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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30억 소송에 관한 장문의 분석기사를 올렸나보다. 근데 결론은 지들도 노대통령이 소송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다. 하긴 조선일보에 그걸 알아챌 정도의 지능이 있었다면 지금쯤 이회창씨가 청와대에 가 있어야 할 일이 아닌가?

『순수한 사람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왜? 가짜가 아니라 진짜이기 때문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조중동 니들이 대통령이라 치고.. 어쩌것냐? 김영삼 물러나고 민주계 박살났다. 흔적도 없다. 한나라당은 도로민정당이 되었다. DJ 물러나고 권노갑 등 거덜났다. 동교동의 좋은 시절도 끝나가고 있다. 5년 후 노무현 물러나고 그 다음은?

노무현정치는 이제부터 시작이 아니고.. 5년 후에 깃발을 올리게 되어있다. 노무현은 백범 김구와 마찬가지로 대기만성형의 인물이다. 그 대기(大器)의 큰 그릇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청와대에 간 사람이 아니다. 임기 5년 바라보고 정치하지 않는다. 조중동이 노무현의 진면목을 보려면 최소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노무현은 요즘 입만 떼면 ‘탈 정치’를 외치고 있다. 뭔가? 정치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정치를 한다는거다. 지금부터 터를 닦고 애들 키워서 5년후 임기 끝나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부대를 편성한다는 거다. 아직은 전투모드가 아니라 교육모드다.

김용옥기자의 고별사를 인용하기로 하면..

“대통령으로서 언론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이, 고소라는 형식을 취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참신하고 파격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와 같이 위압적이고 비밀스러우며 비민주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고, 공개적인 법제적 절차를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과거로부터 우리가 생각해온 대통령답지 않은 방식의 파격성 속에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참으로 위대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을지도 모릅니다.[문화일보 인용]”

김용옥 말마따나 ‘위대한 대통령’ 맞다.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은 위대한 대통령은 대통령 노릇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이건 결코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그걸 깨는 거다. 우리의 머리 속에 있는 ‘대통령은 이런거’라는 이미지, 그걸 깨부숴버리는 거다.

그럼 한나라당을 치랴?
왜 조중동을 치는가? 그럼 한나라당을 치랴? 한나라당 쳐서 한나라당 키워주라고? 정치란 것이 참 기묘한 것이.. 정치는 원래 맞으면서 크는거다. DJ도 맞으면서 컸고, 노무현은 때리는 사람이 없으니 부산까지 내려가서 없는 매를 벌어서 컸다. 한나라당을 치면 한나라당이 큰다.

왜 조중동을 치는가? 그 지점에서 세상과 각을 세우는 것이다. 지난번에 말했듯이 원교근공이고 성동격서다. 조선일보는 진짜 타켓이 아니다. 조선을 치면 도리어 조선이 큰다. 조선이 크든말든 상관없다는 거다. 진짜는 따로 있다.

저쪽을 치면 그 힘이 반사되어 이쪽으로 되돌아온다. 이쪽에서 새로운 구심점이 만들어진다. 출항은 5년 후다. 지금은 몸 좀 풀어두는 거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노무현은 집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집요함 중 일정부분은 의도되고 연출된 거다.

백범 김구의 원수 이웃마을 강가놈
상단에 링크하고 있는 ‘노무현의 전략’ 중에서 부분 인용하면..

고향에 강씨 집안이라고 있었어.양반인데 대대로 우리 가족을 괴롭혔지.할아버지를 몰매 때리기도 하고.아버님이 어린 마음에 깊이 사무치셨던 모양이야.중국에서도 본국에 돌아가면 강가놈 원수 갚겠다 되뇌셨을 정도야. [백범의 아들 김신의 증언]

노무현의 자서전 ‘여보 나 좀 도와줘’에도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시에 합격한 후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지만, 고시 공부를 할 때까지도 집안을 박해했던 깡패 몇몇에 대해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생각을 노무현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될까? 진짜로 노무현은 판검사가 되면 이웃마을 깡패 몇몇을 혼내주려고 한때나마 생각했을까? 천만에! 이것은 사실이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이 50을 넘어 상해 임정의 주석이 된 후에도 이웃마을 강가놈에게 복수하려 했던 백범과 마찬가지로 의식적으로 연출된 하나의 포즈일 따름이다.

와신상담의 고사가 있다. 백범은 강가놈에게 복수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월왕 구천이 쓸개를 씹는 심정으로 자신의 서민적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노무현도 마찬가지다. 복수가 목적이 아니다. 실은 그러한 방법으로 ‘이를 갈면서’ 고시공부를 한 것이다.

백범은 양반과 상놈의 대립관계, 그 지점에서 세상과 각을 세웠다. 노무현은 언벌과 개혁세력의 대립관계, 그 지점에서 각을 세운다. 의도적인 포지셔닝이다. 백범이 강씨집안의 자제가 독립군에 참여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듯이, 노무현이 이웃마을 깡패 몇몇에 실제로는 보복하지 않았듯이, 노무현의 조중동에 대한 적대적 태도 또한 진짜가 아니다.

그것은 연출된 것이며, 조중동은 노무현에게 이용될 뿐이이다. 말하자면 미끼인 것이다. 걸려들어야 할 대상은 물론 한나라당이다. 노무현이 조중동을 미끼로 낚으려는 진짜 대어는 물론 5년후 임기 끝나고 출범시킬 노무현세력의 구심점을 형성하는 거다.

조중동을 잡도리해서 언론개혁이 되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고,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고 삶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노무현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노무현은 참으로 무서운 사람이다.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김용옥 식으로 어쩌면 진짜 위대한 대통령일지도 모르겠다설이고 다른 하나는 겁없는 철부지설이다. 정답을 말하면.. 둘 다 맞다. 그래서 더 무섭다.』

조선이 허접기사를 쓴 또하나의 이유

조선이 대통령이 왜 그러는지 지들도 모르겠다는 식의 허접기사를 쓴 또하나의 이유는 노대통령이 아무리 조선을 닦달해도, 청와대에 머저리 참모들이 아직은 조선에 소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려는 거다.

여전히 조선일보에 쪼르르 달려가서 일러바치는 무뇌아 몇몇이 청와대 안에 있다는 것이 조선의 큰 위안거리가 되는 모양이다. 노무현이 그걸 모르지는 않는다. 그 쥐새끼들까지 이용하는 것이다.  

결론은 조선의 두뇌로는 노무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다. 노무현을 이해 못한다는 것은 지금 이 세상 돌아가는 현실을 이해 못한다는 말이다. 자고로 아는 놈이 이기고 모르는 놈은 지게 되어 있다. 우리는 아는데 조중동들은 모른다. 그렇다면 이 게임이 누가 이기는 게임이겠는가?

30억 소송에 놀라지 말라. 월왕 구천이 쓸개 한번 핥은 것에 불과하다. 회계산의 치욕을 갚아줄 진짜 전투는 5년 후에 비로소 시작된다. 진짜 목표는 고시합격에 두고 이웃마을 깡패 몇몇을 마음의 미끼로 이용했듯이, 노무현은 앞으로도 틈만 나면 조중동 쓸개를 핥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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