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연결이다. 맥락이 연결되지 않고 중간에 끊어지거나 얼버무리거나 갑툭튀 하면 그게 개소리다. 연결은 공유다. 사슬은 마디를 공유하다. 공유를 끝까지 추적하여 정상까지 연결해야 한다. 정상은 사건 전체를 공유한다. 다양한 헛소리를 주워섬기다 보면 그 중에 혹시 하나 쯤은 진실이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전부 개소리다. 판을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 다섯가지 유형의 개소리가 있다. 첫째는 괴력난신. 애초에 개소리 할 요량으로 지어낸 뻔뻔한 개소리다. 사차원, 초능력, UFO, 귀신, 무한동력, 각종 음모론 따위다. 소인배가 대중의 이목을 끌려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질러보는 것이다. 이들은 뭔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암시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근거는 없고 그냥 먹히니까 하는 말이다. 둘째는 희망사항. 그런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그게 실제로 있다고 말해버리는 것이다. 원자론, 결정론, 이데아론, 해탈, 유토피아론, 혁명이론, 종교의 신 개념이다. 항해자에게는 길을 안내하는 등대가 필요하지만 그게 바로 이거다 하고 타겟을 찍으면 안 된다. 아닌 것을 배제하면 남는 것이 정답이다. 셋째는 관념타령. 듣기 좋은 말로 사람을 꼬시는 말이다. 자유, 평등, 정의, 평화, 사랑, 행복, 윤리, 도덕 따위다. 뭐든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이면 된다. 이들은 결과를 소급하여 원인으로 바꿔치기 하는 본말전도 수법을 쓴다. 일이 잘 풀리면 그런 결과가 올 수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잡아야 할 핸들은 아니다. 넷째는 낚시신공. 작은 것을 투자해서 큰 것을 먹는다는 궤변이다. 처세술, 노자사상, 정신력, 실용주의, 손자병법, 노력타령 따위다. 원칙보다 변칙, 정론보다 궤변, 큰길보다 뒷길, 실력보다 협잡으로 이긴다는데 다단계 속임수와 같이 일시적으로 먹히지만 지속가능하지 않다. 떡밥만 열심히 던지다가 거덜난다. 다섯째는 선입견. 말하기 편한대로 말해버리는 것이다. 민족성, 동기, 야망, 목적, 의도, 욕망, 쾌락 따위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네 생각이 맞다'고 긍정하면서 살살 넘어오게 만든다. 사람을 어린애 취급하며 갖고 놀려는 수작이다. 편견과 혐오, 차별주의, 고정관념을 강화한다. 낚이는 사람이 있으니까 낚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거짓말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구조론은 수학이다. 수학은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공식을 제공할 뿐 답을 찍어주지 않는다. 꾸준하게 개소리를 쳐내다보면 희미하게 방향이 보일 것이다. 중도에 포기하고 주저앉아 구석에서 작은 점방을 개설하여 본전을 회수하려는 소인배의 작은 욕심을 버려야 한다. 큰 뜻을 품고 큰 그림을 그리고 끝까지 가면 진실이 이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