마자 왕이 된 것도 아니다. 김알지 이후 200년이 걸려서 왕이 된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고 모든 김씨가 다 모여서 합의하여 족보세탁 작업을 한다고? 그때는 족보가 필요한 유교사회가 아닌데도? 계기가 있어야 한다. 한국의 많은 가짜 족보는 갑오경장 때 만든 것이다.


    과학자들이 눈에 뻔히 보이는 증거를 무시하고 개소리를 한 예는 무수히 많다. 지동설에 대륙이동설이 대표적이다. 볼츠만이 죽은 이유도 같다. 하나라와 은나라를 거짓 역사라고 주장하다가 데꿀멍 된 것이 유명하다. 갑골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아직도 상나라는 거짓 역사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손빈병법도 비슷하다.


    학계는 그냥 흉노라는 글자가 싫은 것이다. 편견을 가지고 바라본다. 박씨의 나라가 석씨의 나라가 되고 김씨의 나라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떤 바보가 왕국을 그냥 내주겠는가? 그 시대에 전래된 신기술은 철기를 다루는 야금기술과 말을 타는 기마술이다.


    석씨는 발달한 기술을 가진 야금집단이 이주해 온 것이고 김씨는 등자와 편자를 쓰는 기마술을 가진 집단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사람이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옮겨가지 않으면 문명은 전파되지 않는다. 중국의 양무운동이 실패한 것은 사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수천 명의 젊은이를 유럽에 보내 선진기술을 배워왔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개혁이 되는 일은 절대로 없다. 분명히 누군가 왔다. 누가 왔을까? 잘 옮겨가는 습관을 가진 자들이 온다. 그들은 유목민이다. 


    ###


    흔히 남방계 북방계 하는데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다. 몽골에는 사람이 거의 안 살았다. 중국 북부에 3천만이 살고 몽골에 100만 명이 산다면 어느 쪽에서 사람이 오겠는가? 북쪽에는 사람이 없어 넘어올 사람도 없다. 따지자면 한반도인은 전부 남방계다. 단 중국 북부를 거쳐서 왔고 일부는 몽골로 진출했다. 태행산맥 일대가 우리 민족의 뿌리다. 중국에 전쟁이 터질 때마다 한반도로 우르르 넘어온 것이 사서에 기록돼 있다.


    몽골 일대에는 원래 돌궐인, 위구르인, 거란인이 살았고 그들이 몽골에 좇겨 서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착시가 일어난 것이다. 


    ###


    경주 김씨의 후손인 김부식이 삼국사기 편찬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사료를 배제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김씨가 흉노 출신이라는 사실을 감추는게 김부식의 숭조사업이 되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블루

2022.01.24 (12:04:12)

중국 북부지역에서 유래한다는 말씀은 그곳이 고조선과 고구려의 지역이었으니 당연하다 싶은데요.그전의 유래가 동남아라 말씀하시는 건 제가 지식이 없어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보통 유목민의 루트를 따라 몽골 서쪽을 민족의 유래로 생각했거든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2.01.24 (12:05:17)

몽골에는 사람이 거의 안 살았습니다.

중국 북부에 5천만이 살고 몽골에 100만명이 산다면 어느 쪽에서 오겠어요?

사람이 없으니까 올 사람도 없는 거지요.

중국에 전쟁이 터질때마다 우르르 넘어왔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2.01.24 (12:15:18)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709 과학과 주술 김동렬 2022-01-31 3241
5708 개소리가 개소리인 이유 image 3 김동렬 2022-01-29 4020
5707 사이버트럭 무엇이 문제인가? 김동렬 2022-01-29 3215
5706 우리가 이겨야 끝나는 전쟁이다 3 김동렬 2022-01-27 4867
5705 과학계가 틀렸다 김동렬 2022-01-26 3514
5704 진중권의 망신 1 김동렬 2022-01-26 4090
5703 피그미는 왜 키가 작은가? 김동렬 2022-01-25 3739
» 김씨는 흉노가 맞다 3 김동렬 2022-01-24 4702
5701 투로와 간합 김동렬 2022-01-24 3711
5700 인간은 반드시 삽질한다 김동렬 2022-01-23 3914
5699 의도적인 상호작용이 정답이다 김동렬 2022-01-22 4248
5698 1차대전의 참호전 1 김동렬 2022-01-22 3479
5697 인간의 비극 김동렬 2022-01-22 3485
5696 문명은 3이다 김동렬 2022-01-21 3490
5695 진보는 밸런스의 교체다 김동렬 2022-01-20 3424
5694 진보는 가능한가? 김동렬 2022-01-20 3190
5693 인간은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다. 1 김동렬 2022-01-19 3588
5692 윤관의 동북9성 1 김동렬 2022-01-19 4212
5691 자극과 반응 김동렬 2022-01-18 3368
5690 힘의 이해 김동렬 2022-01-18 3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