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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53 vote 0 2021.12.09 (17:20:47)

    방법적 사유라야 한다. 생각은 그냥 머리에 힘 주고 있는게 아니라 원칙을 정해놓고 공식에 대입하는 방법이라야 한다. 이론적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의사결정 편의의 법칙


    인간은 그저 결정하기 쉬운 것을 결정한다. 특히 집단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쉽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현장에서 실행이 가능한가? 결정을 액션으로 옮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소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고 인간은 행위에 맞춰서 인지를 조직한다. 


    인지부조화로 알려진 것이 대부분 의사결정의 편의를 따르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혼자 있을 때는 착한데 세 명만 모이면 나쁜 짓을 한다. 나쁜 짓은 합의가 쉽기 때문이다. 나쁜 짓은 한 명이 총대를 매고 나머지는 방조하면 된다. 착한 짓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한 명이 하는데 다른 사람이 거들지 않고 가만있기 어렵다. 나쁜 짓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마이크 잡기의 법칙


    스톡홀름 신드롬은 틀렸다. 인간은 그런 상황에서 먼저 발언권을 얻고 마이크를 잡으려고 한다. 기자와 싸워서 이겨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기자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기자가 내게 특정한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는 대답을 한다. 기자는 대중이 원하는 쪽으로 피해자의 발언을 유도하고 그 경우 피해자는 자신이 을이 되는 기분을 느낀다. 피해자가 고생을 했는데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면 갑이 되어야 한다. 갑이 되려고 기자를 엿먹이는 대답을 하면 그게 스톡홀름 신드롬이다.


    인간의 이해가 안 되는 관종짓은 대개 마이크를 잡으려는 것이다. TV에 나오려는 것이다. 주목받으려는 것이다. 그럴 때 에너지가 업되기 때문이다. 남들이 주목하면 흥분되고 설레인다. 거기에 강한 중독성이 있다. 그게 소인배의 권력의지다. 이득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소인배는 그냥 흥분된 상태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이다.



    상호작용의 법칙


    인간이 어떤 일을 하는 이유는 단지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반응하기 때문에 맞대응을 하는 것이다. 인간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의 진짜 이유는 상대가 만만하기 때문에, 내가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상대가 반응을 해주기 때문에, 이전에 그것을 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북을 치는 이유는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북을 칠 수 있기 때문에 북을 치는 것이다. 상호작용에서 이유의 절반은 상대쪽에 있으므로 왜 그러지 하고 묻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반응하면 행동한다.



    일방향성의 법칙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다. 사건은 언제나 한 방향으로 일어난다. 사건은 연결되고 연결은 포개는 것이며 한 방향으로 포갤 수 있다. 일이 양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불지르기의 법칙


    불을 지르는 비용이 불을 끄는 비용보다 적게 든다. 사건의 원인에서 경과를 거쳐 결과로 갈수록 의사결정비용이 증가한다. 불을 지르는데 1의 비용이 든다면 그 불을 끄는 데는 100배의 비용이 든다. 엔트로피다. 저지르기는 쉽고 수습하기는 어렵다. 물을 엎지르기는 쉽고 주워담기는 어렵다. 원인측은 쉽고 결과측은 어렵다. 유체는 쉽고 강체는 어렵다. 연결은 쉽고 단절은 어렵다. 전체는 쉽고 부분은 어렵다. 비용이 적게 드는 쪽에 조치해야 이긴다.



    마이너스의 법칙


    아닌 것을 배제하면 남는 것이 정답이다. 추론은 닫힌계를 걸고 범위를 압축해 가는 소거법을 써야 한다. 경우의 수가 1만 개라면 정답은 그중에 하나이고 나머지는 죄다 오답이다. 하나를 찍어서 정답을 맞출 확률은 만분의 1이다. 9999개의 오답을 제거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 


    사금을 채취하는 방법과 같다. 금을 찾기는 어렵고 돌을 버리기는 쉽다. 쟁반을 돌려서 돌을 치우면 금이 남는다. 틀린 것을 먼저 찾은 다음 틀린 것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고 그 반대쪽에 대칭을 세우면 정답이 발견된다. 


    기계가 고장났는데 여러 사람이 달려들었으나 아무도 고치지 못했다. 내가 뒤에서 지켜보니 다들 앞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뒤로 돌아가서 스위치를 찾았다. 하나의 정답을 찾는게 아니라 여러 오답들의 공통점을 찾은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는 알기 어렵지만 무엇이 틀렸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틀린 것의 공통점을 먼저 찾고 그 반대쪽으로 가면 된다.


    정답은 일치고 오답은 불일치다. 정답은 둘의 일치이므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오답은 둘 중에 하나만 불일치해도 오답이다. 잘 모르는 문제를 추론으로 풀 때는 오답을 하나씩 배제하고 남는 것을 찍는게 도움이 된다. 


    훈련병 시절 모의 수류탄 던지기 훈련을 했는데 훈련을 마치고 점검해보니 연습용 수류탄 하나가 부족했다. 교관이 수백 명의 병사들에게 찾으라고 명령했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다.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찾는 시늉만 하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나서봐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다들 먼 곳을 수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코앞을 수색했다. 역시 등잔 밑에 있었다. 가장 가까운 참호 말이다. 던진 수류탄이 10미터도 날아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간단하다. 저쪽에 없으면 이쪽에 있다. 100명이 넘는 병사가 저쪽을 살폈는데 찾지 못했다면 의외의 곳에 있다. 암산으로 안 되면 필산으로 찾아야 한다. 사소한 일은 단순반복의 플러스가 빠르고 중대한 일은 도구를 쓰는 마이너스가 빠르다. 문제들은 대개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거나 아니면 특별히 추론이라는 도구를 써야 한다. 도구를 세팅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포드시스템으로 빠르게 해결한다. 


    세상은 톱니가 맞물려 돌아간다. 거짓은 거짓끼리 연동되어 있다. 거짓 하나를 치우면 다른 거짓들도 줄줄이 따라간다. 거짓은 포드 시스템으로 빠르게 치울 수 있다. 거짓과 참 사이는 단절된다. 거짓이 튕겨 나가는데 참이 따라가는 일은 없다.



    공통된 것은 인간의 어떤 작위적인 목적과 의도는 거짓말이고 인간의 행동이 궁극적으로는 자연의 물리법칙에 지배된다는 말이다. 심리는 물리를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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