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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24 vote 0 2021.08.20 (20:14:43)

    살아오면서 별꼴을 다 봤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이제 반 년 남았다. 인간들의 세 치 혓바닥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귓구녕에 공구리 쳐놓은지 오래다. 대화는 불통이다. 방향이 다르면 핸들을 꺾는다. 


    이낙연 지지는 이해가 되는데, 이재명 까는 사람은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회원가입을 쉽게 안 받아주므로 패거리를 몰고오지는 못할 것이다. 구조론사람이라면 선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때 그 시절 김대중 까는 사람들 많았다. 아니 대다수였다.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하는 짓을 보라. 유종필에 장성민까지 전부 사꾸라다. 오죽하면 최측근 김상현이 등을 돌렸을까? 역적 김종필과 손잡는다는게 말이나 되나? 액면으로는 맞는 말 같았다. 말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나는 김영삼을 비토했다. 이재명 까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그때는 3당야합 하기 전이다. 내가 김대중을 지지한 이유는 하나다. 한이 맺혔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좋아서? 아니다. 그때는 정치에 관심도 없었고 노가다판 돌아다니느라 아는 것이 없었다. PC통신에 글 쓴 것은 7년 후고.


    김대중을 집회마다 따라다니는 사람들. 10번 이상 같은 집회에 가다보니 서로 얼굴을 익힐 정도가 되었다. 늘 보게 되는 샌드위치맨 아저씨. 종이로 온갖 글귀를 몸에 써붙인 그 분. 그 사람의 눈에서 나는 보았다. 한을. 한과 한이 만나서 통했다. 그뿐이다.


    김영삼 집회는 한 번 갔는데 그들의 얼굴은 해맑았다. 그들에게는 한이 없었다. 그때 알았다. 그들은 나와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피부색이 달랐다. 옷색깔이 달랐다. 집회의 분위기가 달랐다. 대화가 통할 가능성은 없었다. 왜 김대중을 지지했느냐고? 한 많은 얼굴을 보니 왠지 눈물이 나서. 


    손이 떨려서. 가슴이 떨려서. 진정되지 않아서. 속에서 복받쳐 오르는 것 때문에. 그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자는 개의 새끼다.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자들이다. 차라리 외계인과 대화를 하겠다. 그 한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87년 기준으로 김영삼을 우군으로 인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다 같은 민주세력 아니냐고? 천만에. 결이 다르다. 대화는 불통이다. 내 한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그냥 눈물이다. 분노다. 쳐죽일.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세 치 혓바닥으로 나를 설득하려는 무리들이 있다. 말은 잘하네. 그들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웃음이 가증스러웠다. 진중권의 썩소. 노무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바람찬 여의도에서 1219의 그날 나는 피켓 두 개를 준비했는데 그중 하나는 노무현 이라크 파병 비판 피켓이었다. 경호원한테 피켓을 뺏겼다.


    그런데 울었다. 왜? 8천 명밖에 안왔어. 6천 명이었을지도. 10만은 와야 하는데 9만2천이 배신때린 거야. 명계남이 마이크 잡고 논객들 이름을 차례로 불렀지만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 처연했다. 난 봤다. 인간들 92퍼센트가 배신하는 현장을. 


    니들은 배신 안할 거 같지? 내 계산에 의하면 92퍼센트가 배신해. 당신이 그 92퍼센트 밖에 있을 것 같애? 노무현 지지는 이뻐서가 아냐. 한이 쌓였어. 아직 한이 안 풀렸어. 한이 에너지야. 분노가 에너지야. 한이 없으면 까로 가는 것이다. 


    진중권은 한이 있느냐? 분노가 있느냐? 해맑은 녀석이야. 그런 녀석들의 시대가 언젠가는 오겠지.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들의 시대가 오길 바래. 지긋지긋한 이 한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으면 좋겠어.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사람들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 


    그런데 아직은 한을 안 버려. 왜? 이걸 버리면 나는 안개처럼 사라지고 말거든. 왜 이재명을 까는가? 나는 알지. 그 사람들은 해맑은 사람들이야. 한이 없어. 사무친게 없어. 빠는 싫고 까는 좋아. 단지 까를 하고 싶은 거야. 


    나도 빠는 싫어. 나는 노빠도 아니고 문빠도 아냐. 누구를 추종하지 않아. 그래. 나는 김영삼을 조지려고 김대중을 지지한 거야. 이인제를 조지려고 노무현을 지지했고. 해맑은 새끼들이 가증스러워서 노무현을 지지한 거야. 그들은 얼굴이 하얋고 냄새가 달랐어.


    좋아서 노무현을 지지한게 아냐. 아직은 죽일 놈이 남아있었을 뿐이야. 전투가 끝나지 않아서 군화끈을 풀지 못하는 거지. 쳐죽을 놈들이 너무나 많아. 때려죽일 개새끼들이 자칭 노빠 안에서 92퍼센트야. 


    누구를 까든지 까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어. 그들은 까고 싶은 거야. 그 마음 이해해. 나도 까고 싶거든. 졸라리 까고 싶어. 이재명 지지자는 한이 있어. 다 그런건 아니고 일베 마인드로 지지하는 사람도 다수 있어. 김어준은 모르겠고 김용민은 한이 있어. 그들은 목숨을 걸었어. 


    이재명을 지지해서가 아냐. 죽일 놈을 아직 못 죽여서 그런 거야. 무장해제를 할 수 없다는 거지. 동원된 병력을 흩을 수 없어. 


    마음껏 까를 할 수 있는 좋은 시절이 왔으면 좋겠어. 왜? 나는 까 체질이거든. 나는 천상 누구를 지지하지 못하는 사람이야. 마음에 드는 놈이 하나도 없어. 역사적으로도 그래. 공자 하나 빼고 다 개 아니면 강아지의 족속들이야. 솔직히 문재인도 답답하지. 윤석열, 최재형, 홍남기 누구 작품이야? 


    지금으로서는 죽일 놈을 죽이는게 먼저야. 복수를 하겠다는 자에게 내 총과 총알을 맡기겠어. 많은 사람들은 그때 그 시절 노무현 앞에서 감시! 감시! 하고 외쳤지. 왜 그랬는지 알아. 나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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