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혐한당 일본유신회가 도약한 모양이다. 11석에서 41석으로 의석이 늘었다고. 우파 아베가 물러나자 한 술 더 떠서 극우가 승리한 것이다. 원래 인간은 나쁜 일을 당하면 더 나쁜 결정을 내린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일본은 망가졌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에너지 총량은 제한되어 있다. 나쁜 일을 당하면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거기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면 그만큼 의사결정비용이 청구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나쁜 일을 당하면 의사결정비용부터 줄이려고 한다. 일본에 영양실조가 늘었다고 한다. 소득이 줄어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제일 쉬운 결정이 밥을 안 먹는 것이다. 방세를 줄이려 해도 이사를 가야 하므로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 사슴이 늑대에게 쫓기면 직진만 선택한다. 늑대에게 쫓겨서 에너지를 뺏겼다. 조금 남은 에너지라도 보존하려면 아무런 의사결정도 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동서고금의 명장들은 어려울수록 병력을 잘게 나누어 복잡한 전투를 지휘하곤 했다. 한고조 유방이 항우에게 쫓기면서도 팽월과 한신에게 병력의 반을 갈라준 것이 그러하다. 이순신은 어려운데도 명량에서 적은 숫자의 수군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신은 정형전투에서 적은 수의 늙고 허약한 군사인데도 병력을 여럿으로 나누어 복잡한 포위전을 완성했다. 위기일수록 진보는 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으로 나누어 공간을 벌린다. 반대로 저쪽은 단일화라며 좁은 곳에 몰려서 죽는다. 국힘에 입당한 순간 윤석열의 승산은 사라졌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퇴행의 길을 걸어왔다. 원래 형편이 어려워지면 허세를 부리고 쓸데없는 짓을 한다. 신용도 잃고 자신감도 잃으면 끝장이니까. 사실은 복잡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외부의 도움이라는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다. 사슴이 직진만 선택해도 운이 좋으면 살아날 수 있다. 늑대가 돌부리에 걸려 자빠질지도 모르니까. 사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의사결정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지금 몰려 있다. 이럴 때는 응원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응원하는 방법은 잘 나가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이다. 메이지 유신 때가 좋았지. 박정희 때가 좋았지. 인간은 주변에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있어야 강해진다. 영국은 등뒤의 아일랜드를 괴롭혔다. 독일은 원시종교를 믿는 동유럽에 기독교를 선교하며 기운을 얻었다. 쇄국주의 노선을 걷던 일본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만만한 먹잇감으로 조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주변에 만만한 나라가 없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에 깨지고 위축된 것이다. 그러다가 만주를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 잘 살펴보니 우리보다 더 약한 존재가 있었어. 복지만리 만주로 가보세. 독립운동 하던 사람이 대거 친일파로 돌아섰다. 박정희도 친일파가 되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보는 관점은 물정을 모르는 어수룩한 애들. 우리가 좀 가르쳐줘야 하는데 하는 것이다. 그게 일본인들의 살아가는 힘이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지 못한다. 한류가 압도하는 데도. 한 번 기가 꺾이면 자력으로 수렁에서 탈출 못한다. 한국은 중국을 만만하게 보지만 중국을 우러러보는 순간 북한 꼴 난다. 주변에 만만한 북한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은 해야할 바를 안다. 이것은 원초적인 무의식이고 본능이라서 말로 설명되는게 아니다. 일본은 이번에도 후진기어를 선택했다. 정신승리로 도피하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제국들이 망하는 공식과 정확히 같다. 국힘 역시 과거의 추억에 사로잡혀 있다. 과거에 잘나간적도 없는데 말이다. 자연은 균형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그 방법은 어차피 버릴 것을 버리는 것이다. 어차피 안 되는데 가늘고 길게 버티면 그것도 피곤하잖아. 인간은 어떻게든 머리를 짜내서 버틴다. 동물은 못 기르는 새끼는 제 손으로 죽인다. 도마뱀은 자기 꼬리를 자른다. 국힘은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간다. 자신을 희생시켜 대한민국을 살리라는 무의식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른다. 일본을 희생시켜 인류를 구하라는 명령을 일본인들은 충실히 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