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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90 vote 0 2021.12.27 (09:53:22)

    사람들은 김건희가 사과했다고 생각한다. 천만에. 김건희 심판이 종이신문과 종편에 KO패를 선언한 것이다. 선거는 언제나처럼 미디어 전쟁이다. 김대중은 PC통신으로 이겼고 노무현은 인터넷으로 이겼다. 이명박은 종편과 일베를 키워서 박근혜를 당선시켰다.


    문재인은 팟캐스트 덕을 보았고 이번에는 유튜브와 틀튜브의 대결이다. 저쪽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틀튜브를 키워 유튜브에 대항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웃긴 것은 이준석이다. 연탄배달하고 토론배틀 하면 표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걸 보도해 주는 것은 조중동이다.


    '소스는 내가 만든다. 니들은 나팔만 불어라.' 이런 짜고치기다. 이준석은 대선을 소꿉놀이로 생각한다. 이준석이 무슨 쇼를 하든 기레기가 보도하지 않고 무시하면 그만이다. 이준석의 제갈량 꾀주머니라는 것은 결국 기레기의 힘으로 대선 이기겠다는 수작인 게다. 


    모든 언론과 방송이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들면 자연히 반대쪽으로 국민의 관심이 기울어진다. 반대쪽은 살짝 건드려도 효과가 크다. 그것이 지렛대의 원리다. 여기서 선택과 집중이 작용한다. 언론은 다수라 시선이 흩어지지만 유튜브는 소수라 시선이 집중된다. 


    모든 언론사가 힐러리 편에 서니까 트럼프가 되는 이치다. 우리는 유튜브 단일대오고 언론과 종편은 각개약진이다. 역성드는 사람이 많으면 관심이 분산된다. 느슨하게 연대한 다수가 집중된 소수를 못 이기는게 전쟁의 역사다. 에너지는 유체의 쏠림을 유발하니까.


    유리창은 하나가 깨져도 전부 깨진다. 이미지로 뜬 인물을 깨기는 쉽다. 조중동이 조국에 십자포화를 퍼붓는 이유도 진보의 참신한 이미지를 깨려는 것이다. 진보가 이미지를 내세우고 보수가 실적을 들고나오는게 정치판의 공식인데 한국은 그 반대로 되어있다.


    왜? 박정희 세대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이다. 지금 한창 실적이 오르는 40대와 50대가 87년 아스팔트 세대다. 이재명은 실력이 이미지를 앞서는 점에서 보수로 가야 될 인물인데 박정희 세대와 노무현 세대의 세대대결 구도 때문에 386에 묻어서 이쪽에 온 것이다. 


    박정희 향수에 빠진 보수가 세대대결로 판을 짜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다. 이게 다 조갑제 때문이다. 이회창부터 박근혜, 반기문, 안철수, 윤석렬까지 보수는 항상 이미지로 나왔다. 홍준표는 막말하다가 이미지가 망가졌지만 여운환 잡아넣고 이미지로 뜬 인물이다.


    왜 그랬을까? 언론이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진보는 원래 이미지를 내세운다. 보수도 이미지로 맞서면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는 조중동이 권력을 쥔다. 조국 얼굴에는 먹칠하고 윤석열 얼굴에는 분칠해서 국민을 속여먹을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한국언론은 자기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기들이 뒷배를 봐줘야만 하는 쓰레기를 후보로 올렸다가 깨지기를 되풀이한다. 힘센언론이 있는 한 보수의 미래는 없다. 보수는 실력있는 사람을 발굴해야 한다. 이재명이 보수가 키워야 할 산전수전공중전 겪은 캐릭터다. 


    보수가 세대대결로 판을 짜는 바람에 당분간 보수는 인물을 키울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운동권을 폄하하고 6월항쟁 세대를 폄하해서 그들이 보수로 옮겨갈 기회를 원천봉쇄 하는 전략을 쓰는 한 한국에서 실력있는 사람은 죄다 민주당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건희의 사과가 역풍인 이유는 우리의 이쁜 김건희 심판이 종이신문과 종편에 KO패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세가 결판났다. 선거는 인물을 뽑는게 아니다. 진영을 선택하는 것이다. 전쟁을 하는데 전투기로 이긴다거니 기관총으로 이긴다거니 하고 기세 올린다.


    김건희 심판께서 조중동이 미는 T34 전차는 죄다 고장났다고 선언한 것이다. 엥? 우리 기레기 부대가 열심히 분칠 지원사격해주고 있는데 이게 쓸모가 없다고? 그럼 뭐로 싸우지? 싸우긴 뭘 싸워. 튀어! 분칠로 흥한 자는 똥칠로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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